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앞에서/김정임

무거운 잎새 하루 온종일
내려 놓지못한 채로
한 방울 이슬도 마시지 못한 채
또르르 구슬로 뱉어내면서도

희고 킅 봉우리 안고
무거워 내려앉은 달빛 아래
퍽!퍽! 한숨으로 토해내는
너의 가슴 열리는 소리

바람 손에 담기운 향기
심장 뚫고 지나가고
꽃과 같이 품어버린 님
열린 가슴 풀어헤친 흔적
숭숭히 구멍이 났구려

연향기 내려 앉은 호숫가에서
달빛에 젖은 여인네 가슴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