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데보라
2010.06.20 11:19:53 (*.137.28.37)
3389





바보 마누라

-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수기 금상 수상작
- 황덕중 / 강원도 교육삼락회 사무처장, 전 내촌중학교 교장

내 아내가 키우는 화초 중에는 값진 것이 하나도 없다.

화초를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돈 주고 사는 일이 별반 없다.

기껏해야 풍물시장에 5일장이 서는 날 이삼천 원짜리나 하나 정도는 사지만,

 제법 근사한 화원에 가서 몇만 원씩 턱턱 내고 이름 있고 고급스러운 화초를 사는 일이 없다. 나는 이왕 화초를 기르려면 잡다한 것 다 치우고 본때 있는 것 몇 분만 기르지 그러느냐고 하면, 아내는 들은 척도 안 하고 그 이름도 모를 잡다한 것들을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주워 들여 앞 발코니가 꽉 차도록 늘어놓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 분갈이를 하며 정성을 들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화초 같지도 않은 것들이 봄이 되니까 일제히 꽃을 피우는 것이다.

군자란, 철쭉, 이런 것 한두 가지 빼고는 이름도 모를 것들이 무슨 반란이라도 하듯이 너도나도 하고 일제히 울긋불긋 봉오리를 터뜨린다.

비싼 게 아니니까 제법 귀티가 나거나 서로 조화를 이루어 작품성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동산에 올라가 아무 꽃이나 만나도 그게 없는 것보다는 있는 쪽이 나아서 거기서 어쨌든 즐거움을 느끼는 것과 같은 기분은 충분히 든다.

품위 있고 고급스런 정서에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격식 없이 편안하게 앉아서 즐기는 토속음식의 맛 같은 것이어서 제법 그럴듯한 기쁨을 아침마다 맛보곤 한다.

다 아내 덕이다.

그렇더라도 그걸 보며 마냥 즐거움에 빠져 희죽거리는 아내가 내게는 치근하게 느껴진다.

바보 같은 마누라. 남들은 고급 주택에 화분 하나에도 몇 십만원씩 하는 것들을 즐비하게 늘어놓고는 우아한 드레스를 걸치고 느긋이 완상하는 삶에도 만족을 못 느껴서 더 비싼 화초, 더 고급스런 꽃을 욕심부리는 데, 이 마누라는 욕심이 없는 건지 자존심이 없는 건지, 그 싸구려 화초들에 흠뻑 빠져들어 늘 싸구려 꽃처럼 품위 없이 히죽거린다. 바보 마누라.

발코니나 좀 널찍하면 또 모른다. 아이들 다 나가 살고 달랑 우리 부부만이 사는데 넓으면 뭐하느냐고 바짝 줄인 아파트고 보니 널찍한 구석이 어디 있겠는가? 어지간히 넓은 아파트를 계약했다가 계약금의 10%를 손해보면서까지 계약을 취소하고 평수 좁은 것으로 바꾼 것도 아내의 주장이었다. 그래 놓고도 아내는 하나도 후회 같은 것이 없다.

자기 친구들은 부부만 살아도 넓은 데 살고 있지만, 그런 건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 정도면 일본 사람들 살 듯 하면 대궐이라고 하면서 대 만족이다. 부부 모두 건강하니 좋고, 젊어서 하지 못했던 취미 생활 마음껏 누리며 사니 좋고, 아주 넉넉지는 않지만

연금 타서 걱정 없이 사니, 그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냐며 늘 만족이다.

그 나이에 컴퓨터를 배우고, 고전무용을 배우고, 영어를 배우고, 그리고 성당에서 레지오 활동이라나 하는 것을 통해서 부지런히 봉사 활동도 다닌다. 그게 또한 행복이다.

봉사활동 갈 때에 내가 차라도 태워 주면 그게 또 그렇게 고맙다.

거기다가 같이 봉사활동 가는 동료를 같이 태워 주면 아내는 나에게 정색을 하며 고맙다고 한다. 내가 복 받을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넓은 아파트도 고급 차도 아니지만

아내는 그저 행복하다. 바보 마누라.

집에서 밥 차리지 말고 나가서 막국수라도 먹자면 아내는 금방 소녀처럼 즐거워한다.

막국수는 닭갈비와 함께 이 지역을 대표하는 대중 음식이다. 그러면서 제일 싼 음식이다. 그래서 아무거나 간단히 먹자고 할 때에 우리는 항용 “막국수나 먹지.” 라고 말한다.

