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윤상철
2008.10.03 23:49:07 (*.25.245.33)
829
7 / 0



- 엄마 친구 -

저녁 무렵,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한 여자아이가 동생 둘을 데리고 들어왔다. 

초라한 차림의 아이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주방에서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아저씨, 자장면 두 개만 주세요."
"언니는 왜 안 먹어?" 
"나는 지금 배 아파서 못 먹어. 
오늘은 네 생일이니까 맛있게 먹어."
큰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남동생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아이의 여동생은 건너편 테이블에서 엄마, 
아빠랑 저녁을 먹고 있는 
제 또래의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영선이 주방에서 급히 나왔다. 
그녀는 한참 동안 아이들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너 혹시 인혜 아니니? 인혜 맞지?"
"네, 맞는데요.." 

영선의 갑작스런 물음에 아이는 어리둥절해했다. 

"엄마 친구야, 나 모르겠니? 영선이 아줌마..."
"......." 

얼굴을 서로 바라볼 뿐 아이들은 말이 없었다. 

"한 동네에 살았었는데, 
네가 어릴 때라서 기억이 잘 안나는 모양이구나. 
그나저나 엄마, 아빠 없이 어떻게들 사니?"

그녀는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어루만져 주었다. 
그제야 기억이 난 듯 굳어 있던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줌마가 맛있는 거 해다 줄게." 

영선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자장면 세 그릇과 탕수육 한 접시를 내왔다. 

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 
그녀는 내내 흐뭇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 가라. 차 조심하구...
자장면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알았지?"

"네."

영선은 문 앞에 서서 아이들이 저만큼 걸어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가고 난 뒤 영선의 남편이 영선에게 물었다. 

"누구 집 애들이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나는데."
"사실은, 저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음식을 그냥 주면 
아이들이 상처받을지도 모르잖아요. 
엄마 친구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 올 수도 있고 해서..." 

"그랬군, 그런데 아이들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주방 바로 앞이라 안에까지 다 들리더라구요."

"이름까지 알고 있어서 나는 진짜로 아는 줄 알았지."

"오늘이 남동생 생일이었나 봐요.
 자기는 먹고 싶어도 참으면서 동생들만 
시켜 주는 모습이 어찌나 안 돼 보이던지..."

상처를 주지 않고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소리 없이 아픔을 감싸 준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댓글
2008.10.04 11:38:20 (*.27.111.109)
고이민현
영선 아줌마 !
福을 억수루 받을끼요.
머지않아 자장면집이
사천요리집으로 번창할때
탕수육 팔보채 먹으로 갈께요.
돈은 드릴게유.........ㅎㅎㅎ
윤 총무님 소리가 안 나와
무슨 노래인지 궁금 하네요.
댓글
2008.10.04 15:42:54 (*.25.245.33)
윤상철
고이민현님
잘 나오는데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지금막 출발 합니다
댓글
2008.10.04 19:08:37 (*.2.244.224)
여명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다워 맘이 짠 합니다.
나두 음악이 안나오는데요.
댓글
2008.10.05 02:43:06 (*.228.89.207)
감로성
지혜로운 영선씨의 사랑을 배워야 겠군요.
따뜻한 이야기 고맙습니다.
음악은 아직도 안 나옵니다.
저도 윤상철님의 음악이 엄청 궁금합니다.
짜장면도 너무 먹고 싶어라~~
댓글
2008.10.05 23:12:17 (*.53.5.119)
별빛사이
또 하나의 사랑을 배웁니다....
댓글
2008.10.05 23:31:01 (*.27.111.109)
고이민현
지금 열어보니 음악이
흐르고 있네요.
감사 합니다.
댓글
2008.10.06 08:51:14 (*.140.50.64)
은하수
깊어가는 가을 조용한 음률과
담아야할 지혜의 글에 머물러
한참~ 제 마음속을 들여다 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08.10.06 05:30:28 (*.228.89.207)
감로성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만큼이나
아름다운 음악이군요.
감사하게 듣습니다.
그런데 곡명이...
아~ 한곡이 아니네요.ㅎㅎ

