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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커다란일도 어...

오작교 0
아무리 커다란일도 어제로 밀려나고 말았네요.
아무리 힘들었던 일도
어제라는 바닷물에 묻히고 말았지요.

은근히 찔러대는 가시같은 아픔들도
하늘이 무너질 것같은 커다란 문제들도
흐르는 시냇물처럼 흘러 지나 가고

오늘은 오늘일뿐
새하얀 도화지에 다시 그림을 그리듯
그렇게 새벽도화지는 새롭고 깨끗할뿐입니다.

어제일을 다시 가져다 그리지 말기로해요.
새로지은 새집에 새로운 가구를 들여놓듯
오늘이라는 새집에는
새로운 오늘을 들여놓아요.

흘려 지내 버려야할 어제의 낡은 문제들은
미련없이 손에서부터 놓아 버리기로 해요.
힘차게 웃으며 오늘이라는 도화지에
새롭고 신선한 그림을 그리기로 해요.

좋은글중에서 / 오늘이라는 흰 도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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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위험에도 뛰어...

오작교 0
아무런 위험에도 뛰어들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으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

그는 고통과 슬픔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는 배울수 없고,
느낄 수 없고,
달라질 수 없으며 성장할 수 없다.

자신의 두려움에 갇힌 그는 노예와 다를 바 없다.
그의 자유는 '갇힌 자유'다.
위험에 뛰어드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유롭다.

- 김혜남 / 나는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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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중요한 것은얼마...

오작교 0
정녕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친구를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을 친구로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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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그리움의 뼈마...

오작교 0
얼마나 그리움의 뼈마디가 시리면
빈틀녘에서 기다림의 기척도 없이 서있니?

찬바람이 불면 쓸쓸함이 맨 먼저 네 가슴 밟고 가겠지
하지만 사랑을 다 주고도 안타까워하는
지난(至難)한 너의 몸짓으로 전하는 언어들이
누군가의 가슴에 따뜻한 기도가 되고 있음을 기억해


뜨거웠던 여름날,
의식을 송두리째 뽑히고도
힘들게 서있는 허수아비야
나도 네 곁에 너처럼 서 있고 싶다
동화같은 세상 하나 꿈꾸면서...

모두 떠난 허허벌판까지 지키는 네 곁에서
마음을 깎으며 너의 겸허와 빈 마음을 배우고 싶다
누구나 알지만 너무나 힘들어
우러르기만 하다가
박제가 될지도 모르는 고귀한 언어들을...

휘언[輝彦], /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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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꽃잎 다 저버리면 ...

오작교 0
저 꽃잎 다 저버리면 어떡하나
내 그리움 다 가버리면 어떡하나
보내기 싫은 내 젊음아
이루지 못한 내 사랑아

어쩌면 이러다 속절없이 지고마는 꽃잎처럼
어쩌면 이러다 잊혀져버릴 내 푸른 꿈이여
내가 그대의 뜰이 되고
그대가 나의 별이 되어

풀벌레 산책하는 달밤이면
손 잡고 걷고도 싶은데
저 꽃잎 다 저버리면 어떡하나

소라껍질속 그리움이 파도에 밀려 사라지면 어떡하나
내 그대를 영영 만나지 못하고
세월의 뒤안길로 쓸쓸히 저무면 어떡하나

중년의 고독 / 김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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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바다가 있었지 ...

오작교 0

그곳은 바다가 있었지
파도가 서늘히 부서지고
하늘은 가만히 내려앉았지

어디선가 나의 웃음소리 들렸어
깊은 바닷속 푸른 조개들
꿈꾸는 소리도 들었지
세상의 작고 서러운 것끼리 모여
바다가 되었을까

방울방울
나의 눈물도 바다로 갔지
꿈인 것들, 어쩌면 모두 꿈 아닌 것들

언젠가 함께 바다로 가자던 너의 약속
나 혼자 꿈속에 다녀온 그 바닷가

어쩌면 모두 꿈 아닌 것들 /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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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헛된 일임을 안...