그런 음식일지라도 아내는 그것의 열 배도 더 비싼 양식을, 호텔 레스토랑에서 냅킨 턱밑에 걸치고 앉아서 금색 나는 포크로 우아하게, 그것도 고혹적인 색깔로 미각을 돋우는

와인 한 잔 곁들여 음미하는 파티의 여인보다 더 맛있게 먹는다.

그러고는 또 소녀처럼 순진한 웃음을 웃는다.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서 먹고 오는 경우, 아내는 행복이 곱빼기이다. 운전하고 있는 내 손을 꼬옥 잡이 주며, 또 그 바보 같은 미소로 나를 응시한다. 바보. 바보 마누라.

바보같이 아내는 순댓국을 제일 좋아한다. 술 먹는 남자들이나 좋아하는 순댓국을 아내가 좋아할지 몰라서 조심스럽게 한번 권해 봤는데, 그 뒤로 아내는 시골에 있는 밭에 갔다가 돌아오는 때에 너무 늦으면 으레 순댓국으로 저녁을 때우자고 한다.

뜨끈한 국물이 좋아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계절에 관계없이 아내는 그것을 먹으면 속이 편하다고 한다. 그리고 제일 좋다고 한다. 자기 체질에 맞는다나?

그러나 나는 안다. 꼭 그 싸구려 순댓국이 아내의 체질에 맞을 리가 없지 않은가?

어쩌다 친목회에서 꽤 고급스런 수준의 회식이라도 하는 날이면, 아내는 그걸 순댓국보다 맛없게 먹지 않았다. 순댓국이 제일 맛있다는 건 거짓말이다. 늘 빠듯한 봉급을 가지고

아이들 셋 기르며 살아오는 동안, 싸구려에 이력이 찬 아내는 비싼 것에 대한 공포,

싼 것에 대한 친근감이 몸에 밴 것이다. 내 아내라고 해서 명품을 모르며, 고급 음식을 모르며, 윤택한 생활을 모르겠는가? 넓은 집, 고급 차, 명품 가구, 화려한 옷, 게다가 값비싼 고급 음식을 즐기며 사는 생활이 주변에 얼마든지 있어도, 아내는 그것들을 모두 외면하고 분수에 맞게 살고 있는 것이다. 내게 불평불만이라도 퍼부으면 답답한 속이라도 좀 풀리련만,

아내는 혼자서 새겨 삼키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모양이다. 바보.

지금 아내가 가장 만족해하는 것은 연금 생활이다. 내가 미련을 떨고 노후의 연금 생활을 계획해 온 것이, 아내나 내 생활에서 가장 잘한 것이라고 하며 대단히 만족해하고 있다.

모아 놓은 무더기 돈은 없지만, 먹고 사는 생활은 그런대로 근심이 없으니, 이 어려운 시국에 그게 어디냐는 것이다. 무더기 돈에 욕심 부리지 않고, 하루하루 근심 없이 살아가는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아내는, 그래서 그런지 건강하다. 나도 건강하다. 욕심없음에서 얻어지는 건강은 부수입치고는 대단한 소득이다. 그러니까 아내는 소녀같이 헹복한 웃음을 웃을 수 있고,

그 웃음으로 인해서 나도 웃음을 배우고 있지 않은가?

햇살 퍼지는 아침 발코니에서 싸구려 화초들에게 물을 뿜어주고 있는 아내의 얼굴에는 우아하지도 고급스럽지도 않은 웃음이, 그 바보 같은 웃음이 가득 번져 있다. 동물적인,

또는 사회적인 만족을 만끽하고 게트림을 하며 웃는 웃음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 웃음이지만, 아내의 웃음은 담백하다. 바보 같다. 그리고 그 바보 같은 웃음을 머금은 아내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나 또한 바보일 수밖에 없다. 나를 바보로 만드는 내 아내는 바보 마누라이다.

- 출처 / 에세이마을


profile
댓글
2010.06.21 23:58:01 (*.2.36.110)
고운초롱

바보 마누라 박수 박쑤~ㅎ

소박한 행복이 초롱이의 가슴이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쪼로케

고마움을 느끼며
서로가 외롭고 힘이들땐 힘이 되어주고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바보 마누라 아자아자 핫팅~!!

 

늦은밤..

차암..조흔글 담아 갑니당^^

고운꿈 꾸세효^^

 

어여쁜 울 데보라 온니~!완죤 사랑해요~빵긋

 

댓글
2010.06.22 17:20:27 (*.137.28.37)
데보라
profile

그러게요~..

사람사는게 다 거기서 거긴데..

어느 누구 밥3끼 안먹나요...

 

바보마누라...멋지다

나도 쪼아쪼아....이뽀용~....

