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샤를르 보들레르 

 

무능한 중 옛날 승원은 그 방대한 벽들을 성스런 진리의 그림으로 꾸몄었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의 신념을 북돋우고 엄숙한 신앙의 냉기도 누그러뜨렸다. 예수가 뿌린 씨가 꽃피던 시절에는 지금은 잊혀진 숱한 명승이 장례의 뜰 안을 아틀리에 삼고 순박하게 죽음을 찬양하였다. 내 영혼, 또한 하나의 무덤 이 무능한 중은 그 속을 끝없이 헤매며 살고 있건만 아무것도 이 추악한 승원의 벽을 치장하지 않는다. 오, 나태한 중이여! 그러니 언제 내가 내 비참한 곤궁함의 생생한 광경을 그려 내기 위해 내 손에 일을 주고, 내 눈에 사랑을 줄 수 있으리까? 신천옹(信天翁) 흔히 재미삼아 뱃사람들은 커다란 바닷새, 신천옹을 잡는다. 태평스런 여행의 이 동반자는 깊은 바다 위로 미끄러지는 배를 따른다. 일단 갑판 위에 내려놓으면 이 창공의 왕들은 어색하고 수줍어 가련하게도 크고 흰 그 날개를 노처럼 그들 옆구리에 끌리게 둔다. 이 날개 달린 나그네 얼마나 어설퍼 기가 죽었는가! 전엔 그처럼 아름답던 그가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추한가! 어떤 친구는 파이프로 부리를 건드려 약을 올리고 다른 친구들은, 창공을 날던 이 병신을 절름대며 흉내낸다. 시인도 구름의 왕자와 같아서 폭풍우를 다스리고 사수(射手)를 비웃지만 야유 소리 들끓는 지상으로 추방되니 거대한 그 날개는 오히려 걷기에 거추장스러울 뿐. 상 승 연못 위로, 계곡 위로, 산과 숲, 구름과 바다를 너머 태양 지나, 창공 지나, 별이 총총한 천구(天球) 끝 너머로, 내 영(靈)아, 넌 민첩하게 움직여 물 속에서 도취한 능숙한 헤엄꾼처럼 오묘한 무한을 즐거웁게 누비누나. 표현할 수 없는 힘찬 쾌락에 취하여 이 역한 독기 떠나 멀리 날아가 드높은 대기 속에 네 몸 깨끗이 씻어라. 또한 순수하고 신성한 술처럼 맑은 공간에 가득한 밝은 불을 마셔라. 안개 자욱한 인생을 무겁게 짓누르는 권태와 끝없는 비애를 뒤로 돌리고 힘찬 날개로 햇살 가득한 평온한 들판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자는 행복하여라. 상념들이, 종달새처럼 하늘을 향해 아침마다 자유로이 날아 오르고 삶 위를 날면서 꽃들과 말없는 사물의 언어를 쉬이 알아 듣는 자여!

 

....Rainbow Song
....Silver Pastures

        Edited by  CHIM Y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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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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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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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중 外 / 샤를르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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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1 1655
412 어머니의 사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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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나는 내가 아닙니다/...어느 40대의 고백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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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9 1703
406 늙은 아버지의 질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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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1825
405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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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1 1918
404 ♣ 눈 내리는 풍경을 보며 / 향일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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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1 1948
403 ♡ 말은 씨앗과 같습니다 ♡ 6
데보라
2010-01-10 1678
402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 7 file
청풍명월
2010-01-10 1431
401 부부란 이런 거래요.. 1
데보라
2010-01-08 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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