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이름을 부른다는 것

오작교 3885

2

나를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 저녁을 먹으라고 우리를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는 아픈 어깨에 붙여진 파스처럼 시큰하다. 내이름을 불러주는 목소리가 있는 한 외롭다고 말해선 안 된다.

--------------------------------

마취에서 깨어나면서 그는 아주 작은 소리를 들었다. 조금씩 커지더니 마침내 또렷하게 들렸다. 그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동생도, 그리고 절친한 친구들도 침대 곁에 서서 그의 이름을 간절하게 부르고 있었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마취가 풀리면서 몰려온 통증 때문인지, 그가 깨어나기를 애타게 기다려준 마음이 뭉클해서인지 알 수 없었다.

 

몸이 힘들고 마음이 우울하던 며칠, 방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그는 그 때를 생각했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던 그 순간을. 산다는 것은 매일 아침, 문을 열고 나가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된다는 시처럼 사치스러운 마음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살아서 서로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러운 일이다.

 

세상으로부터 마음을 다칠 때 그는 생각한다. 어린 시절, 저녁을 먹으라고 그의 이름을 크게 외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를. 유난히 정 깊게 그의 이름을 부르던 친구의 목소리를. 그 목소리들은 아픈 어깨에 붙여진 파스처럼 시큰하다.

 

출석부를 들고 이름을 부르시던 담입선생님처럼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외롭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살아갈 힘을 내야 한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샘앤파커스)

공유
2
바람과해 2014.06.17. 09:45

지금도 내 이름을 불러주느

가까운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름을 불러줄때 정다운 모습

그 사람이 있는한

늘 즐겁고 행복할꺼에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하은 2014.06.19. 03:50

곁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것 같이 행복한것은 없는것 같아요.

살면서 나의 이름이 참 많이 변했지만 그 나름대로 정겹고 행복해요.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cmt alert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이 공간을 열면서...... 10 오작교 09.08.06.10:52 74101
142
normal
오작교 14.08.20.15:13 4642
141
normal
오작교 14.08.20.15:01 3952
140
file
오작교 14.07.03.16:13 7121
139
normal
오작교 14.07.01.17:40 4008
138
normal
오작교 14.07.01.17:25 4262
137
normal
오작교 14.07.01.17:18 4203
136
file
오작교 14.06.19.07:56 4290
135
normal
오작교 14.06.18.15:01 4074
normal
오작교 14.06.16.10:42 3885
133
normal
오작교 14.06.16.10:34 4047
132
normal
오작교 14.05.31.17:20 3855
131
normal
오작교 14.05.31.17:16 3719
130
normal
오작교 14.05.31.17:10 3950
129
normal
오작교 14.05.31.17:06 3919
128
normal
오작교 14.05.19.11:40 4078
127
normal
오작교 14.04.18.11:26 3872
126
normal
오작교 14.04.18.11:13 3866
125
normal
오작교 14.04.18.11:04 3820
124
normal
오작교 14.04.03.08:04 3915
123
normal
오작교 14.01.23.15:57 4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