오작교 0
그것이 헛된 일임을 안다.
그러나 동경과 기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무너져 버린 뒤에도 그리움은 슬픈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나는 새해가 올 때마다 기도 드린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어떤 엄청난 일, 매혹하는 일,
한마디로 '기적'이 일어날 것을 나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모험 끝에는 허망이,
여행 끝에는 피곤만이 기다리고 있는 줄을 잘 안다.

그리움과 먼 곳으로 훌훌 떠나 버리고 싶은 갈망,
바하만의 시구처럼
'식탁을 털고 나부끼는 머리를 하고'
아무 곳이나 떠나고 싶은 것이다.

먼 곳에의 그리움(Fernweh)!
모르는 얼굴과 마음과 언어 사이에서 혼자이고 싶은 마음!
텅빈 위(胃)와 향수를 안고
돌로 포장된 음습한 길을 거닐고 싶은 욕망.
아무튼 낯익을 곳이 아닌 다른 곳,
모르는 곳에 존재하고 싶은 욕구가 항상 나에게는 있다.

포장마차를 타고 일생을 전전하고 사는 집시의 생활이
나에게는 가끔 이상적인 곳으로 생각된다.
노래와 모닥불가의 춤과 사랑과
점치는 일로 보내는 짧은 생활, 짧은 생.

내 혈관 속에서 어쩌면 집시의 피가 한 방울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고
혼자 공상해 보고 웃기도 한다.

내 영혼에 언제나 고여 있는 이 그리움의 샘을
올해는 몇 개월 아니, 몇 주일 동안만이라도 채우고 싶다.

'너무나 막연한 설계
아니 오히려 '반설계'라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플랜은
그것이 미래의 불확실한 신비에 속해 있을 때만
찬란한 것이 아닐까?

동경의 지속 속에서 나는 내 생명의 연소를 보고
그 불길이 타오르는 순간만으로 메워진 삶을
내년에도 설계하려는 것이다.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특권이야말로
언제나 새해가 우리에게 주는
아마 유일의 선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해 본다.

먼 곳에의 그리움 / 전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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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흩어진 그림자들, ...

오작교 0
1.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 곳으로 모으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 되어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작은 이파리들은 떨구지만
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갑자기 거칠어진다.
내 뒤에 있는 캄캄하고 필연적인 힘들에 쫓기며
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

공중의 나뭇잎 수효만큼 검은 옷을 입은 햇빛들 속에서
나는 곰곰이 내 어두움을 생각한다.

어디선가 길다란 연기들이 날아와 희미한 언덕을 만든다,
빠짐없이 되살아나는 내 젊은 날의 저녁들 때문이다.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의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 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2 .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의 촛불은 이미 없어지고
하얗고 딱딱한 옷을 입은 빈 병만 우두커니 나를 쳐다본다.

기 형 도 / 10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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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두려운 것은 상실...

오작교 0
진짜 두려운 것은 상실이 아니라 망각이다.
잃어버린 것에는 회한이라도 남지만,
잊어버린 것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므로.

위기철 / 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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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전화가 걸려오...

오작교 0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 같은 건 상상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
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
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
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좋겠네요.
나의 좋은 점, 나의 멋있는 모습만
마음에 그리면서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가을이 내 고향 들녘을 지나가면 좋겠네요.
이렇게 맑은 가을 햇살이 내 고향
들판에 쏟아질 때 모든 곡식들이
알알이 익어 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하고
기다리지만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네요.
이제는 내가 나서야겠네요.
내가 먼저 전화하고, 편지 보내고,
선물을 준비하고, 음악을 띄워야겠네요.

그러면 누군가가 좋아하겠지요.

나도 좋아지겠지요.
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 전에...

-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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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미우라 아야...

오작교 0
일본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빙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주인공은 소설의 끝머리에 가서
자신이 사생아라는 것을 알고 절망합니다.
자신의 출생을 알게 됨으로써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되고,
어머니를 도저히 용서할수 없다는 분노에 찬 주인공은
지상에서의 삶을 마감하려 결심하고
몹시 추운 날 눈 덮인 산을 오릅니다.

산 언덕에 온 그는 돌아서서
문득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을 바라보게 됩니다.
분명히 자신은 앞만 보고 똑바로 걸어온 발자국을 바라보게 됩니다.
분명히 자신은 앞만 보고 똑바로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눈 위에 널린 발자국은 비뚤고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자기가 걸어온 눈 위의 발자국,
분명히 바로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흐트러져 있는 그 발자국을 보면서
이제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자신의 지난 과거도..
또한 용서할수 없을 것만 같았던 자신의 어머니도..

