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白手)의 탄식
카페 의자에 걸터 앉아서
희고 흰 팔을 뽐내어 가며
"우 나로드 !"라고 떠들고 있는
60년 전의 러시아 청년이 눈 앞에 있다
Cafe Chair Revolutionist.
너희들의 손이 너무도 희구나
희고 흰 팔을 뽐내어 가며
입으로 말하기는 "우 나로드."
60년 전의 러시아 청년의
헛되인 탄식이 우리에게 있다
Cafe Chair Revolutionist,
너희들의 손이 너무도 희구나
너희들은 '백수(白手)'
가고자 하는 농민들에게는
되지도 못하는 미각(味覺)이라고는
조금도, 조금도 없다는 말이다
Cafe Chair Revolutionist.
너희들의 손이 너무도 희구나
아아, 60년 전의 옛날,
러시아 청년의 '백수의 탄식'은
미각(味覺)을 죽이고 내려가고자 하던
전력을 다하던, 전력을 다하던 탄식이었다.
Ah! Cafe Chair Revolutionist
너희들의 손이 너무도 희어
한 갈래의 길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을
나는 이 길을 더듬어왔다.
오랫동안을 이 가슴속의
다만 하나인 한 갈래 길을.
가슴속에서 울리어오는
느끼어 우는 가만한 소리……
아아,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을
업어가지고 온 나의 마음아!
어느 때부터
버러지들이 모여들어서
너의 몸 속에 집 지었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그러나 어느 날
섣달의 맵고 찬 바람
따뜻한 날 양지쪽으로
네 몸을 쪼이려고 나올 때에는
심술의 구름 날개를 펼치어
해를 감추어 버리었었다.―
아아, 불쌍한 나의 자식아
어느 때까지 가엾은 네가
따뜻한 빛을 보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간단 말이냐……
너를 파먹는 버러지들이
너의 몸 속에 가득히 찰 땐
오오, 마음아! 너와 나와는
죽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
오랫동안을 아무 말 없이
추움, 괴로움, 싸워가면서
벌레에게 파먹혀가면서
여기까지 더듬어왔다.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을
나는 이 길을 더듬을 터이다.
한량도 없는 이 가슴속의
한 갈래인 오직 이 길을.
김기진(金基鎭), 호 - 팔봉(八峯)
1903년 6월 29일 충북 청원군 출생
1916년 배재고등보통학교 입학
1921년 일본 릿쿄오대학(立敎大學) 영문학부 입학
1922년 박승희, 이서구 등과 <토월회> 창립
1923년 5월 릿쿄오대학을 중퇴
1923년 박영희, 안석영, 김형원, 이익상, 김복진 등과 <파스큐라> 결성
1923년 ≪개벽≫에 시 <프로므나드 상티망탈>로 문단 데뷔
1923년 시 <애련모사>를 발표하면서 ≪백조≫ 3호부터 동인으로 참가해
<한 갈래의 길>, <한 개의 불빛>, <권태>,
<비오는 날> 등 여섯 편의 시와
<떨어지는 조각 조각>이란 에세이를 발표
1925년 시대일보 입사
1925년 카프에 가담
1926년 박영희와 ‘내용과 형식 논쟁’
1930년 중외일보 사회부장
1934년 매일신보사 사회부장
1935년 카프 해산결의
1945년 출판 인쇄업 애지사(愛智社) 창립
1952년 금성화랑무공훈장
1958년 민권옹호투쟁위원회 부위원장 취임
1960년 경향신문 주필
1961년 재건국민운동 중앙회장
1985년 사망
배재 고보를 마치고 일본 입교대학 영문학부 재학 중
연극단체 토월회를 조직했으며
사회주의 문학론에 깊이 기울어져
1923년 학업을 포기하고 귀국, 무산문학운동에 뛰어들었다.
1924년 파스큘라,
1925년에 카프를 조직 계급문학 운동의 중심역할을 맡았다.
조선일보기자로도 활약하며 장편소설을 쓰기도한 그는
1931년과 34년에 옥고를 치렀으며 한때 사업을 벌였다.
해방 후 6.25때는 종군작가로 활동했고
이후 자유당에 비판적 태도를 취했으며
1960년 경향신문 주필, 5.16후 재건국민운동중앙회장을 역임 했다.
그는 말년에 주로 회고록을 썼으며 1985년 별세했다.
주요 저서 목록
*평론
<클라르테 운동의 세계화> 1923
<지배계급 교화, 피지배계급 교화> 1924
<금일의 문학, 명일의 문학> 1924
<조선어의 문학적 가치> 1924
<무산 문예 작품과 무산 문예 비평-동무 회월에게> 1927
<문예사상과 사회사상> 1927
<프로문예의 대중화 문제> 1929
*수필
<프로므나드 상티망탈> 1923
<환멸기의 조선을 넘어서> 1924
*소설
<붉은 쥐> 1924
<불이야 불이야> 1925
*소설집
<청년 김옥균> 한성도서 1936
<해조음> 박문서관 1938
<심야의 태양> 한성도서 1952
<최후의 심판> 세창서관 1953
<통일천하> 남양문화사 1956
<초한지> 어문각 1984
♬ Vali Raoufi / Golde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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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시간 내려주신글에....
잠시 머물러...아무말없이 오랜동안..생각에 잠깁니다
고맙습니다.........^^*
정모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