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
법정스님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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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1813 | | 2022-08-06 | 2023-02-27 1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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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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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77 | | 2021-11-14 | 2021-11-14 17:10 |
눈이 내리려는지 먹구름이 낮게 내려앉고 골짝에서는 차가운 기류가 올라오고 있다. 서둘러 읍내 철물점에 가서 눈을 치우는 가래를 하나 사왔다. 이곳은 눈 고장이라 다른 데에 없는 연장들이 있다. 손잡잇감이 마땅치 않아 손수 만들지 않고 가게에서 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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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인디언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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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21 | | 2021-11-14 | 2021-11-14 17:09 |
입동立冬이 지난 11월의 숲은 가을 잔치를 마치고 텅 비어 있다. 나무들은 겨울을 받아들일 채비를 끝낸 채 묵묵히 서 있다. 첫눈이 내리고 개울가에는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달력에 의하면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그런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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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이 불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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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33 | | 2021-11-14 | 2021-11-14 17:09 |
지난밤에는 칠월 보름 백중달이 하도 좋아 몇 차례 자다 깨다했다. 창문으로 스며들어온 달빛이 내 얼굴을 쓰다듬는 바람에 자다 말고 깨어나곤 했었다. 창문을 여니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에 맷방석만한 보름달이 휘영청 떠서 묵묵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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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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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1 | | 2021-11-14 | 2021-11-14 17:07 |
여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나는 마루에서 지냈다. 밤에 잠을 잘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방을 쓰지 않았다. 천장이 낮고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방은 여름을 지내기에는 답답하다. 나 혼자서 사는 오두막이라 남의 시선이 없어 정장을 할 필요가 없다. 헐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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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조연인가 주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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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95 | | 2021-11-14 | 2021-11-14 17:06 |
장마철에 별고들 없는지. 해마다 치르는 계절적인 일이지만 겪을 때마다 새롭게 여겨지는 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겪는 현재의 삶이 그만큼 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개울물이 줄어들만하면 다시 비가 내려 그 자리를 채워주고, 넘치게 되면 날이 들어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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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바꾸는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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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53 | | 2021-11-14 | 2021-11-14 17:03 |
엊그제 내린 비로 개울물이 많이 불어났다. 며칠 동안 뜸하던 산새들의 노래가 개울물소리에 실려 다시 이어지는 걸 보면 날씨가 들 모양이다. 그저께 밤에는 잠결에 빗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개울가에 채워둔 김치통을 처마 밑에 들여놓고 나서야 마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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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절(立夏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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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60 | | 2021-11-14 | 2021-11-14 17:02 |
이 자리를 빌려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언제 우표 값이 110원으로 올랐는지도 모른 채 지낼 만큼 그동안 편지와는 인연이 멀었습니다. 우편배달의 발길이 닳지 않는 그런 곳이라 띄울 일도 받을 일도 없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이 있지만 소식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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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기행(南道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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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57 | | 2021-11-14 | 2021-11-14 17:01 |
서울에서 감기를 묻혀와 한 열흘 호되게 앓았다. 죽을병이 아닌 한 앓을 만큼 앓아주면 추스르고 일어나는 것이 우리의 몸의 자생력이다. 회복기의 그 여리고 투명한 상념들은 스치고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살아갈 일들을 착해진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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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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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4 | | 2021-11-14 | 2021-11-14 17:00 |
달력 위의 3월은 산동백이 꽃을 피우고 있지만, 내 둘레는 아직 눈 속에 묻혀 있다. 그래도 개울가에 나가보면 얼어붙은 그 얼음장 속에서 버들강아지가 보송보송한 옷을 꺼내 입고 있다. 겨울산이 적막한 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거기 새소리가 없어서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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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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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88 | | 2021-11-14 | 2021-11-14 16:59 |
임신년 한해가 끝나는 섣달 그믐날, 지나온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오늘밤처럼 멋지고 호사스런 그믐밤은 내 생애에서 일찍이 없었다. 이 오두막에 들어와 머문 지 꼬박 아홉 달이 되는데, 특히 이 겨울철이 내게는 고마운 시절이다. 오늘 아침도 영하 13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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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알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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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94 | | 2021-11-14 | 2021-11-14 16:58 |
난(蘭)이 한 분 나와 함께 겨울을 나고 있다. 안거에 들어가기 전 내 처지를 잘 알고 있는 도반(道伴)이, 빈 산에 홀로 지낼 것을 생각해서 말벗이라도 하라고 기왕에 있던 분에서 포기가름을 해서 안겨준 것이다. 나무와 꽃을 좋아하면서도 나는 방안에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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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고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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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95 | | 2021-11-14 | 2021-11-14 16:57 |
며칠째 눈에 갇혀 바깥출입을 못하고 있다. 남쪽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무지무지하게 눈이 내리고, 내리는 양만큼 그대로 쌓인다. 눈 구경이란 한가한 사람들이 할 일이고, 눈 속에 묻혀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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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읽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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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73 | | 2021-11-14 | 2021-11-14 16:56 |
올해가 ‘책의 해’라고 해서 언론매체들은 전에 없이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얼마나 책을 등지고 살기에 따로 ‘독서주간’을 마련해야 하고 ‘책의 해’까지 선정해야 하는가. 독서를 한낱 취미쯤으로 여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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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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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2 | | 2021-11-14 | 2021-11-14 16:55 |
요 며칠 사이에 뜰에는 초록빛 물감이 수런수런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 이래 자취를 감추었던 빛깔이 다시 번지고 있다. 마른 땅에서 새 움이 트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없는 듯이 자취를 거두었다가 어느새 제철을 알아보고 물감을 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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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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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88 | | 2021-11-14 | 2021-11-14 16:55 |
아무개를 아느냐고 할 때 “오, 그 사람? 잘 알고말고. 나하곤 막역한 사이지. 거 학창시절엔 그렇고 그런 친군데……” 하면서 자기만큼 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듯이 으스대는 사람이 간혹 있다. 그러나 남을 이해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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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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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413 | | 2021-11-14 | 2021-11-14 16:54 |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물건과 인연을 맺는다. 물건 없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은 이루어질 수 없다. 인간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것도 물건과의 상관관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면적인 욕구가 물건과 원만한 조화를 이루고 있을 때 사람들은 느긋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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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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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4 | | 2021-11-14 | 2021-11-14 16:53 |
6월을 장미의 계절이라고들 하던가. 그래 그런지, 얼마 전 가까이 있는 보육원에 들렀더니 꽃가지마다 6월로 향해 발돋움을 하고 있었다. 몇 그루를 얻어다 우리 방 앞뜰에 심었다. 단조롭던 뜰에 생기가 돌았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노라면 모차르트의 청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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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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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418 | | 2021-11-14 | 2021-11-14 16:53 |
현대는 말이 참 많은 시대다. 먹고 뱉어 내는 것이 입을 기능이긴 하지만, 오늘의 입을 불필요한 말들을 뱉어 내느라고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수고를 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람끼리 마주보며 말을 나누었는데, 전자매체가 나오면서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지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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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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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84 | | 2021-11-14 | 2021-11-14 16:52 |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산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면, 속 모르는 남들은 웃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승들은 누구보다도 산으로 내닫는 진한 향수를 지닌다. 이 산에 살면서 지나온 저 산을 그리고나 말만 듣고 아직 가보지 못한 그 산을 생각한다. 사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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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은 그 쇠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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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91 | | 2021-11-14 | 2021-11-14 16:51 |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의 마음처럼 불가사의한 것이 또 있을까.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두루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는 것이 우리 마음이다. 그래서 가수들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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