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또 일을 쳤다. 아이팟,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디바이스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아이패드는 발매 한 달 만에 100만대가 팔려나갔으며 아이폰보다 더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아이폰처럼 아이패드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체험과 가치를 가져다주고 있다. 아이패드는 넷북도 아니고, 스마트폰도 아니며 그렇다고 기존에 출시됐으나 주목받지 못한 태블릿도 아니다.

 

아이폰과 닮았으나 커지고 강력해져

201006040500007_5.jpg 아이패드는 화면 크기가 9.7인치이며 1024×768 해상도를 지원한다. 아이폰이 3.5인치로 480×320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화면이 상당히 커졌다. 아이폰 6대를 합쳐놓은 정도의 크기다.

하드웨어 스펙도 더욱 좋아졌다. 애플이 인수한 칩 제조업체에서 만든 1GHz Apple A4 Chip이 내장되고 배터리 성능도 좋아져 10시간이나 지속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처럼 3G, GPS, 블루투스와 각종 센서들이 내장돼 있다.(단, 카메라는 없음)

전체적으로 아이폰보다 훨씬 뛰어난 하드웨어 퍼포먼스를 지원한다.
아이패드를 작동시키는 OS는 아이폰에 포함된 아이폰 OS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패드에는 아이폰에서 사용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무려 18만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패드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미 아이폰용으로 구매한 애플리케이션을 추가 과금 없이 아이패드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에 컴퓨터용 OS가 아닌 스마트폰용 OS를 탑재해 보다 빠른 속도로 아이패드를 조작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미 보급된 아이폰용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시작부터 아이폰 효과를 그대로 계승한 셈이다.

201006040500007_2.jpg 아이패드의 크기(189.7×242.8×13.4㎜)와 무게(670g)는 아이폰(115.5×62.1×12.3㎜/ 135g)과 비교해 강력해진 성능만큼이나 크고 무겁다.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기엔 적합지 않다. 즉, 아이패드와 아이폰은 사용자 경험이 다르고 용도와 목적이 다르다.

무엇보다 아이패드는 이동 중에 사용하는 것보다 고정된 장소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그렇다고 데스크톱 컴퓨터처럼 책상 위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무릎 위에 올려두고 사용하기 적합한 기기다. 그래서 아이패드는 책상 위에 올려두는 데스크톱 컴퓨터나 손 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과 달리 무릎 위에 올려두고 사용하는 소파용 디지털 기기로서 새로운 사용자 체험과 시장을 가져다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즈니스, 교육, 병원 관리 등으로 확장

애플의 기기가 항상 그렇듯이 아이패드 역시 기기 아래의 독(Dock) 커넥터를 이용해 새로운 액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다. 이 확장포트를 이용하면 아이패드를 더 강력하고 최적화된 용도로 활용 할 수 있다. 키보드 독 등을 이용하면 터치 방식으로 입력해야 하는 불편한 타이핑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프로젝터와 연결해 아이패드에 저장된 키노트나 동영상 등을 좀 더 큰 화면으로 볼 수도 있다. 카메라 연결 킷을 이용하면 외부 디지털카메라를 아이패드와 연결해 사진을 바로 전송할 수도 있다. 이처럼 아이패드의 확장포트는 아이패드를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201006040500007_3.jpg 아이패드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확장성은 소프트웨어의 유연성에서도 기인한다.
쉽게 개발이 가능한 아이폰 OS 개발툴의 특성으로 아이패드에서 작동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고 있다. 이미 5000개가 넘는 아이패드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에 등록되었으며, 기존에 아이폰용으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도 사용이 가능하다. 쉽고 빠르게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보니 특별한 용도로 아이패드를 사용하려는 B2B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비록 넷북 등 컴퓨터와 비교하면 성능이 떨어지지만 가벼운 OS와 유연한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콘텐츠 사업자에게 권력 회귀

아이패드가 갖는 이러한 확장성은 기업이나 병원, 학교 등의 시장에 적합하다. 대량 주문자가 원하는 목적에 맞게 확장포트를 활용한 추가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중 인기 있는 것은 주로 비즈니스맨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문서를 작성하거나 문서 파일을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부터 프로젝트 관리와 주가정보 확인 등 특정 비즈니스 목적으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또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용 기기로서의 아이패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아이들이 쉽게 조작할 수 있고 무겁지 않아 교육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용도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차트 기록과 진료 기록 및 열람 등에 아이패드가 활용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아이패드를 활용해 병원 시스템을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아이패드가 갖는 B2C, B2B 시장에 대한 가능성은 아이패드의 확장성, 유연성 그리고 단순함, 사용성 덕분이다. 기존 컴퓨터가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기반으로 해 확장성이 뛰어난 반면 복잡하고 불편했다면, 아이패드는 단순한 하드웨어와 사용성이 좋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컴퓨터의 확장성을 확보했다. 볼거리도 많다. 오히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아이패드로 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잡지, 신문 그리고 책을 볼 수 있는 것이다.

201006040500007_4.jpg 아이패드에는 iBooks라는 애플리케이션과 전자책을 유통하는 스토어가 제공된다. 이곳에서 약 5만권의 서적이 제공된다. 이미 ‘킨들’ 같은 e북이 2년6개월 전에 시장에 출시돼 선점하고 있지만, 아이패드는 킨들처럼 전자책을 제공하면서, 킨들이 못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e북으로 체험하기 어려웠던 좀 더 풍성한 책읽기 체험을 제공한다. 실제 책을 읽는 것 같은 편안함과 비주얼 그리고 총천연색 이미지와 동영상 등을 즐길 수 있다.

신문, 잡지 등 오프라인 출판 매체들도 아이패드 덕분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갖게 됐다. ABC 같은 방송사와 ‘뉴욕타임스’ 같은 신문사 그리고 각종 잡지사들이 아이패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했다. 이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WWW에서 체험하기 어려웠던 신문과 잡지, TV를 보는 즐거움을 아이패드로 만끽할 수 있다. 아이패드가 출판매체 즉, CP(Contents Provider)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아이패드는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컴퓨터 OS에 기반을 둔 태블릿 시장과 대중화에 실패한 전자책 시장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폰 덕분에 싹튼 스마트폰 시장처럼 아이패드 덕분에 새로운 시장과 산업이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책상 위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컴퓨터)에서 내 손 안의 인터넷(스마트폰)으로 진화한 데 이어 이제 무릎 위의 콘텐츠(아이패드-태블릿)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