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샘터

메마른 삶에 한 주걱 맑은 물이 되기를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절정기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오작교 12476

0

1

   산의 80퍼센트가 물들었을 때를 단풍의 절정기라고 한다. 그 어떤 좋은 것도 나를 흔들지 못할 때, 타인의 성공과 나의 평범함을 바꾸고 싶지 않을 때, 그 때를 인생의 절정기라고 정의한다.

 

 

   단풍이 사무치게 아름다우면, 꽃 피는 것이 눈물 나게 아름다우면 나이가 드는 거라는데 요즘은 가로수의 빛깔이 변해가는 것만 봐도 가슴이 뭉클하다. 단풍이란 물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멍드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감각하는 것이 나이 드는 증거라면 나이를 먹는 것도, 늙어가는 것도 일종의 축복이다.

 

   첫 단풍은 산 정상으로부터 20퍼센트쯤 물들었을 때를 말한다. 산의 80퍼센트가 물드는 때, 그때를 단풍의 절정기라고 부른다. 

 

   그 어떤 좋은 것도 나를 흔들지 못할 때, 타인의 성공과 나의 평범함을 바꾸고 싶지 않을 때, 타인의 것에 쓸모없는 동경을 품지 않을 때, 그대가 인생의 절정기다.

 

   단풍은 아주 게으른 택배. 하루에 25킬로미터만 전진한다. 인생의 절정기도 단풍처럼 천천히 도착해도 좋겠다. 1년 후에 배달된다는 바닷가 소망우체국처럼 아주 늦게 배달되는 편지 같아도 좋다. 어딘가에서 실종되어 영영 도착하지 않는 것만 아니라면.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공유스크랩
1
오작교 글쓴이 2021.12.02. 20:44

인생의 절정기도 단풍처럼 천천히 도착해도 좋겠다.

1년 후에 배달된다는 바닷가 소망우체국처럼 아주 늦게 배달되는 편지 같아도 좋다.

어딘가에서 실종되어 영영 도착하지 않는 것만 아니라면.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78
file
오작교 21.12.04.09:19 12935
normal
오작교 21.12.02.20:43 12476
276
normal
오작교 21.12.02.20:31 11650
275
normal
오작교 21.11.29.19:51 11641
274
normal
오작교 21.11.29.19:40 11889
273
normal
오작교 21.11.28.06:56 11212
272
normal
오작교 21.11.28.06:46 12678
271
normal
오작교 21.11.01.14:51 12865
270
normal
오작교 21.10.23.09:13 12820
269
normal
오작교 21.10.20.09:24 12634
268
normal
오작교 21.10.18.17:27 13051
267
normal
오작교 21.09.15.10:27 23237
266
normal
오작교 21.08.31.09:40 13196
265
image
오작교 21.08.25.09:16 13578
264
image
오작교 21.08.12.10:24 13772
263
image
오작교 21.08.12.10:10 12332
262
image
오작교 21.08.10.09:01 13280
261
image
오작교 21.06.30.09:17 13590
260
normal
오작교 21.06.10.10:38 12333
259
normal
오작교 21.06.10.10:15 12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