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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집 / 나를 격려하는 하루

오작교 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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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은 그저 잠을 자고 쉬는 공간이 아니라 때로 사람의 영혼을 키우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조각가 로댕의 집을 생각하면 ‘주거’에서 ‘영혼을 키우는 공간’으로 집에 대한 개념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로댕 미술관. ‘로댕의 집’이라고 불리는 그 집의 원래 이름은 ‘비롱관(Hotel de Viron)’이었습니다. 1731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훗날 비롱 원수의 저택이 되어 비롱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비롱관은 20세기 초에는 국가 소유가 되었다가 예술가들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파리의 큰 도로와 가깝지만 마치 숲속의 집처럼 아늑함을 주는 이 저택의 분위기에 매혹된 예술가들이 많았습니다.

   이 집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릴케의 아내였던 조각가 클라라 베스트호프였습니다. 한때 로댕의 비서로 일하기도 했던 릴케는 아내와 더불어 비롱관에 입주했고, 로댕에게 그 집의 아름다움을 알렸습니다

   로댕 역시 비롱관에 매혹되어 곧바로 입주했고, 작품 활동과 전시를 모두 이 집에서 하게 됩니다.

   이 집에 매혹된 예술가는 릴케와 로댕만이 아니었습니다. 당대의 유명한 청년 작가 장 콕토와 현대무용의 기수 이사도라 덩컨, 그리고 젊은 화가 앙리 마티스, 비극 매우 에두아르 막스에 이르기까지 무척이나 다양한 예술가들이 비롱관에 함께 머물렀습니다.

   살상해보세요. 이 뛰어난 예술가들이 모두 한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그들의 마주침, 그들의 목례, 그들의 대화, 그들의 웃음이 오가는 모든 순간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를.

   훗날 파리시(市)는 이 집을 조각내서 처분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로댕은 격렬하게 반대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 대부분을 비롱관에 기증하는 대신 ‘로댕 미술관’으로 사용하자는 제안을 파리시에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예술가들의 아늑한 집이었던 비롱관은 지금 ‘로댕의 집’이 되어 있습니다.

   로댕의 집은 한때 이사도라 덩컨이 무용가들을 길러내던 집이었고, 릴케와 장 콕토가 글을 쓰던 공간이었습니다.

   로댕의 집을 떠올리면, 집이란 추위와 바람을 막아주는 물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영혼을 품어주는 안식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집이란 때로 영혼을 매혹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참으로 놀랍습니다. 로댕과 릴케와 장 콕토와 마치스와 이사도라 덩컨을 동시에 품어주었던 집이 있다니 말이에요.

   비롱관이라고 불렸던 로댕의 집. 그 집처럼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영혼의 공간이 어딘가 또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물질보다 영혼이 우선하는 그런 아름다운 공간 말이지요.

   우리들 마음 또한 로댕의 집처럼 타인의 영혼을 보살피는 자리가 되기를….

글 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나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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