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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것, 남은 것

바람과해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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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은 것, 남은 것   ♤  ♡  



어떤 남자가 낙엽을 밟으며 공원을 거닐다가 
나무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의 얼굴엔 절망의 그림자가 가득했습니다. 

“얼굴이 퍽 안 돼 보이는구려. 무슨 슬픈 일이라도 있소?” 
노인 한 분이 옆에 앉으면서 말을 걸었습니다.
 “저의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뭘 다 잃었단 말이요?”
 “사업에 실패하여 남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젠 희망도 없고 신념도 없고 재기할 나이도 지났고…"
그는 극도의 실망감으로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작은 종이와 연필을 꺼내더니 그에게 말했습니다.
 “자, 그래도 아직 뭔가 남은 게 있을지 모르니 남은 걸 
한번 적어봅시다”
 “다 소용이 없습니다”
 “자, 부인이 계시지요?”
 “물론이죠. 그동안 사업이 어려워도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힘이 되어줬죠. 
참 고마운 사람이에요. 그러니 그 사람에게 
더 면목이 없답니다”

 “자녀들은 있습니까?”
 “여럿 있어요. 사업이 바빠 잘 돌보지는 못했지만 잘들 컸지요”
 “친구들은 있습니까?”
 “물론이죠. 이번에 사업에 실패를 했으니 도와주겠다고 하더군요”
 “건강은 어때요?”
 “몸은 아직 건강한 편입니다”
 “당신은 모든 걸 잃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귀한 재산을 아직 갖고 있습니다.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노인은 종이에 적은 것을 그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습니다.
 “자, 이것을 가지고 새롭게 출발을 해봐요” 
종이를 건네받은 그는 노인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절망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있습니다. 
‘자살’을 다른 쪽에서 읽으면 ‘살자’가 됩니다. 
잃은 것보다는 그래도 아직 남은 것들을 바라봅시다. 
그리고 감사하며 살아갑시다.

 - 이의용 <수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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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2010.06.12. 18:09

노인어른이 용기를 주셧군요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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