감사합니다.
댓글
2008.10.08 10:56:03 (*.170.200.132)
발전
참 감동적인 글이네요
저도 저렇게 어려운 이웃을 보면 자장면집 주인아줌마 처럼 베풀며 살아가야 할텐데....
아침부터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번호
제목
글쓴이
100 희망을 노래하는 작별 1
산들애
675   2008-11-12 2008-11-12 13:07
 
99 짝사랑 1
산들애
689   2008-11-12 2008-11-12 13:04
 
98 ♣ 고엽(故葉) -詩 김설하 2
niyee
695   2008-11-11 2008-11-11 11:51
 
97 귀한 인연은 스스로 만든다 22
An
1222   2008-11-10 2008-11-10 08:49
 
96 SK 이만수와 오바마 미대통령 당선자와의 인연 4
한일
769   2008-11-09 2008-11-09 08:15
 
95 지치지 않는 사랑(놓으면 자유(自由)요 집착함은 노예(奴隸)다...) 6
보름달
786   2008-11-08 2008-11-08 11:39
 
94 ♣ 안개비 내리는 가을 새벽 / 조용순 2
niyee
627   2008-11-07 2008-11-07 11:33
 
93 살아갈 날이 더 많기에 4
장길산
821   2008-11-07 2008-11-07 10:52
 
92 심장의 사랑 2
보름달
980   2008-11-06 2008-11-06 11:46
 
91 쉽게 잊혀질 사랑이 아닙니다 2
보름달
761   2008-11-05 2008-11-05 10:21
 
90 선택이란...... 19
오작교
1193   2008-11-05 2010-01-18 14:35
 
89 ② 추자도를 다녀와서...... 3
발전
807   2008-11-04 2008-11-04 22:52
 
88 ① 추자도를 다녀와서..... 5
발전
853   2008-11-04 2008-11-04 09:10
 
87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고 있나요, 6
보름달
1019   2008-11-02 2008-11-02 17:15
 
86 ♣ 눈감아도 보이는 그대 -詩 김설하 3
niyee
1044   2008-11-01 2008-11-01 14:01
 
85 사랑해서 이토록 아프다면... 13
장길산
869   2008-10-31 2008-10-31 16:43
 
84 인생에서 꼭 필요한 5가지 "끈" 4
야달남
851   2008-10-31 2008-10-31 13:17
 
83 2008년 시월의 마지막 밤에 9
달마
929   2008-10-31 2008-10-31 00:01
 
82 걸림돌과 디딤돌 6
윤상철
806   2008-10-30 2008-10-30 09:58
 
81 To you...이별이 가슴 아픈 까닭 2
보름달
876   2008-10-29 2008-10-29 10:15
 
80 죽을만큼 사랑했노라 말하고 싶어 2
보름달
1173   2008-10-28 2008-10-28 10:33
 
79 사랑의 7단계‏ 6
장길산
787   2008-10-26 2008-10-26 22:51
 
78 ♣ 가을 산책길에서 / 이재현 1
niyee
697   2008-10-26 2008-10-26 13:31
 
77 단 한사람을 사랑할수 있는 심장 2
보름달
856   2008-10-25 2008-10-25 08:27
 
76 울 허정님의 생일을 추카추카 해주세요^^ 7
고운초롱
846   2008-10-24 2008-10-24 09:01
 
75 가을과 함께 찾아온 그리움 하나 (인연) 2
보름달
815   2008-10-23 2008-10-23 10:14
 
74 가을비 내리는날 우산속은 쓸쓸.... 5
붕어빵
781   2008-10-23 2008-10-23 07:20
 
73 어느어머니의 이야기 1
윤상철
745   2008-10-22 2008-10-22 14:09
 
72 고운초롱님~ 축하합니다!! 21
장길산
979   2008-10-21 2008-10-21 15:28
 
71 ♣ 당신을 보내고 ~ 박만엽(낭송 한송이) 2
niyee
701   2008-10-21 2008-10-21 12:32
 
70 그리움의 간격 3
장길산
742   2008-10-20 2008-10-20 11:10
 
69 내가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5
보름달
977   2008-10-19 2008-10-19 22:36
 
