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2010.11.04 10:24:50 (*.159.49.77)
2704

라면에 얽힌 사연

 

  한국 네티즌본부카페 작성: ← 변조방지표시
 



9월 15일은 아주 소중한 날입니다.
나만 아니라 한국사람 모두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적어도 1963년 이후부터는 그렇습니다.
국경일이냐고요? 당연히 아닙니다.


6.25 전쟁에서 북한에 밀리던 한국군과 UN군이
극적인 북진 기회를 잡은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이자
한국 라면에서 라면이 첫 선을 보인 날입니다.

라면, 라면이라 ..
한국사람 누구나 먹어봤고 저마다 추억이 있을 라면은,
정확하게 ‘인스턴트 라면’은 1963년 9월 15일 태어났습니다.

 

 
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아
한국 사람들 모두가 힘들게 살아가던 1961년 어느 날,
삼양식품(주) 전중윤 사장은 남대문시장을 지나다
배고픈 사람들이 한 그릇에 5원 하는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봅니다.


풍요의 시대를 살아온 요즘 젊은 세대는 꿀꿀이죽을 모릅니다.

전 사장은 고민을 했답니다.
‘저 사람들에게 싸고 배부른 음식을 먹게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 끝에 전 사장은 일본에서 라면을 제조하는 기술을 들여옵니다.


하지만 외화가 없고 국교가 단절됐던 때라
라면을 제조하는 시설을 들여오기는 하늘에 별따기였습니다.

정부가 가진 달러를 민간이 원화로 사던 시절,
한 라인에 6만 달러인 라면 제조시설을 수입하기엔
전 사장도 돈이 부족했고
가난한 정부도 옹색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전 사장은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던
김종필(JP)씨를 찾아갑니다.
“국민들 배 곯리지 말자”는 전 사장의 호소에
당시 나는 새도 떨어트릴 정도의 세도를 가진
JP는 마침 농림부가 가지고 있던 10만 달러 중 5만 달러를
전 사장이 사도록 도와줍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우정은 이후 오랜 세월 이어집니다.

신용장을 열고 전 사장이 일본으로 갔지만
일본의 반응은 냉담했답니다.
일본도 어렵던 시절, 라면 제조시설을 국교도 없는
한국에 선뜻 팔려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여러 곳을 수소문하다 전 사장은
묘조(明星)식품의 오쿠이(奧井) 사장을 만나
한국의 식량 사정을 이야기하며 도와달라고 청합니다.

다음날 대답을 들으러 다시 찾은 전 사장에게
오쿠이 사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 이야기를 듣고 많아 생각했다.
나는 한국에 가본 일이 없고 아직 국교정상화도 안됐지만
한국 전쟁이 일본 경제를 재건해준 셈이다.
당신들은 불행했지만 우리는 한국전쟁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
내가 민간 베이스로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시설도 싼 가격으로 제공하겠다.“


오쿠이 사장은 한 라인에 6만 달러라던 라면 제조시설을
두 라인에 2만 5000달러로 즉석에서
발주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면과 수프의 배합에 관한 일화도 있습니다.
전 사장은 일본 현지에서 라면제작의 전 공정을 배우지만
일본인 기술자들은 끝내 면과 수프의  배합 비율은
가르쳐주지 않더랍니다.


전 사장이 끝내 비율을 못 배우고 서울로 돌아오는 날,
오쿠이 사장은 비서실장을 시켜 공항에서
봉투 하나를 전 사장에게 전해줍니다.
비행기에서 뜯어보라는 그 봉투 안에는
기술자들이 펄펄 뛰며 비밀로 했던
면과 수프의 배합비율이 적혀 있었습니다.

