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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랑했던 그 사...

오작교 0
오늘은 사랑했던 그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잘 닦여진 테이블을 앞에 두고 우린 그렇게 앉아있었습니다.

잘 닦여진 테이블을 보니 헤어진 이후로
그대 기억들을 끝없이 지우고 닦아내며
결국은 죄 없는 눈물만 닦아내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젠 기억속에서 그대가 말끔히 닦여진 모양입니다.
그 사람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한 건 처음입니다.
예전의 그 떨림도 두근거림도이젠 없습니다.

늘 테이블을 두고 앉을 때 우린 나란히 앉았습니다.
하지만 마주 앉은 오늘은 그대의 얼굴이 보이네요.
차라리 나란히 앉을 걸 그랬습니다.
이젠 그댈 바라 볼 권한이 내겐 없습니다.

그래요 전 다른 사람이 생겼습니다.
나를 너무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난 그를 사랑하지 않아요.

늘 생각한답니다.
당신만큼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있을지를.

이렇게 마주 앉은 우리의 모습이
이제 더 이상 사랑을 말할 수 없는 우리가 왠지 서글퍼 졌습니다.

그런 말이 있지요.
전생에서 천 번을 만나야 이승에서 한 번의 인연을 가질 수 있다는...

그 말대로라면 우린 정말 꼭 이루어져야 할 사람들이었는데
전생에 천 번을 만나고도 이렇게 이루어지지 않은 걸 보니
우린 아마도 전생에서
천 번을 다 채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에 담배를 피우면 생각나는 사람,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실 때면
꼭 한 번은 떠올라주는 사람이 지금 내 앞에 있는데
아직도 내가 술에 취하면 나의 등을 두들겨 줘야 할 사람은
당신이여만 할 것 같은데

이제 이 사람이 내 사랑이 아닌게 너무나 서글픕니다.
아마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전생에서 다 채우지 못한 천 번을 다 채울 때까지 그때까지
내가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천 번째가 되는 세상에서는
꼭 우리 행복하길 정말 그러길.

그땐
이런 서글픈 재회 하지 말고 꼭 행복하기로 해요.
사랑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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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오작교 0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
모든 일 중에 아마도 가장 어려운 일
마지막 시헝이자 궁극적인 증명
그 외의 일들은 이를 위한 준비일 뿐

-라이너 마리아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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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어긋남과 차이...

오작교 0
떨림과 어긋남과 차이
그 속에서 우리의 생은
LP판 속의 가수처럼 노래한다.

정밀한 트랙 위에 금을 그으며
실제로는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봉인된 지도 같은 손금 속에서
스스로를 감거나 푸는 것이다.

서서히, 혹은 갑작스럽게.
정신적으로, 신경증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낡아가며...

시간과 기억의 불협화음과
망각과 허방 사이에서
간혹 날카로운 스크래치를 일으키며...

그러니 삶이란
우리를 어느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퇴적층의 무늬를 만들며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운반하는것이 아닐까?

전경린 / 검은 설탕이 녹는동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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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오작교 0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나이는 지났지만
지금도 나는 기다리고 있지.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사랑일 수밖에 없는 사랑을
물흐르는 아픔과 꽃피는 고통을 알게 되었어도
나는 언제까지나 그리워하고 있지.
더럽혀지고 잊혀져도 죽을 때까지 사랑인 사랑을.

그러나 그대는 망설이듯 망설이지 않고
가까이 있는 듯 멀어질 뿐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고 끝나지 않는 늦은 겨울...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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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나는 어른이 ...

오작교 0

그랬다.
나는 어른이 되면서 어른이 된 만큼 외로웠다.


사랑하면 사랑한 만큼 외로웠다.
무엇이든 완전한 것은 없었다.
불완전한 것 투성이였다.

불완전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 나름대로 새롭게 만드는 것은
역시 사랑을 통해서 자기를 표현할 때 외엔 없었다.

그러나 넋을 잃을 정도로 반한 사람과
똑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한다 해도 고독은 있었다.

아무리 깊게 빠진 사랑일지언정,
틀림없이 고독은 있었다.

그런데 겁도 없이 나는
죽을 때까지
누군가를 사랑 하리라고 떠들어 대고 있다.

고독 / 카페 페닌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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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밀 할아버지, 왜 대...

