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으로 가는 태평문 / 나를 격려하는 하루
중국에서는 건물이나 차량의 비상구에 '태평문'이라고 써 놓습니다. 위험할 때나 비상사태 때 사용하는 문에 '태평문'이라고 써놓는 중국의 저력이 참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비상사태일 때 침착성이 가장 요구됩니다.
언젠가 남극의 세종기지 연구원들이 조난을 당했습니다. 그때 태평문 생각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세종기지 대원들은 기지 주변의 섬마다 만들어놓은 비상 태피소가 있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비상시를 대비해 생존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대피가 가능했다고도 합니다. 비상사태 때 사용하는 문을 태평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그만큼의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겠지요.
앞으로 가장 유망한 학문이 '위기관리학'이 될 것이라 합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우왕좌왕하자 않고 평화로울 때 대비하는 것이 미래에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거라고 합니다.
자연재해에 대비해, 인간의 실수로 빚어지는 재난에 대비해, 또한 우리가 거의 모든 것을 의지하는 컴퓨터가 일으킬 수 있는 재난에 대비해 위기관리가 준비된 사람들에게만 '비상구'는 '태평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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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클린으로 가는 비상구'를 '브루클린으로 가는 태평문'으로 부를 수 있으려면 눈앞의 것만이 아니라 아직 다가오지 않은 불행을 미리 예견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또한 사랑의 미래을 위해서도 말이지요.
글 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나무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