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진 자리

김선자

참빛 햇살에 잠시 피었던
미소가
저버린 그 자리에
작은 꿈 하나가
자라기 시작했다

서른에 멈춰버렸던
시간은
초침 소리에 귀가 열리고
창백했든 가슴엔
꽃보다 진한 푸른잎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스스로 가진 것을 내 놓아야만
진정 슬픔을 견딜 수 있듯이
떨어진 꽃자리엔
눈물 같은 내일이 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