오작교 0
"하밀 할아버지, 왜 대답을 안 해주세요?"
"넌 아직 어려. 어릴 때는 차라리 모르고 지내는 게 더 나은 일들이 많이 있는 법이란다."

"할아버지,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
"그렇단다."

할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에밀 아자르 La Vie devant Soi (자기 앞의 생)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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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살아가는 인생...

오작교 0

천천히 살아가는 인생의 5가지 지혜

1. 들 을 것

대개 듣기보다 말을 하기를 더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여 듣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잊는다는 것이다.

급하게 대답하는 것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몰입할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며 그만큼 삶은 성숙해진다.

2. 권 태 로 울 것

권태로움은 아무 것에도 애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마음으로 멀찌감치 느끼는 것이다.

우리를 가두어 놓는 온갖 것들을
느긋한 마음으로 멀찌감치 서서 바라보며
기분 좋게 기지개를 켜고 만족스런 하품도 해보자.

그러나 '권태'는 세상을 보다 성실하게 살기 위한 것이므로
언제나 절제되어야 함을 잊지 말자.

3. 기 다 릴 것

자유롭고 무한히 넓은 미래의 가능성이
자신에게 열려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자.
내가 꿈꾸는 것이 삶 속에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조바심내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면
미래는 곧 눈앞에 활짝 펼쳐질 것이다.

4. 마 음 의 고 향 을 간 직 할 것

마음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퇴색한 추억들을 떠올려 보자.
개울에서 발가벗고 멱 감던 일.
낯설음에 눈물짓던 초등학교 입학식,
동무와 손잡고 걷던 먼지투성이 신작로...

지나간 흔적 속에서 우리는
마음의 평안과 삶의 애착을 느끼게 된다.

5. 글 을 쓸 것

마음속 진실이 살아날 수 있도록
조금씩 마음의 소리를 글로 써 보자.
자신의 참 모습에 가까이 다가서려면 인내와 겸손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꾸미고 살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마음속 깊은 곳의 진실에 귀기울여 보자.

피에르 쌍소 /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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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오작교 0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찌 한 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게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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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오작교 0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너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라고 묻는 일이다.

너 여기서 무얼 할거니
너 언제 움직일 거니,
너 이제 어디로 갈 거니
너 어떻게 돌아갈 거니 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한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 일이다.
즐거움도 우울함도 놀라움도
온전히 나 혼자 끌어안는 일이다.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고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것.

그것이 혼자 여행을 간다는 것이다.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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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

오작교 0
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길을 만들기 이전에는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 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길이다.
하나의 사물도 하나의 길이다.

선사들은 묻는다.
어디로 가십니까. 어디서 오십니까?
그러나 대답할 수 있는 자들은 흔치 않다.
때로 인간은 자신이 실종되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길을 간다.

인간은 대개 길을 가면서 동반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인간은
동반자의 짐을 자신이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짐을 동반자가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길을 가는 데
가장 불편한 장애물은 자기 자신이라는 장애물이다.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지혜로운 자의 길은 마음안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길은 마음 밖에 있다
아무리 길이 많아도 종착지는 하나다.

길에 관한 명상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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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넘은 억새 밭 가시...

오작교 0
키 넘은 억새 밭 가시나무숲 헤치며 길 아닌 길을 간다.
때로는 내 발자국 소리에 놀라고
작은 바람결에는 움츠리는,
내 몸보다 더 무거운 아픔을 지고 가는 나.
이미 나는 거친 운명에 셀 수도 없이 떠밀리고 상처 입었다.

잊지 마라. 모든 길은 사람들 속에 숨고,
내 앞에 눕는 길은 환상일 뿐이다.

끝도 시작도 없이 내가 가는 길 아닌 길.
나는 오늘도 아득한 깊은 산
깎아지른 벼랑 위를 혼자 걷는다.

길 아닌 길 / 양 성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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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앨런은 날씨로...

오작교 0
내 친구 앨런은 날씨로 인해 좀처럼 나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는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쁜 날씨란 없어요. 어떤 날씨든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비오는 날을 좋아하겠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비오는 날이 좋아졌지요.
내가 원하는 대로 날씨를 만들 수 없다면
차라리 하루하루 내게 주어지는 날씨를
맘껏 즐기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테리 햄튼 / 로니 하퍼의 고래뱃속 탈출하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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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때면 슬퍼지나...

