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애에선 내가 먼...
다음 생애에선 내가 먼저에요.
무조건 내가 먼저에요.
내가 먼저 태어날거고,
내가 먼저 당신을 알아볼거고,
내가 먼저 당신을 사랑할거고,
내가 먼저 당신을 찾을거에요.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이 무엇이 되어있든
내가 당신에게 있어 처음일거고,
먼저일거예요
그러니 우리 다음 생애에선
이렇게 만나지 말아요
다음 생애에선 내가 먼저에요.
무조건 내가 먼저에요.
내가 먼저 태어날거고,
내가 먼저 당신을 알아볼거고,
내가 먼저 당신을 사랑할거고,
내가 먼저 당신을 찾을거에요.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이 무엇이 되어있든
내가 당신에게 있어 처음일거고,
먼저일거예요
그러니 우리 다음 생애에선
이렇게 만나지 말아요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지금 양손에 붙들고 있는 핸들을 놓으면,
차에서 내려 몇 걸음만 걸으면 저 풍경과 다정하게 결합할 수 있을 것이다.
촉감을 느끼고 냄새를 맡고 결을 쓰다듬으며, 감싸 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그런 축복은 허락되지 않는다.
친밀감이 오히려 두려운 세상이다.
그래도 가끔 생각한다.
차를 몰고 가다 가끔 아름다운 풍경과 만났을 때
차를 버리고 하염없이 걸어서 풍경 저편으로 사라지는 그 순간을...
신경숙 / '자거라 네 슬픔아' 중에서
1.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몰락한 역적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외갓집에서 자라났다.
2.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첫 시험에서 낙방하고 서른 둘의 늦은 나이에야 겨우 과거에 급제했다.
3. 좋은 직위가 아니라고 불평하지 마라.
나는 14년 동안 변방 오지의 말단 수비장교로 돌았다.
4. 윗사람의 지시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불의한 직속상관들과의 불화로 몇 차례나 파면과 불이익을 받았다.
5. 몸이 약하다고 고민하지 마라.
나는 평생 동안 고질적인 위장병과 전염병으로 고통 받았다.
6.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마라.
나는 적군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진 후 마흔 일곱에 제독이 되었다.
7.직의 지원이 없다고 실망하지 마라.
나는 스스로 논밭을 갈아 군자금을 만들었고, 스물세 번 싸워 스물세 번 이겼다.
8. 윗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갖지 마라.
나는 끊임없는 임금의 오해와 의심으로 모든 공을 뺏긴 채 옥살이를 해야 했다.
9. 자본이 없다고 절망하지 마라.
나는 빈 손으로 돌아온 전쟁터에서 열두 척의 낡은 배로 133척의 적을 막았다.
10. 옳지 못한 방법으로 가족을 사랑한다 말하지 마라.
나는 스무 살의 아들을 적의 칼날에 잃었고, 또 다른 아들들과 함께 전쟁터로 나섰다.
11. 죽음이 두렵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적들이 물러가는 마지막 전투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이순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