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꿈

권영임

한 계절이 길을 떠나면
허전한 바람
가슴 싸하게 외로워지지만
나직이 숨 고르며
누렇게 물드는 풀잎 위에
내 마음 내려놓습니다

당신이 주신 사랑
여름내 무성하여
대지 위 꽃들 만발하고

내 삶이
사랑으로 부족했던 것
맑은 가을 하늘에 메아리처 봅니다

이별처럼 가버린 여름
추억이 그려진 가을 뒤.
외롭고 삭막한 겨울 끝이 지나면
대지가 푸르게 살아나듯
사랑하는 임은 청마(靑馬)로 달려와
꽃을 피워 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