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메모장
메모장에 있는 연주기를 바꾸었습니다. 예전의 것은 목록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한 부분이 있었는데,
금번 테마음악방의 연주기들은 손보면서 이것도 손을 보았습니다.
음악은 랜덤으로 실행이 됩니다. 순차적으로 듣고 싶으면 🔁버튼을 클릭, 그 옆 🔀버튼은 랜덤듣기 입니다.
목록을 보실려면 연주기 맨 우측 ☰버튼을 클릭하세요.
내가 서 있는 자리 내가 걸어온 길을 한번 둘러보라
편히 쉬고만 있었다면 과연 이만큼 올 수 있었겠는지
힘겹고 지친 삶은 그 힘겹고 지친 것 때문에 더 풍요로울 수 있다.
가파른 길에서 한숨 쉬는 사람들이여
눈앞의 언덕만 보지 말고 그 뒤에 펼쳐질 평원을 생각해 보라.
외려 기뻐하고 감사할 일이 아닌지..
이정하 / 길을 가다가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인연을 맺음에 너무 헤퍼서는 안된다.
옷깃을 한번 스친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으려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적인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인간적인 필요에서 접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에 몇몇 사람들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 놓으면 좋은 삶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 일로 결실을 맺는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다.
법정스님
막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
오늘따라 유난히 매번 지나던 길이 새삼 낯설게 느껴집니다
새끼손가락만큼 열린 차창 사이로 밀려 들어오는 바깥 세상,
하나 둘 가게의 불빛은 점점 희미해지고 달님조차
구름 뒤에 숨어 순식간에 사람들의 가슴 속에 어둠이 드리웁니다
어둡다는 것, 그건 쓸쓸함의 시작인가요
낮 동안에 함께 웃음을 주고 받던 수많은 거리의 사람들,
일회용 커피를 마시며 삶의 무게를 내려놓았던 동료들,
출근길에 어깨를 부딪히며 아직도 졸린 나의 하루를
서둘러 깨웠던 익명의 사람들,
그 많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로 다들 사라졌는지,
어느 곳으로 숨고 말았는지,
가을 거리에는 쓸쓸한 발자국 몇 개만 비뚤비뚤 남아 있습니다
나는 지금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니, 잠시 자그만한 섬에 홀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소금 냄새에 이끌려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아무도 없는 섬,
그 불 꺼진 섬에 가는 중입니다
갈매기의 발목에는 꽃편지가 묶여 있고
물 위에는 누군가가 던져 놓은 그리움의 파문이
아직도 흔들거리는……
하지만 쓸쓸합니다
이 계절에는 혼자라는 사실이 참 불편합니다
울고 싶을 때 기댈 가슴 하나 없고
기쁠 때 서로 미소를 건넬 얼굴 하나가 없는 까닭입니다
이게 바로 쓸쓸하다는 것이구나, 새삼 입가에 쓴웃음이 머뭅니다
한때는 사람이 싫어서, 사람이 지겨워서
그 둘레를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친 적이 있었지만
막상 그 틀을 벗어나면 다시 사람이
그리워지는 건 왜 그런지,
천상 나도 사람인가 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해야 정말 사람인 것이지요
그러기에 나만의 섬, 나만의 바다, 나만의 갈매기는
더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들 안에 내가 있고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기에...
사람이 그립습니다 비가 오려고 폼 잡는
이런 날에는 정말이지 사람냄새가 그립습니다
사람이 참 그립습니다 /김현태
고요였다.
그지없이 맑은 별빛이었다.
우리가 새벽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기다림과 간구를 잃어버리고
찰나적인 위안과 쾌락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뜻도 된다.
침묵보다는 소음 속에, 별빛 보다는 네온사인 속에,
거짓없는 눈물보다는 위장된 웃음 속에
우리 존재가 더 많이 놓여져 있음을 느끼곤 한다.
나희덕 / 내가 잃어버리고 살아온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버팀목 같은 든든함이 묻어난다.
오랜 방황을 끝내고 지친 발길을 이끌며 돌아와도
항상 따뜻하게 맞아주는 당신의 눈빛.
파랑새를 쫓아 헤매다가도
언제나 되돌아와 안기고 싶은 당신의 품
머나먼 객지에서 우연히 고향으로 가는 열차만 봐도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당신!
엄마.
양미경의 가슴으로 읽는 시 中에서
마음 한쪽만 대충 걸쳐 놓고
멀어진다 싶으면 잘 해주고
내 옆에 왔다 싶으면 무시하고,
지루해지면 다름 사람한테 마음 줬다가
그것도 지겨워지면 또다시 돌아오고.
사랑한다면
절대로 그럴 순 없어요
그거 사랑 아니에요
'이소라의 음악도시' 그 남자 그 여자 중
그녀가 물었다.
"환한 뉴욕의 대낮 천만이나 되는 사람들 가운데 어떻게 날 선택한거지?"
"난 당신처럼 마음이 텅 비고 외로웠어, 다른 가능성이 없었던거야"
그건 내 솔직한 대답이었고, 그녀는 안심한 듯 어느새 잠이 들었다.
달빛을 쫓는 사람 중....
새롭기를 희망하지만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유리처럼 투명한 일상을 새로운 눈부심으로
꼭꼭 채우고 싶지만,
성에같이 뿌연 나태만 끼일 뿐이다.
겹겹이 쌓여가는 빨랫감처럼
두껍게 내려앉은 시간의 나태.
가끔은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되고 싶다.
눈부신 은빛 비늘이 달리 연어가 되어
긴 지느라미를 퍼덕이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싶다.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는 내 안의 깊은 여울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힘찬 몸짓이 부럽다.
