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늙음에 대하여

오작교 1387

0


늙음에 대하여 / 신달자


그를 애타게 기다린 적이 있었다.
스무살때는 열손가락 활활타는 불꽃때문에
임종에 가까운 그를 기다렸고
내 나이 농익은 삼십대에는
생살을 좍찢는 고통때문에
나는 마술처럼 하얗게 늙고 싶었다

욕망의 잔고는 모두 반납하라
하늘의 벽력같은 명령이 떨어지면
내내 엎드리며
있는 피는 모조리 짜주고 싶었다

피의 속성은 뜨거운 것인지
그 캄캄한 세월속에도
실수로 흘린 내피는 놀랍도록 붉었었다

나의 정열을 소각하라 전소하라
말끔히 잿가루도 씻어 내려라
미루지 마라

나의 항의 나의 절규는
전달이 늦었다
20년 내내 전갈을 보냈으나
이제 겨우 떠났다는 소식이 당도했다

이젠 마음을 바꾸려는
그 즈음에..

공유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34657
공지 카페 등에서 퍼온글의 이미지 등을 끊김이 없이 올리는 방법 오작교 10.07.18.20:20 84974
공지 이 방은 고운초롱님께서 관리하시는 곳입니다. 18 오작교 07.06.19.11:27 85601
47
normal
오작교 05.05.04.15:40 1467
46
normal
좋은느낌 05.05.03.19:03 1692
45
normal
오작교 05.05.03.08:54 1296
44
normal
오작교 05.05.02.20:33 1112
43
normal
좋은느낌 05.04.28.18:06 1579
42
normal
오작교 05.04.28.14:38 1514
normal
오작교 05.04.28.09:36 1387
40
normal
오작교 05.04.27.23:17 1229
39
normal
오작교 05.04.27.23:09 1328
38
normal
오작교 05.04.27.22:22 1236
37
normal
좋은느낌 05.04.23.21:44 1364
36
normal
오작교 05.04.23.11:13 1476
35
normal
오작교 05.04.23.10:54 1348
34
normal
좋은느낌 05.04.22.13:12 1265
33
normal
고등어 05.04.20.21:54 1305
32
normal
오작교 05.04.20.08:15 1485
31
normal
좋은느낌 05.04.19.09:17 1387
30
normal
좋은느낌 05.04.18.09:50 1409
29
normal
오작교 05.04.15.09:32 1644
28
normal
좋은느낌 05.04.15.09:28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