68 가슴에 담아 두고 싶은 글 6
보름달
805   2008-10-17 2008-10-17 18:58
 
67 幕(적막)/귀암 김정덕
산들애
630   2008-10-16 2008-10-16 21:19
 
66 이가을사랑하고싶습니다 1
산들애
661   2008-10-16 2008-10-16 21:15
 
65 가을의 기도 정창화 1
산들애
698   2008-10-16 2008-10-16 21:13
 
64 내 가슴 한쪽에 2
보름달
751   2008-10-14 2008-10-14 19:56
 
63 당신도 같은 생각이길 바랍니다 4
보름달
822   2008-10-13 2008-10-13 21:51
 
62 바람 저편에 서면..... 15
尹敏淑
893   2008-10-13 2008-10-13 20:34
 
61 유머(3)^^ 4
장길산
924   2008-10-12 2008-10-12 14:57
 
60 가슴에 소중함 하나 묻어두고 4
보름달
791   2008-10-11 2008-10-11 14:32
 
59 이광재 시 1
산들애
679   2008-10-11 2008-10-11 13:02
 
58 가을엽서,안도현 1
산들애
1003   2008-10-11 2008-10-11 12:58
 
57 나그대를위하여 ,이채 1
산들애
727   2008-10-11 2008-10-11 12:48
 
56 가슴으로 하는 사랑 6
보름달
789   2008-10-10 2008-10-10 10:22
 
55 우리는 마음부터 만났습니다 12
달마
1078   2008-10-10 2008-10-10 01:18
 
54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4
장길산
773   2008-10-09 2008-10-09 12:09
 
53 [영상기획(39)]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2
산들애
697   2008-10-09 2008-10-09 11:13
 
52 12선 詩人의香氣 멀티포엠 전자시집 2
산들애
697   2008-10-09 2008-10-09 11:06
 
51 낚시는 내인생 3
발전
835   2008-10-08 2008-10-08 21:24
 
50 인연이 아닌줄 알면서도.... 4
보름달
1175   2008-10-07 2008-10-07 14:40
 
49 ♣ 나뭇잎의 일생 / 박광호 4
niyee
874   2008-10-07 2008-10-07 13:54
 
48 나의 사랑 천년이 흘러도 4
보름달
864   2008-10-06 2008-10-06 17:39
 
47 이별이슬픈날 1
산들애
707   2008-10-05 2008-10-05 13:58
 
46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신다면... 6
보름달
947   2008-10-04 2008-10-04 12:54
 
엄마친구 9
윤상철
829 7 2008-10-03 2008-10-03 23:49
- 엄마 친구 - 저녁 무렵,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한 여자아이가 동생 둘을 데리고 들어왔다. 초라한 차림의 아이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주방에서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아저씨, 자장면 두 개만 주세요." "언니는 왜 안 먹어?" "나는 지금...  
44 October 기도 10
은하수
806   2008-10-02 2008-10-02 11:12
 
