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균

저 푸른 능선 흘러 눈앞에 오네
깊은 산 출렁이는 솔바람
하늘 길 수놓으며 가슴으로 오네

저 아래 길게 누운 강물
하늘 오르는 천사 같아
내 마음 곱게 곱게 타오르네

실개천 흘러 흘러
깊은 강물 따뜻이 보듬는
어머니 품으로 오네

조그마한 들꽃처럼
하늘을 쳐 받들고
풀잎 끝에 이슬 맺혀
봄이 오네

무심히 아래를 보니
출렁이는 바람에
땅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초가
휘날리고 싶었던 울고 웃고 누웠던
더듬다만 꿈길
알몸의 봄이 능선에 기대앉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