 
가난하고 굶주렸던 국민들의 배를 채워줬던 라면은
이렇게 눈물겨운 사연을 안고
1963년 9월 15일 삼양 ‘치킨라면’이란 이름으로 태어났습니다.
당시 가격이 10원.
식당에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가 30원이고
커피 한 잔이 35원이던 시절이니
저렴한 가격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어렵던 시절, 허기진 배를 채워줬던 ‘제2의 쌀’이던 라면은
이젠 ‘인스턴트 식품’이란 이름으로 구박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6.25의 결정적 전기를 마련했던 인천상륙작전과
국민들의 배를 채워준 라면이 선보인 9월 15일은
풍요로운 오늘, 다시 한번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날입니다.

 
옮긴 글

* 상기 꿀꿀이죽은 잘 아시겠지만 미군부대에서 나온 잔반(미군이 먹다 남은 찌꺼기)에 그당시는 쌀보다 싼 보리를 조금 넣고 개죽처럼 끌인건데 재수가 좋으면 깡통속에 남았던 왕건이라고 하던 고기나 햄 소시지도 좀 나오고 어쩌다 담배꽁초도  나오지만 그당시로는 배를 골턴 우리에게는 맛과영양은 만점짜리 ... 
 
   


댓글
2010.11.05 00:12:39 (*.206.14.145)
여명

참 오랜 이야기 가슴에와 닿습니다.

댓글
2010.11.06 09:50:54 (*.184.73.20)
바닷가

라면에도 일본 회사의 도움이 컸군요.

 

묘조식품의 오쿠이 사장, 우리를 도와준 일본분들....

 

우리는 잊지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가 자랑하는 포항제철도 설립당시 일본 제철회사의 도움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댓글
2010.11.07 10:33:57 (*.159.49.77)
바람과해

여명님 바닷가님 오셔서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일본 오쿠이 사장님 고마운 분이지요