43 조금은 덜 슬픈 꽃으로 피지 그랬습니까. 5
보름달
831   2008-10-02 2008-10-02 10:48
 
42 초가을 맞은 진안 구봉산 5
장길산
1557   2008-10-01 2008-10-01 15:41
 
41 ★2007 Spring Best MutiPoem 1
산들애
727   2008-10-01 2014-06-25 21:53
 
40 인생, 그것은 만남 4
달마
1126   2008-10-01 2008-10-01 13:01
 
39 중년은 그리움의 시작이다. 4
보름달
894   2008-09-29 2008-09-29 12:47
 
38 가을 운동회 3
발전
975   2008-09-28 2008-09-28 21:40
 
37 여자와 어머니 4
보름달
848   2008-09-26 2008-09-26 21:56
 
36 자작나무이야기,양현주 2
산들애
797   2008-09-26 2008-09-26 16:42
 
35 서희 글: 아름다운 메세지3편 1
산들애
701   2008-09-26 2008-09-26 16:23
 
34 달빛ㅡ글;조흔파(노래;박인수) 8
은하수
880   2008-09-25 2008-09-25 22:52
 
33 당신과 나의 만남 11
장길산
913   2008-09-25 2008-09-25 16:07
 
32 가까운 사이일수록 ..... 7
별빛사이
873   2008-09-25 2008-09-25 11:15
 
31 텔레비젼에 제가 나왔시유~~~ 32
尹敏淑
1090   2008-09-24 2012-05-23 15:36
 
30 아무나 잡는 다는 가을 감성돔이 왜 나한테는 이리도 안 잡혀주나..... 7
발전
820   2008-09-24 2008-09-24 17:47
 
29 아직까지, 돋보기 끼고 신문 보십니까? 8
윤상철
865   2008-09-22 2008-09-22 21:17
 
28 ♣ 가을타는 날의 그리움 / 詩 이재현 2
niyee
700   2008-09-22 2008-09-22 16:33
 
27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5
보름달
839   2008-09-21 2008-09-21 15:00
 
26 행복한 바이러스^^** 4
화백
758   2008-09-21 2008-09-21 12:52
 
25 누구나 한 번은 목숨을 건 사랑을 꿈꾼다 2
보름달
828   2008-09-20 2008-09-20 09:56
 
24 인연 11
장길산
823   2008-09-19 2008-09-19 15:29
 
23 너에게만 줄게 2
산들애
694   2008-09-19 2008-09-19 13:32
 
22 좋은것은 비밀입니다 4
보름달
768   2008-09-18 2008-09-18 20:00
 
21 그리울 때가 더 아름다운사랑 1
산들애
720   2008-09-18 2008-09-18 13:16
 
20 9월이 오면/한지희 1
산들애
806   2008-09-18 2008-09-18 13:06
 
19 회원님들 추석은 잘 보내셨습니까? 3
발전
754   2008-09-17 2008-09-17 20:19
 
18 한 목숨 다 바쳐 사랑해도 좋을 이 2
보름달
838   2008-09-16 2008-09-16 08:50
 
17 돈이 말했답니다 - 5
보름달
807   2008-09-15 2008-09-15 10:25
 
16 부활절 날개 4
동행
818   2008-09-14 2008-09-14 08:56
 
15 따뜻한 마음으로 손잡아 주세요 2
장길산
728   2008-09-13 2008-09-13 15:38
 
14 가을에는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 1
야달남
699   2008-09-13 2008-09-13 10:41
 
13 아름다운 사랑으로 꽃피게 하소서...
보름달
623   2008-09-13 2008-09-13 07:16
 
12 입보다 귀를 상석에앉혀라, 혀에는 뼈가 없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라 6
보름달
780   2008-09-12 2008-09-12 09:06
 
11 20년 후에도 우린..... 6
발전
964   2008-09-11 2008-09-11 17:24
 
10 오! 밤이여/시현 8
동행
843   2008-09-11 2008-09-11 14:11
 
9 호롱불 같은 사람이 되려므나 8
보름달
879   2008-09-11 2008-09-11 09:28
 
8 오늘 살아서 나누는 사랑 10
장길산
912   2008-09-10 2008-09-10 12:34
 
7 그대에게 띄우는 가을 편지.. 8
은하수
820   2008-09-10 2008-09-10 03:07
 
6 아름다운 시냇물 소리 9
보름달
793   2008-09-09 2008-09-09 10:41
 
5 개울의 思索 / 김준태 1
산들애
702   2008-09-08 2008-09-08 12:42
 
4 내 그리운 사람에게 (외2편) / 이재현
산들애
638   2008-09-08 2008-09-08 12:39
 
3 초롱이 마자주글각오루 왔으니깐...모~ㅎ 15
고운초롱
927   2008-09-08 2008-09-08 09:49
 
2 가장 아름다운 가위.바위.보
보름달
627   2008-09-08 2008-09-08 09:23
 
1 수백만 개의 거울 21
An
1194   2008-09-07 2008-09-07 19:56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