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조금은 덜 슬픈 꽃으로 피지 그랬습니까

보낼 수 없는 사람을 보내던 날

닦아내도 닦아내도
다시 피어나던 눈물 꽃을 기억합니다.

다시는 안부도 묻지 말라던
그 냉담한 눈빛이 무서워가 아니라

삼켜도 삼켜도 내 뱉아 그리울 이름이란 걸
미리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대,
어디서든 안녕할 걸 알지만

이런 나,
어디서도 안녕하지 못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 알고 감히
그대 이름 삼켜보았습니다.

보낼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놓았을 때
이미 내 몸엔

눈물 먹고 흐드러진
눈물꽃 천지였는데

알고도 삼킨 그대 이름이 목에 걸려
죽을 만큼 아팠습니다.

빛고운 수국 같은 그대가
빛아린 슬픔으로

내 가슴에 피어나던 그 날 이후
줄곧 나는 그렇게 살았습니다.

눈물 꽃
처음 피던 그 날 이후


아프지 않아도 되는 날조차
그렇게
많이도 아팠습니다.

그런 그대,
눈물이 밥이 아닌
기억이라도 먹고살게


조금은 덜
슬픈 꽃으로 피지 그랬습니까...

지내고 보면 모두가 그리운 것 뿐인데

그때는 뼈를 녹일 것 같은 아픔이며
슬픔이였을 지라도 이제 지나고 보니
그것마저도 가끔은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견디고 살았던가 싶을 만치
힘들고 어려웠던 일도
지금 조용히 눈을 감고 그때를 추억하다 보면

더욱 생생하고 애틋한 그리움으로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고통스러운 삶의 질곡에 서있다 할지라도
결코 이겨내지 못할 일은
없다는 뜻이 아닐런지요?

가진 것의 조금을 잃었을 뿐인데
자신의 전부를 잃었다고 절망하는 것은

남이 가지지 못한 것이 보이지 아니함이요
남이가진 것과 비교해
조금 덜 가짐에서 오는 욕심이지요.

비워야할 것을 비우지 못한
허욕 때문이나
포기와 버림에 익숙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기로에 서있는 사람들의 자기실현은
참으로 소박합니다.

비록 평생 일어서지 못한다 할지라도
살아 숨 쉬고 있음 그 하나가
간절한 자기실현의 목표가 되고

살아 있음 그 하나만으로도
더없는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이들을 보게 됩니다.

남의 가슴에 들어 박혀 있는 큰 아픔 보다
내 손끝에 작은 가시의 찔림이 더 아픈 것이기에
다른 이의 아픔의 크기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더 이상 자신만의 생각과 판단으로
스스로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는 일은 말아야 합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았고
후회와 한탄으로 가득한
시간 이였을 지라도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새 날의
새로운 소망이 있기에
더 이상은 흘려보낸 시간들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 두려하지 마십시요.

아픔없이 살아온 삶이 없듯이
시간 속에 무디어지지 않는
아픔도 없습니다.

세상을 다 잃은듯한
아픔과 슬픔 마져도
진정 그리울 때가 있답니다.

지금의 힘겨움
또 어디쯤에선가 그리워하게 될지..
살아온 시간들속에 참 많이도 격은
경험으로 분명하답니다.

주저앉고 싶었고
생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의 고통
한두 번쯤 우리 곁을 스쳐갔습니다.

사는 일이 이런 것이라며
주어진 고통의 터널을
헤쳐 나가려 안간힘 쓰던 때에는

지금보다는 패기가 있어 좋았고
당당함이 있어 좋았답니다.

그 어려움의 시간들을
좋았다라고 표현할수 있는건
지금에 없는 젊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는 일은 지나간 것에는 모두가
그리운가 봅니다.

이별의 고통 마져도
시간속에 아름다움으로 승화 할수있으니
시간은, 세월은 약 인가봐요.

지금 너무 힘들어 하지말아요.



가슴을 파고드는 현실의 비수가
우리삶 어디쯤에서
둥글게 닳아져 있을테니까요


댓글
2008.10.02 15:29:40 (*.126.67.160)
尹敏淑
꽃이란 꽃은 이곳에 다 있군요.
아름다운꽃 감상 잘했습니다.
댓글
2008.10.03 01:45:04 (*.137.246.235)
An
아름다운 꽃에
꽃만큼 아름다운 글에
또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 가사에

하하하~~~
사랑.. 좋지요.
가슴에 사랑이 없으면
삶을 살아갈 수가 없으니 말이지요.

어제, 자살을 했다는
어느 연예인의 소식을 보고
가슴이 찢기워져 나가는 듯
아팠답니다.

악한 마음에게 사랑이
침식을 당해서는 안되는데...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아프고 슬픈마음
그렇게 보듬어 주면서 살아요, 우리...

사랑합니다, 보름달님!*
댓글
2008.10.03 08:42:26 (*.175.39.15)
보름달
윤민숙님~저도 님의 혼이 담긴 사진들에 빠져 드는 시간 많답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2008.10.03 08:54:18 (*.175.39.15)
보름달
An님 오랜만이군요? 어디 아프셨던것은 아니지요?
언제나 밝은 님이 그리웠습니다.
떠나는 사람이야 오죽했겠습니까마는 남겨진 자식들은 어쩌라고 하는 생각에
꼭 남의 일같지 않아 어제 하루 내내 울적한 기분이었습니다.
살면서 죽고 싶다는 맘 한번씩이라도 가져 본 사람들 많을지라도,
책임과 의무, 남겨진 사람들에게 줄 상처까지 생각해서 참고 살아야 하는것을 말이지요.
An님의 말씀대로 우리 모두에게 있는 따스한 맘, 사랑을 베풀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인생 길

어디쯤 왔을까? 고개 돌려 뒤돌아본길
한참을 온것 같은데...
아직도 쉬지 않고 가야할 기나긴 여로
내가 왜 왔는가 지금의 나는 무엇인가
자신에 질문을 던지며...
발걸음 멈춰서 상념에 잠긴 인생길
생명의 존재...의미를 부여해 본다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안고 가야할 고행길
서로 의지하고동행하며 함께가야할
멀고도 머언 인생길

댓글
2008.10.12 00:21:55 (*.202.139.91)
Ador
언제나 처럼, 고운 꽃 속에 아픔을 숨긴 글이군요~
얼마나 절절하였으면, 기억이라도 먹고 살게
조금은 덜 슬픈 꽃으로 피어나라 하였겠는지.....

읽어 내려오는 시어들 마다 가슴을 옥죄어
큰 숨도 잊고 있었습니다.

감상, 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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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2008-09-08 2008-09-08 12:42
 
4 내 그리운 사람에게 (외2편) / 이재현
산들애
1062   2008-09-08 2008-09-08 12:39
 
3 초롱이 마자주글각오루 왔으니깐...모~ㅎ 15
고운초롱
1359   2008-09-08 2008-09-08 09:49
 
2 가장 아름다운 가위.바위.보
보름달
1068   2008-09-08 2008-09-08 09:23
 
1 수백만 개의 거울 21
An
1652   2008-09-07 2008-09-07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