파고드는 봄

 

이동규

 

달빛에 비친 창 넘어 벗꽃은

소박데기 여인네의 옷고름 같아 섧고

 

희디힌 하얀 목련의 속 살은

요기스러워 차라리 눈을 감는다.

 

사방으로 흐드러진 노랑 개나리

 

선혈처럼 낭자하게 만개한

진달래꽃은 서러운 내  임이련가

 

세상에 가득한 봄이

맘속 깊이 파고들어와 도색하는

가슴 시리도록 외로운 날

그리움을 말아 하늘 속으로 밀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