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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수행 아닌 것이 없다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오작교 2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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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가장 훌륭한 교과서다. 우리가 얻을 것, 배울 것, 수행할 모든 것이 이 안에 있다. 먼지, 청소, 햇살, 정류장까지 걷기, 세상에 수행 아닌 것이 없다. 

 

커튼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 햇살의 줄기를 따라 춤추는 먼지들이 보인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먼지들이 있었다니! 모든 먼지가 다 보이지 않는 것이 차라리 다행스럽다. 

먼지를 털며 마음 안에 내려앉은 먼지도 탁탁 털어낸다. 마룻바닥을 걸레질을 하는 건 마치 내 마음을 닦는 일 같다. 한 줄 밀고 지나가면 마음 한 줄이 맑아지는 것 같다. 출가한 수행자에게 왜 불을 긷고 청소부터 시키는지 알 것 같다. 

 

 

수행이란 행동을 통해 마음을 닦는 것. 그렇다면 일상은 가장 훌륭한 교과서다. 걸레질을 하는 것도, 매일 대하는 서류를 넘기는 것도, 집을 나서서 정류장까지 걷는 것도 모두 다 마음을 닦는 수행이다.

 

걸레질을 하며 생각한다.

나는 지금 원래의 맑았던 마음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일터의 책상에 앉아 생각한다.

나는 지금 욕심과 집착의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는 중이라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으며 생각한다.

원래부터 평화로웠던 나를 찾아 걷는 중이라고,

설거지를 하며 생각한다.

설거지한 그릇을 엎어두듯 마음의 물길도 흘러가게 두어야 하는 거라고.

유리창을 닦으며 생각한다.

이렇게 투명한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거라고.

커피를 내리면 생각한다.

여과지를 통과한 커피처럼 마음도 거르고 걸러야 하는 거라고.

 

 

세상 모든 일이 교과서다. 세상에 수행 아닌 것이 없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붇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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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안나 2022.04.20. 21:32

그 모두가 내 안에 있으니, 수행 아닌 것이 없지요

 

좀전에 호숫가에 나가 걷다가

앞에서 산책하던 여인이 한 가운데에서 강아지와 함께 걸어오는데

강아지 끈이 길어 왼쪽으로 오른 쪽으로 왔다갔다 하길래

그 강아지를 피하려고 나도 따라 이쪽 저쪽 오락 가락하다가는

순간, 욱이 올라오는 겁니다

안되겠다 싶어, 아주머니에게 말했지요

 

"강아지를 한켠으로 데리고 다니셔야 해요

 그쪽에서는 강아지를 좋아할 수 있어도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러면 좀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건네야 하련만,

"아가야, 이리 와~" 하곤 가버립니다

 

왜 이리 배려가 없는 겐지

몇 해 전, 머물던 곳에서 비오는 날 걷다가

마주오던 개가 갑자기 달려들어 차도로 자빠지는 바람에

정신차리고 고갤 들어 머리 위를 쳐다 보니

달리던 차들이 모두 멈춰서 있질 않겠어요

 

개를 엄청 좋아했는데, 그 뒤로는 트라우마가 생겨

개만 보면 무서워서 피하기 바쁩니다

뒤로 넘어가면서 온몸에 타박상으로 2주일이나 누워

꼼짝 못했거든요

 

그러잖아도 오늘은 걸으면서 수행이 따로없다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여, 산속으로 가고싶다는 마음이 일어나기도 해

이렇게 여과지 찾아 마음 거르고 있습니다 ㅎ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공간의 쉼으로

존재하여 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福된 날들로 행복하십시요

오작교 글쓴이 2022.04.21. 08:18
수혜안나

세상이 디지털화가 되면서 편리해진 면도 많지만

사람 간의 정과 예의가 없어졌습니다.

'잘못했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요즈음 사람들.

사람 간의 관계에서 배려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

그러한 것을 지적하면 '꼰대'가 되어 버리는 세상.

 

그 아주머니도 그러한 부류일거예요.

자기의 것만 소중하고 남과의 관계는 신경쓰지 않는.

그래서 내가 소중한 것에 대한 지적을 하였으니 기분이 나빴겠지요.

 

자기의 것이 소중한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도 큰 것인데,

그러한 것들이 자꾸만 사라지는 현 세태가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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