오늘도 좋은일 가득하시고 행복하세요.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아버지의 마음 지금도 몰라 (6)
바람과해
2011.10.17
조회 수 3577
조회 수 6577
조회 수 3634
조회 수 3929
조회 수 3193
제일 좋은 나이는 언제? (7)
데보라
2011.09.24
조회 수 3201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12)
고이민현
2011.09.20
조회 수 3498
어머니...... (7)
데보라
2011.09.04
조회 수 4436
조회 수 4286
사람 잡지 말아요 (9)
데보라
2011.08.26
조회 수 5635
1초 동안 할수 있는 행복한 말 (9)
데보라
2011.08.26
조회 수 5005
뭉개구름/ 박광호
niyee
2011.08.18
조회 수 4955
99세까장 88하게 살려면~~ㅎ (6)
고운초롱
2011.08.06
조회 수 4662
노인 문제 (8)
고이민현
2011.07.25
조회 수 4870
여름비 -詩 김설하 (2)
niyee
2011.07.13
조회 수 5004
자월도에서의 하루 (5)
스카이
2011.07.04
조회 수 5186
조회 수 6505
강화도 가는길... (8)
스카이
2011.06.21
조회 수 5320
기쁨 꽃 / 이해인 (1)
niyee
2011.05.22
조회 수 8300
조회 수 7743
조회 수 8099
세계 최대갑부 록 펠러 이야기 (2)
바람과해
2011.04.04
조회 수 8050
눈물의 축의금 만 삼천원 (3)
바람과해
2011.04.03
조회 수 8117
만원의 행복 (2)
바람과해
2011.03.26
조회 수 7317
아, 지금은 봄 -詩 김설하 (2)
niyee
2011.03.08
조회 수 8197
OZ 204 천사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3)
바람과해
2011.03.05
조회 수 8017
조회 수 5072
거지가 돌려준 것 (1)
바람과해
2011.03.02
조회 수 5740
1달러 11센트로 살 수 있는 것 (4)
바람과해
2011.02.22
조회 수 5306
봄이 오는소리 / 오종순 (3)
niyee
2011.02.18
조회 수 5547
오늘 드디어 꽃샘 바람불다. (1)
누월재
2011.02.16
조회 수 7624
잔잔하고 은은한 사랑 (2)
바람과해
2011.02.14
조회 수 5482
쌓인 피로를 푸시고요~ㅎㅎ (5)
고운초롱
2011.02.08
조회 수 4475
지금쯤 아마도? (2)
고운초롱
2011.02.01
조회 수 4758
부 부 (夫婦)-그대의빈자리-이수진 (1)
바람과해
2011.02.01
조회 수 8736
아름다운 꿈은 생명의 약 (1)
바람과해
2011.01.31
조회 수 5689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 (1)
데보라
2011.01.29
조회 수 4867
조회 수 4696
꽃보다 더 예쁜 꽃은~ (3)
데보라
2011.01.24
조회 수 5270
조회 수 3853
조그만 관심 (1)
바람과해
2011.01.09
조회 수 4248
조회 수 3436
어느노인의 유언장 -----감동글 (3)
청풍명월
2011.01.05
조회 수 4599
♬♪^. 자유 + 평화 = 희망 (3)
코^ 주부
2010.12.31
조회 수 3231
조회 수 3977
3등칸에 탄 슈바이쳐 박사 (2)
바람과해
2010.12.22
조회 수 2930
조회 수 3604
사랑의 약 판매합니다 (3)
바람과해
2010.12.17
조회 수 3133
*^.^*..좋은 이야기 (1)
데보라
2010.12.14
조회 수 4214
어머니는 영원히 아름답다 (4)
데보라
2010.12.12
조회 수 3151
생선 장수 친구의 행복 메시지 (2)
데보라
2010.12.05
조회 수 3188
아버지~..... (2)
데보라
2010.12.05
조회 수 2845
조회 수 2183
조회 수 3282
조회 수 2781
조회 수 2236
다시 가 보는 단풍 여행 (16)
보리피리
2010.11.20
조회 수 2774
말이란? (3)
누월재
2010.11.18
조회 수 2107
얼굴없는 천사 (4)
누월재
2010.11.17
조회 수 2054
꽃인가, 단풍인가? (25)
보리피리
2010.11.16
조회 수 3052
조회 수 2083
항아리 수제비 (4)
바람과해
2010.11.13
조회 수 2887
[좋은생각]구두 한 켤레 (2)
시내
2010.11.10
조회 수 2708
라면에 얽힌 사연 (3)
바람과해
2010.11.04
조회 수 2704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영원히 하라 (1)
바람과해
2010.11.04
조회 수 2633
조회 수 4483
사랑의 빚을 갚는 법 (1)
바람과해
2010.10.30
조회 수 3777
조회 수 4377
조회 수 413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5)
데보라
2010.10.20
조회 수 3614
하나의 양보가 여덟의 즐거움 (2)
데보라
2010.10.16
조회 수 3347
조회 수 3194
조회 수 3066
코끝 찡한 이야기~... (1)
데보라
2010.10.09
조회 수 3884
조회 수 4199
침묵(沈默)의 위대(偉大)함 (1)
바람과해
2010.09.18
조회 수 5672
조회 수 7291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5)
데보라
2010.09.06
조회 수 4568
현명한 처방 (2)
데보라
2010.08.29
조회 수 3530
잘난 척’이 부른 망신? (5)
데보라
2010.08.29
조회 수 4138
사람은 누워 봐야 안다 (1)
데보라
2010.08.29
조회 수 3863
조회 수 3596
조회 수 4247
우유 한 잔의 치료비 (2)
바람과해
2010.08.25
조회 수 4481
조회 수 3645
조회 수 3613
어머니의 빈자리 (4)
데보라
2010.08.07
조회 수 3550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지혜 (2)
바람과해
2010.07.29
조회 수 3215
조회 수 3096
자전거와 소년 (2)
바람과해
2010.07.16
조회 수 3725
아름다운 용서~ (3)
데보라
2010.07.16
조회 수 3275
영화같은 실화 " 인연 " (2)
데보라
2010.07.13
조회 수 3676
행복을 나누는 시간표 (2)
데보라
2010.07.13
조회 수 3401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