용서란 타인을 너그럽게 봐주는 것이 아니라
흐트러진 자신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또 용서하지 못하는 자는
훗날 자신이 건너야할 다리를 부수어 버리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되돌아볼 일입니다.
지독히도 옹졸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박성철 산문집 /힘들때 바라보라고 저기 하늘이 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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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은누...

오작교 0
어른이 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대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남들을 비웃지 않고
자기를 먼저 살필 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자기도 잘못했을 때 숨기지 않고
솔직히 시인한다는 뜻이다.

입속의 검은 잎中 /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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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 맞더라도 남에게 ...

오작교 0
야단 맞더라도 남에게 바보 취급 받는 일이 있더라도
생긋 웃으며
'전부 나를 큰 인물로 만들어 주고 있구나
나에게 커다란 마음을 만들어 주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괴로움을 경험했을 때
비로소 타인의 마음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청춘대화 中 / 이케다 다이사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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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충분하지 못한...

오작교 0
나에게는
충분하지 못한 햇살과
완전하지 못한 빛과
가지지 못한 사랑이 있다

눈을 감으면
따뜻한 태양이 나를 간지럽히는
오월의 부드러운 잔디
위에 누워
너와 함께
행복한 내가 있다

눈을 감으면 /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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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가득한 날에도내...

오작교 0
햇살 가득한 날에도
내게는 그저 그리움만 머릿속에 채워져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비에 젖어서
소리없이 추억만 한줌 담고 다가온다.

삶이 내게는 모두 그리움뿐
비워진 자리엔 더 큰 그리움 자꾸 채우고 채워진다.
병이 아닌가? 그리움 병이여!
앓고 앓아도 끝없는 고질병 삶의 종착역까지 가보자.

사랑을 하면 아마 지울까?
아니 그대가 곁에 있어도
너무 과분한 그대가 내 곁에 있다.

그 따뜻한 미소가 내게 와도
나는 늘 그 미소가 그리움이 된다.
미친 듯이 또 다시 그리워진다.

그대의 사랑을 받아도
그 많은 사랑이 내게 안겨들어도
욕심만 가득한 내 사랑이 그리움 된다.

아주 내가 들어가 버리자.
내 그 속에서 먹고 자고 살리라.
미쳐버린 내 그리움 속으로.

내 그리움 속으로 / 류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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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을 전제로 했을 때...

오작교 0
만남을 전제로 했을 때 기다림은 기다림이다.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았을 때
기다림은 더 이상 기다림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엔, 오지 못할 사람을 기다리는,
그리하여 밤마다 심장의 피로 불을 켜
어둔 길을 밝혀두는 사람이 있다.

사랑으로 인해 가슴 아파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오지 못할 걸 뻔히 알면서도
왜 바깥에 나가 서 있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왜 안 되는가를.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더라도
기다리는 그 순간만으로 그는
아아 살아 있구나 절감한다는 것을.

쓰라림뿐일지라도 오직 그 순간만이
가장 삶다운 삶일 수 있다는 것을...

기다리는 이유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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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해야만 하는...

오작교 0
내가 생각해야만 하는데도 생각하지 않은 것과
말해야만 하는데도 말하지 않은 것,
행해야만 하는데도 행하지 않은 것.

그리고...

내가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생각한 것과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말한 것,
행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행한 것,
그 모든 것들을 용서하소서.

젠드 아베스타 / 페르시아 조로아스터 경전의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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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보다는 오래...

오작교 1

새로운 것보다는 오래된 걸 좋아하고,
반짝이는 아름다움 보다는 은근한 매력을 더 좋아하며,
화려한 외출보다는 오래 남을 푸근한 외출을 꿈꿉니다.

화가 나면 큰소리 지르기 보다는
조용한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으로 화를 달래고,
가슴으로 말없이 삭여보기도 합니다.

