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를 사랑했네/고도원*
한 남자를 사랑했네
솔바람 한 줌 같은 남자
그 바람의 울음
그 바람의 영혼
그 바람의 몸짓
한 남자를 사랑했네
산 같은 남자
바위 같은 남자
감잎을 좋아하고
동백잎을 좋아하고
붉은 꽃잎처럼 슬픈 남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남자
노을빛 그리운 남자
- 권영분의 시《솔바람 한 줌 같은 남자》중에서 -
* 한 줌 솔바람처럼, 사랑도 스쳐 지나갈 수 있습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도 순간처럼 스쳐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설령 그렇게 스치고 가버린 사랑일지라도 마음에
깊이 담아두면 영원히 내 것이 됩니다. 그리워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나 혼자 가지기엔 아까운 산 같은 남자, 바위 같은
남자가 됩니다. 그리움도 사랑입니다.
*산을 오르는 방법/고도원*
산을 오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오로지 정상만을 목표로 하여 묵묵히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친구들과 과자를 먹으면서
떠들고 즐기며 오르는 나 같은 사람도 있다.
나는 오로지 산 자체만을 위해
산을 오르지는 않는다.
- 엔도 슈사쿠의 《회상》중에서 -
* 저도 즐기며 산을 오르는 쪽입니다.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자기 방식, 자기 길이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행복의 열매가 산 정상에만 있는 게 아니라 구불구불한
산길과 계곡, 그 사이로 자라는 풀과 나무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