 

오늘은 많이 선선해서 좋으네요

감기가 쪼금 나았어요....

고마워용!~....*^.^*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번호
제목
글쓴이
500 아빠의 눈물~ 1
데보라
2010-07-13 3324
499 ♣ 청보리 / 시 조용순 1
niyee
2010-07-13 3950
49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 3
바람과해
2010-07-11 3658
497 천천히 가자 5
데보라
2010-07-09 3471
496 빨간주머니와 노란주머니 5
데보라
2010-07-08 3883
495 월드컵 출전중인 아빠 허정무 감독에게 딸이 보내는 편지 3
데보라
2010-06-29 2647
494 3천원이 가저다 준 행복 7 file
바람과해
2010-06-28 2602
493 ♣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지요...♣ 2 file
데보라
2010-06-24 3834
492 쥔것을 놓아라 2
데보라
2010-06-22 3581
바보 마누라~ 2
데보라
2010-06-20 3389
490 가슴저린이야기 (서울대학교 합격자 생활수기) 6 file
청풍명월
2010-06-16 2927
489 아내의 만찬 5 file
청풍명월
2010-06-15 3045
488 당신의 말이 행복을 만든다.. 2
바람과해
2010-06-15 3535
487 나는 미운 돌멩이... 3
데보라
2010-06-12 3000
486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 입니다
데보라
2010-06-12 2774
485 붕어빵 아주머니와 거지아이 2
바람과해
2010-06-11 2595
484 ♣ 풀잎 이슬방울 하나 / 장성우
niyee
2010-06-11 3764
483 세상에서 젤루 모찐 나의신랑 생일이랍니당~ㅎ 23 file
고운초롱
2010-06-10 5818
482 사랑의 유산~ 2
데보라
2010-06-08 3323
481 진드기..신부 입장 1
데보라
2010-06-08 3397
480 어느아빠의 감동적인 스토리 8 file
청풍명월
2010-06-04 3332
479 ♣ 1000 억짜리의 강의 ♣ 4
데보라
2010-06-02 2739
478 ♣ 부모님의 깊은 뜻을 그 자식이 알까요 ?♣
데보라
2010-06-02 2778
477 아내의 사랑 1
데보라
2010-06-01 2731
476 아침 편지 - 사랑의 수고 6
데보라
2010-05-28 4060
475 희망이라 는 약 3
바람과해
2010-05-26 4013
474 나폴레옹과 사과파는 할머니 2
바람과해
2010-05-19 3954
473 ♬♪^ 코^ 아가야는 디금 2
코^ 주부
2010-05-18 4133
472 인생의 계단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4
데보라
2010-05-14 3623
471 모래위의 발자국~ 2 file
데보라
2010-05-14 10859
470 두 少年의 아름다운 友情이야기 4
바람과해
2010-05-07 3199
469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 ♬ Running Through The Grass 1
琛 淵
2010-04-27 3504
468 가장 행복한 날, 가장 행복한 시간 外 / Edgar Allan Poe
琛 淵
2010-04-25 3528
467 천천히 걸어도.빨리 달려도 / 조광선 1
바람과해
2010-04-24 2931
466 ♬♪^. 쉿` 1급비밀 7
코^ 주부
2010-04-22 3590
465 ♬♪^ . 꿈의 넓이 11
코^ 주부
2010-04-20 3864
464 물레방아.들국화 [♬ waterbone tibet / river of souls]
琛 淵
2010-04-16 2677
463 ♣ 들꽃의 교훈 / 박광호 2
niyee
2010-04-14 3389
462 인 생 [ ♬ Asha / 앨범 - Mystic Heart ♬ ] 6
琛 淵
2010-04-11 2940
461 친구를 돕는 것도 지혜롭게 해야 한다 2
바람과해
2010-04-05 2815
460 어느 대학교 졸업 식장에서 6
바람과해
2010-04-02 2847
459 또 아픕니다 3 file
오작교
2010-04-02 2589
458 좋은 사람 2
바람과해
2010-04-01 2836
457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 1
바람과해
2010-03-28 2406
456 소중한 벗에게 띄우는 편지 4
바람과해
2010-03-23 2570
455 ♣ 꽃바람 -詩 김설하 1
niyee
2010-03-21 2232
454 선생님께 사랑을 보냅니다 (To Sir with Love) 4
보리피리
2010-03-19 2688
453 ♠ 좋은글 좋은생각♠ 3 file
청풍명월
2010-03-19 5346
452 ☆ 신부님과 과부 이야기☆ 3