반짝이는 스포츠카 보다는
오래된 고물차라도 평안함에 감사를 하고,
언제보아도 진실한 나를 항상 챙겨주는
은근한 친구의 눈웃음을 더 그리워하며,
바보같이 우울할 때면 그 친구의 눈웃음과 속 내보이며,
내마음 풀어놓을 수 있는 그 친구가 그리워 전화를 합니다.

그 친구 말없이 나의 투정을 받아주는
그런 친구를 원하는 나의 마음이지요.

사랑도 재대로 하지 못한 채 어느새 세월은 흘러가고
눈만 뜨면 만나지 못해도 님을 그리기도 하지요.
서로 간에 부담없는 님을 생각해 보기도 하지요.

늘 좋아 한다는 말은 하지 못해도
항상 사랑을 해보고 싶어하는 중년인가봐요.
젊은 그 시절이 애처롭게 떠오르기만 하는
그 시절에 가고파 하는 마음인가 봐요.

우울한 날은 괜히 차 한 잔이 생각나고,
누구와 차 한 잔이라도 나누고 싶어하며,
할 이야기도 별로 없으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가슴속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말없는 차 한 잔에서도 그 표정에서 그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중년의 우리는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들을 알면서 은근히 숨겨줄 줄도 압니다.

아마 중년을 훌쩍 넘기면 이 모든 것들을
더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행복한 중년 /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년인 우리는

오작교 글쓴이 2026.05.01. 09:04
우리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 때
40대가 가는 것이 아쉬워서 뭔가 흔적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었던 홈 공간.
'중년! 사랑과 낭만이 있는 공간'

2004년 9월에 홈공간을 만들었으니깐 22년이 거의 다해가네요.
동안 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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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무렵부터 나는...

오작교 0
스무 살 무렵부터 나는 바람이고 싶었다.
그러나 바람의 갈기털은커녕
발목을 밧줄로 묶인 말뚝이 되어 있었다.

나는 수시로 뛰쳐나가고 싶었으나
얼마쯤 가다가는 풀이 죽어 돌아오곤 하였다.
아버지는 담석증을 앓았고 어머니는 막일을 하고 있었다.

삼십 대가 되자 업연은 더 무거워졌고,
허리엔 길마가 놓이고 입엔 재갈이 물려졌다.

나는 점점 짐을 끄는 한 마리 말처럼 변해갔고,
목축의 날들을 벗어나고자
벌판을 몰아칠수록 사나운 짐승이 되어갔다.

나이가 더 들어 몸 여기저기가 병들면서
비로소 나를 길들이던 입맛의 굴레로부터 놓여나고,
바람을 선물로 받았을 때는이미 늙어 있었다.

문을 열고 나와도
어릴 때부터 꿈꾸던 신선한 시간이
머리칼을 날리며 동행하지 않았고,
발걸음은 탄력을 잃은 게 내려다보였다.

나는 이미 시선 밖에 있었다.
그래도 나는 늦은 나이에 얻은 이 바람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고독이 가득하고
숫되던 날부터 마음의 기슭을 긁어대던 회오리가
생의 골짜기와 벼랑을 지나
느슨한 일상의 평지에 이르러서도
바람의 형상으로 남아 있는 게 고마웠다.

나는 이 여윈 바람의 손을 잡고
한 걸음씩 여백을 만나며 나아갈 것이다.
자유, 이 자유의 느낌과 향을 맛 본 사람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생의 무엇이었는지.

바람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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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울 시간도 없다...

오작교 0

그녀는 울 시간도 없다.
온종일 버거운 일거리를 만들어 몸과 마음을 불태우며
투쟁하듯 삶의 현장으로 뛰어든다.

남들이 어렵다 하는 일쯤이야
별일 아닌 것처럼 뚝딱 해치우고
평온하며 차분한 얼굴로 또 다른 일에 몰두한다.

휴대폰을 들고 수없이 버튼을 누르며
항상 분주하게 통화를 하고
밥 먹는 일 따위는 쉽게 잊을 정도로
스스로 여유를 주지 않고 지난다.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이기에
바쁜 중에도 작고 큰 모든 일에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누구보다 강하게 살려 하지만
그럴수록 피곤하고 지친 몸이
고독과 허망함으로 채워지는 밤이면 그녀도 운다.

아무도 모르게 그녀의 가슴이 무너진다.

울지 않는 여자 / 정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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