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영혼의 금고 / 삶이 내게 무엇을 붇더라도

오작교 2195

0
   책장은 영혼의 금고, 책만 꽂혀 있는 곳이 아니라 비상금, 비밀 편지, 지나온 추억, 몇 번 접은 마음까지 숨겨두는 금고, 그 어떤 도둑도 훔쳐갈 수 없는 견고한 금고.

   그녀, 책장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작가 조경란은 책을 ‘뜨거운 책, 차가운 책. 다 읽은 책, 앞으로 일을 책’으로 나눈다지. 그녀는 이렇게 분류하기로 했다. ‘그와의 추억이 묻어 있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으로. 그는 책과 음반을 자주 선물했다. 밥은 도시락 싸서 공원에서 먹더라도 책과 음악은 귀족처럼 누렸다. 이별할 때 그가 말했다.

   “어느 날 읽고 싶은 책을 꺼내듯 그리울 때 당신을 꺼내어 읽어볼 거야.” 사랑은 가고 책만 가득 남았다. 그는 이따금 나를 꺼내어 보고 있을까?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녀는 책장을 반으로 나누었다. 안쪽에는 그와의 추억이 담긴 책들이 들어갔고, 오른쪽은 그를 만나기 전이나 헤어진 뒤에 읽은 책들이 들어갔다. 오른쪽 책장의 책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그 사람의 기억도 조금씩 희미해질 것이다.

   그녀에게 책장이란 이따금 그를 꺼내어 읽어볼 수 있는 영혼의 금고. 그 어떤 도둑도 훔쳐갈 수 없는 견고한 금고다.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이 공간을 열면서...... 10 오작교 09.08.06.10:52 74972
normal
오작교 22.09.22.20:17 2195
401
normal
오작교 22.09.14.09:10 2455
400
normal
오작교 22.09.14.08:56 2302
399
normal
오작교 22.08.05.16:52 2783
398
file
오작교 22.08.02.13:10 2763
397
file
오작교 22.07.26.08:59 2427
396
normal
오작교 22.07.11.15:11 2458
395
normal
오작교 22.07.09.13:37 2339
394
normal
오작교 22.07.09.09:52 2470
393
normal
오작교 22.07.02.20:32 2324
392
normal
오작교 22.07.02.20:25 2309
391
normal
오작교 22.06.21.20:39 2359
390
normal
오작교 22.06.21.20:28 2385
389
normal
오작교 22.06.10.09:59 2468
388
normal
오작교 22.06.10.09:33 2454
387
file
오작교 22.06.07.09:05 2404
386
normal
오작교 22.06.07.08:48 2624
385
normal
오작교 22.05.29.20:41 2656
384
normal
오작교 22.05.29.19:53 2469
383
normal
오작교 22.05.25.20:22 2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