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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품에 안겨있는 당신

장호걸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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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품에 안겨있는 당신/장 호걸

여보, 사랑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입속에서만
맴돌다 돌아서는 나를 보고
가끔 혼자 피식 웃어
보곤 합니다.

오늘, 당신을 보니
처음 데이트하던 날에도
비가 이리도 내렸지요.

가꿈 씩 하늘이
번쩍 두 동강이 날 것만 같은
천둥번개라도 치면

어느새 내 품에 고이 안겨
있는 당신,

한 번도
내게 여보 라 하지
못하고는

저기, 보세요
어느덧 많이 흐른
세월에
아이들이 커 갈 무렵
당신 부르는
아이 아빠가 되었네요.

여보, 이렇게 비가 많이
오던 날

신혼 때였지요?
감자전이나 파전이
먹고 싶어서

당신에게
졸랐던 기억이 납니다.

당신 얼굴이
수줍어 어쩔 줄 모르는
새색시 볼이 되더이다.

장난기가 발동하여
더욱 보채니
그리도 당황하는 것을
처음 보았소,

그래요,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파전을 놓고
먹을 수도 아니 먹을 수도
없는 고민을 하다 보니

구세주가 온다 하여
이보다 반가우랴
당신이
밖에 나가서 파전을
사먹자 하고는
천사 미소를 살포시
짖더이다.

지금은
천하 별미가 울고 가는
손맛이 되었소.

나는
오늘도 내일도
어깨가 우쭐합니다.
당신과 함께하니

지구는 못 지켜도
당신만은
영원히 내가 지켜 주리다.

우리 가꿈 씩
사랑한다고 말해요,
삶 속에 자연산 조미료로
간을 맞추어 봅시다.

그래요,
당신이 끓여주는 사랑은
내생 다하는 날에 잊지 않고
가지고 가렵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여보, 내 처음 보았던 소녀가
당신이란 걸

살아가면서
사랑하며 아껴 주리다.
여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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