청풍명월
2010-03-17 2531
451 초롱이 아들 수형이의 첫월급을 받는 날이랍니다.^^ 23 file
고운초롱
2010-03-16 3424
450 ♧ 제화공의 아들 링컨 대통령의명답♧ 3
청풍명월
2010-03-16 4617
449 행복 십계명 1
바람과해
2010-03-15 2870
448 반기문 총장의 성공 비결 19계명 1
바람과해
2010-03-14 2349
447 百壽의 秘訣은勞力 4
청풍명월
2010-03-14 2130
446 ♡ 단한번 주어진 특별한 하루♡ 7 file
청풍명월
2010-03-11 2402
445 ♬♪^ . 섬안의 섬 8
코^ 주부
2010-03-10 2029
444 *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마을 - [오미야콘](OYMYAKON) 5
Ador
2010-03-09 3898
443 ♧ 당신을 위해 이글을 바칩니다♧ 2
청풍명월
2010-03-06 2259
442 내게온 아름다운 인연 2
바람과해
2010-03-06 2712
441 ♣ 봄을 재촉하는 비 / 하늘빛 최수월 1
niyee
2010-03-06 2166
440 아! 어머니 / 신달자 2
niyee
2010-03-06 2274
439 은은한 난향의 세계로,,,(제16회 대한민국 난 전시회) 2
슬기난
2010-03-06 2308
438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1
바람과해
2010-03-06 2306
437 내人生에 가을이 오면 2 file
청풍명월
2010-03-03 2277
436 잃은 것, 남은 것 1
바람과해
2010-03-03 2193
435 빨간 벙어리 장갑 5
청풍명월
2010-03-02 2015
434 친구야 나의 친구야! 1
데보라
2010-03-01 2391
433 행복 요리법 1
데보라
2010-03-01 2056
432 ♣ 가정을 살리는 생명의 씨 4가지♣ 2
청풍명월
2010-03-01 1893
431 나이가 가져다 준 선물 4
데보라
2010-02-28 2442
430 참 좋은 일입니다 2
바람과해
2010-02-28 2147
429 ♧정말 소중한 것이란 무엇일까요♧ 2 file
청풍명월
2010-02-27 1797
428 호롱불 같은 사람이 되려무나 2 file
데보라
2010-02-26 2482
427 아줌마는 하나님 부인이세요? 3
바람과해
2010-02-25 1813
426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어 보세요. 3
바람과해
2010-02-24 2008
425 남자도 그리움에 눈물 흘립니다 6
데보라
2010-02-18 1985
424 내인생에 가을이오면 윤동주 6 file
청풍명월
2010-02-17 2043
423 당신곁에 내리고 싶습니다 3
장길산
2010-02-16 1889
422 옹달샘 같은 친구 2
바람과해
2010-02-15 1758
421 소망성취 하세요...... 3 file
별빛사이
2010-02-13 2334
420 이해인수녀 김수환추기경에 드리는 편지 1
청풍명월
2010-02-10 2131
419 ♣2만5천원의 友情 4
바람과해
2010-02-09 1911
418 ...내 삶에 휴식이 되어주는 이야기 3
데보라
2010-02-09 1618
417 어느95세 어른의수기 4
청풍명월
2010-02-07 2634
416 내 영혼의 반쪽/.. 소울메이트
데보라
2010-02-06 1977
415 재치있는 이발사의 말솜씨 3
데보라
2010-02-06 1942
414 무능한 중 外 / 샤를르 보들레르
琛 淵
2010-02-04 1708
413 이별 동경 / Johann Wolfgang von Goethe 1
琛 淵
2010-02-01 1659
412 어머니의 사랑 2
데보라
2010-01-28 1708
411 ♡ 어느 의사가 말하는 감동 이야기(실화) ♡ 9
데보라
2010-01-24 1786
410 ♡ 겨울나무 편지♡ 2
청풍명월
2010-01-24 1553
409 나는 내가 아닙니다/...어느 40대의 고백 4
데보라
2010-01-21 1815
408 ♡ ...여보게 친구 ...♡ 3
데보라
2010-01-19 1997
407 술 이 란 ? 4 file
청풍명월
2010-01-19 1703
406 늙은 아버지의 질문... 6
데보라
2010-01-18 1826
405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15
데보라
2010-01-11 1920
404 ♣ 눈 내리는 풍경을 보며 / 향일화 3
niyee
2010-01-11 1949
403 ♡ 말은 씨앗과 같습니다 ♡ 6
데보라
2010-01-10 1678
402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 7 file
청풍명월
2010-01-10 1432
401 부부란 이런 거래요.. 1
데보라
2010-01-08 2653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