양미경의 가슴으로 읽는 시 中에서
나는, 내 길보다 자꾸만 다른 길을 기웃거리고 있었네.
함께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게 했던 사람.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던 사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
세상의 환희와 종말을 동시에 예감케 했던
한 사람을 사랑했네.
부르면 슬픔으로 다가올 이름.
내게 가장 큰 희망이었다가 가장 큰 아픔으로 저무는 사람.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기에 붙잡지도 못했고
붙잡지 못했기에 보낼 수도 없던 사람.
이미 끝났다 생각하면서도
길을 가다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은 사람.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한 사람을 사랑했네.
떠난 이후에도 차마 지울 수 없는 이름.
다 지웠다 하면서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눈빛.
내 죽기 전에는 결코 잊지 못할
한 사람을 사랑했네.
그 흔한 약속도 없이 헤어졌지만
아직도 내 안에 남아
뜨거운 노래로 불려지고 있는 사람.
이 땅 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사람이여,
나는 당신을 사랑했네.
세상에 태어나 단 한 사람
당신을 사랑했네.
한 사람을 사랑했네 1 / 이정하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대에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상처입지 않으면 아물 수 없듯
아파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네.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여 진정 아는가.
사랑했던 날보다 / 이정하
사랑한 기억과 어떻게
사랑하게 됐는지를 기억하지만
헤어진 이유는
기억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삐그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차를 시켜 놓고 막연히 앞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 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 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본다
서글픈 바람 / 원태연
입으로 훅 불어서 퍼뜨리는
하얀 민들레 씨 같은 건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을 지 모르니까.
아무 의미도 없이 내뱉은 수다는 속이 텅 빈 열매를 맺고,
조심스럽게 전하는 소중한 말들은
따뜻함과 정겨움이 예쁜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때론 횽기가 되어 생채기를 내는 말이 있는가 하면,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 보석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말도 있다.
말 때문에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것 또한
상대방의 따뜻한 말 한 마디인 것을 보면 정말 묘하다.
말을 잘하기 위해선 먼저 침묵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민들레 씨를 볼 때처럼 조심스럽게,
소중한 말들만 담아서 날려보내야지.
양미경 / 가슴으로 읽는 시 중에서
이제 저녁 바다에서는 긴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온갖 산의 허리들과 모래들과 젖은 흙들과
땀에 밴 지붕들을 지나온 바람입니다.
아마도 슬픈 사람의 눈물들과
지난 낮 노동한 사람들의 시간들과
어느 벽 밑에선가 죽어 가는 사람들과
또는 죽은 사람들의 헐벗은 이마를 지나온 바람입니다.
아마도 온갖 음습한 골목길을 지나,
골목길의 낮은 중얼거림들과,
헤어짐의 인사들과,
흐려져 가는 꿈들을 핥고 온 바람입니다.
아마도 수많은 새벽의 기도들과
또는 싸움들과 일어서는 생명들과
또는 굶주린 아이의 울부짖음을 지나온 바람입니다.
아마도 또 수많은 이 세상의 계단들의 논리적인 말들과
혹은 비논리적인 말들을,
혹은 깊디깊은 신념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번쩍이는 옷을 갈아입는 배신들을,
불멸의 잠들과 혹은 악몽에 눌린 잠들을 지나온 바람입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하루치의 밥을 주러 끝없이 오고 있는 바람일 것입니다.
이제 오는 바람은 기다리라고 속삭입니다.
기다림이 우리를 가장 완성시키리라고 중얼대면서.
기다림이야말로 이 세상을 출렁여 온 동력이며
신념의 돛이라고 속삭이면서.
강은교 / 잠들면서 참으로 잠들지 못하면서 중에서
저 바람처럼 떠나고 싶어지는 아침입니다
늘 흔들리며 견디는 세상살이가 힘들다는 것은
아직도 내게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살아있음일까요
어디서부터 오는지는 모르지만 그리움이 밀려오는 아침이면
자꾸만 등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정의를 위해 고민해본 지 오래입니다
사랑을 나눠본 지는 더욱 오래입니다
친구를 만나 그리움을 덜어본 지도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리운 이들은 여행을 떠났습니다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습니다
이제 주소도 전화번호도 오래된 주소록에서 지워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그리워지는 아침마다 다시 만나고 싶은 가슴이
살아갈수록 자꾸만 깊어지기만 합니다
사람이 그리워지는 아침 / 채상근
움직임이 정지되면
마음엔 잡초가 자라납니다
상처받기 두려워서 마음을 가두어 놓고
잡초를 무성히 키울 바에야
차라리 어울리는 세상 속에서
속마음 열어 놓고
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들어야 할 것들은 듣기 싫고
가지고 있는 것은 버리기 싫지만
마음은 한 시간에 머물러도
한곳에 갇혀 있어도 아니 됩니다
물은 흐르기 싫어도 흘러야 하고
흐르는 물은 파도를 만들 듯
마음은 추함이 있어도 열려야 하고
아픔이 있어도 흘러야 합니다
마음의 고통은 공기처럼 소중하여
아픔만큼 삶은 깊어지고
자란 만큼 삶은
풍성해지고 편안해집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삶’ 속에서-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한번 끊은 인연 다시 잇지 말라.
힘들게 정리한 그 피눈물을
잊으면 그 고생 또 하게 된다."
인연은 흐름이다.
깨진 유리창을 테이프로 붙인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 나태주
사람을 오래 못 잊는 건
함께한 추억 때문만은 아니다
함께할 거라 믿었던
아직 오지 않은 날들까지
잃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