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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사가 그립다

오작교 1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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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하도 아름다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초록빛 산과 들, 고요한 강(江)도 아름다웠지만 하늘에 펼쳐진 저녁노을이 장관이어서 나는 속으로만 탄성을 질렀다. 할 수만 있다면 벌떡 일어나 “여러분, 저기 저 노을을 좀 보세요. 사라지기 전에 어서요!” 하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미 인터넷 문화와 기계문명에 길들여진 우리에겐 하도 놀랍고 신기한 것들이 많아 정작 감탄하고 놀라워해야 할 일에는 무디어진 것 같다. 좋은 것을 보아도, 아름다운 것을 느껴도 우린 그저 당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에 때론 좀 호들갑스럽게 여겨지더라도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사소한 일에도 “어머나!”, “어쩌면!”, “세상에!”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표정이 환해지는 그런 사람들은 무미건조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며 옆 사람까지 유쾌하게 만든다. 독자나 친지들이 정성스레 마련한 멋진 선물을 받고도 나의 감탄사가 약해 상대를 실망시킨 경험도 있고, 반대로 나 역시 그런 경험을 할 적마다 엷은 슬픔과 허무의 감정에 젖어 들곤 했다.

 

 나의 어머니는 매우 과묵한 편이었지만 감탄사의 여왕이기도 하셨다. 한번은 내가 서울에 간 김에 잠시 들러 후암시장에서 산 꽃무늬 고운 여름이불을 하나 선물하니 “원 세상에! 이렇게 예쁜 이불도 다 있네. 잠이 저절로 올 것 같다!”하며 기뻐하셨다. 어머니가 날더러 찾아보라 하셔서 50여 년 만에 찾은 내 어린 시절의 소꿉동무와 전화 연결을 시켜드렸을 때는 “정말 반갑네! 하도 오랜만이라 마치 죽음에서 부활한 사람을 만난 느낌이 다 드는구나. 우리 한번 만나야지?” 하셨다.


 만나기만 하면 내 태몽과 어린 시절 얘기를 즐겨 들려주시던 어머니의 증언에 의하면 내가 한창 재롱부리던 아기일 적엔 하도 “좋다, 좋다.” 손뼉을 치며 즐거워해서 집에 오는 손님들이 “넌 만날 무에 그리 좋으냐?”며 ‘좋다’라는 별명을 붙인 그 아기를 서로 먼저 안아 주려고 했다고 한다.


 늘상 절제와 극기를 미덕으로 삼는 수도자의 신분이다 보니 그동안 감탄사를 너무 많이 아끼며 살아온 듯하다. 어린 시절의 그 밝고 긍정적인 감탄사를 다시 찾아 나의 남은 날들을 더 행복하게 가꾸어 가야겠다. 한숨을 웃음으로, 거친 말을 고운 말로, 불평을 감사로, 무감동을 놀라움으로 바꾸어 날마다 희망의 감탄사가 끊이지 않은 ‘좋다’ 수녀가 되리라 마음먹으며 활짝 웃어 본다.

<좋은 생각> 2007년 8월호

 

글 출처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이해인 산문집 : 샘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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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2011.11.09. 14:34

우리 아기들 밥 잘안먹으려 할때

온갖 감탄사를 다 씁니다.ㅎㅎ

다 먹지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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