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삶에 한 주걱 맑은 물이 되기를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분리되는 존재에 박수를

오작교 4767

2

우주선은 잘 불리되어야 사명을 다 할 수 있다. 나무의 열매는 나무와 분리되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도 때가 되면 분리되어야 한다. 분리되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은 아픔을 겪더라도 분리되어야 한다.

--------------------------------

밤나무, 감나무가 많은 집에 살았던 적이 있다. 가을 새벽, 밤송이가 떨어지는 소리, 감 떨어지는 소리는 조금 과장하자면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분리되는 것의 아픔과 성장을 생각한다.

 

우주선은 단계별로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면 사명을 다하지 못한다. 비행기는 땅과 분리되어 날아오를 때 비로소 제 역할을 시작한다. 밤송이와 감은 나무에서 분리되어 떨어질 때 비로소 맛있는 열매가 되고 씨앗이 된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그렇다. 나이가 들어서도 분리가 되지 않는 부모와 자녀는 서로를 고통스럽게 한다.

 

밤송이가 떨어질 때 커다란 소리를 내듯, 비행기가 이륙할 때 굉음을 내듯 모든 분리는 굉음을 내고 통증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리되기 위해 태어난 모든 존재는 분리를 향해 가야 한다.

 

아픔을 딛고 통증을 겪으며 비로소 온전한 걸음을 내딛는 모든 '분리되는 것'들을 향해 박수를 보낸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샘앤파커스)

공유스크랩
2
尹敏淑 2014.07.02. 18:23

오늘 낮에 테라스위로 떨어지는 감 때문에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깜짝 놀랐습니다.

그냥 감 떨어진것인가 보다 했는데

그속엔 이렇게 가슴에 와닿는 진리가 있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오작교 글쓴이 2014.07.02. 22:00
尹敏淑

정말로 감이 떨어지는 소리는 큽니다.

깜짝 놀랄만큼 크게 들리거든요.

떨어지는 것에도 아픔의 무게가 있나봅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2
normal
오작교 14.11.13.16:45 4509
111
normal
오작교 14.10.27.08:44 4436
110
normal
오작교 14.10.02.14:26 4554
109
normal
오작교 14.10.02.13:05 4514
108
normal
오작교 14.09.25.10:05 4581
107
normal
오작교 14.09.04.14:29 4569
106
normal
오작교 14.09.04.14:22 4459
105
normal
오작교 14.09.04.14:10 4486
104
normal
오작교 14.09.02.18:09 4515
103
normal
오작교 14.08.29.10:54 4383
102
normal
오작교 14.08.20.15:13 5368
101
normal
오작교 14.08.20.15:01 4661
100
file
오작교 14.07.03.16:13 7934
normal
오작교 14.07.01.17:40 4767
98
normal
오작교 14.07.01.17:25 4982
97
normal
오작교 14.07.01.17:18 4859
96
file
오작교 14.06.19.07:56 4988
95
normal
오작교 14.06.18.15:01 4746
94
normal
오작교 14.06.16.10:42 4565
93
normal
오작교 14.06.16.10:34 4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