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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가 찾아 온 밤 / 오광수 발소리 사뿐 집어들고 언제 오셨나요? 소리 소문도 없이, 늙은 미루나무 잔기침 소리에 까만 대청에 불 밝히고 마루 끝에 같이 앉으니

말없이 잡은 손등 위로 가만히 내려놓는 세월 얼마나 고단한 길이었으면 이리도 젖어버린 눈물일까? 새벽 홰치는 소리까지 한마디 말이 없어 애잔한 마음에 자리를 당겨 앉으니 산 안개가 부르는 손짓에 그만 가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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