오작교 0
비가 올때면 슬퍼지나요?
상처는 물에 닿으면 아프거든요

그래서 비가오면 상처를 가지고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아픈거래요.

그래서 그렇게 슬퍼지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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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거나 인생이라거...

오작교 0
사랑이거나 인생이라거나 시에 관한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침내 그것이 정답인가 싶으면
그것은 본질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빠져나가
물거품처럼 허무하게 사라지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모호하고 불친절한 질문만 남게될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질문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어쨌든 살아가야 하고,
어쨌든 사랑해야 하고…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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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살고 있는 ...

오작교 0
나는 나를 살고 있는 건지
누군가 내 자리에 버티고 서서
자꾸만 떠밀어내는 것 같다.

무엇일까?
그게 무엇일까?

깜깜어둠 아래 나는 점점 작아지고
길 떠난 내 노래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는데
언제쯤이면 내 마음속 별 하나 그 빛을 찾게 될까?

그립다.
날마다 푸른 별처럼 타오르는
가슴 따뜻한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사람하나 만나고 싶다 2 / 백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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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아무리 사랑...

오작교 0

한 사람을 아무리 사랑해도,
때로는 그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다 해도,

그래도 어느 순간은
내리는 눈이나 바람이나, 담 밑에 핀 꽃이나,
그런게 더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게 사랑보다 더 천국일 때가 있다는 것.
나, 느끼거든요?

설령 우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럼 많이 슬프고 쓸쓸하겠지만
또 남아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사랑은 지나가는 봄볕인 거고.
세상 끝까지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라고 한다면
그건 너무 힘든 고통이니까
난 사절하고 싶어요.

이도우 - 사서함110호의 우편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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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시작되고 뭔가...

오작교 0
뭔가가 시작되고 뭔가가 끝났다.
시작은 대체로 알겠는데
끝은 대체로 모른다.

끝났구나.. 했는데 또 시작되기도 하고
끝이 아니구나.. 했는데 그게 끝일 수도 있다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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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버거워 껴안을...

오작교 0
나 혼자 버거워 껴안을 수조차 없는 삶이라면
적당히 부대끼며 말없이 사는거야
그냥 그렇게 흘러가듯이 사는게야

인생이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모두가 똑같다면 어떻게 살겠어
뭔지 모르게 조금은 다를거라고 생각하면서 사는게지

단지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사는게
또 우리네 인생이지
숨가쁘게 오르막길 오르다 보면 내리막길도 나오고
어제 죽을듯이 힘들어 아팠다가도
오늘은 그런대로 살만해 어제의 일은 잊어버리며 사는게
우리네 인생이 아니겠어

더불어 사는게 인생이지
나 혼자 동떨어져 살 수만은 없는 거잖아
누군가 나의 위로가 필요하다면
마음으로 그의 어깨가 되어줄 수도 있는 거잖아

그래 그렇게 사는거야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싶어지면
마음속에 가두어둔 말 거짓없이 친구에게 말하면서
함께 살아가는거야
그래 그렇게 살아가는거야

-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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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바람같은 거야.뭘 ...

오작교 0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 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 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 뜨리 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뿐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게 좋아.

다 바람같은거야 / 묵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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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정직하게 말하죠.나...

오작교 0
더 정직하게 말하죠.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혼자 잠들고,
혼자 잠깨고, 혼자 술 마시는
저 일인분의 고독에 내 피가 길들여졌다는 것이죠.

나는 오로지 어둠 속에서
일인분의 비밀과 일인분의 침묵으로
내 사유를 살찌워 왔어요.
내게 고갈과 메마름은 이미 생의 충분조건이죠.

난 사막의 모래에 묻혀
일체의 수분을 빼앗긴 채 말라가는 죽은 전갈이죠.

내 물병자리의 생은 이제 일인분의 고독과 일인분의 평화,
그리고 일인분의 자유를 나의 자연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니 당신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거기에 서 있으면 됩니다.

어느 해 여름 우리는 바닷가에서
밤하늘에 쏟아져내리는 유성우를 함께 바라봤지요.

그 때 당신과 나의 거리,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를 유지한 채
남은 생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일인분의 고독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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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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