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윤상철
2008.10.03 23:49:07 (*.25.245.33)
1388
7 / 0



- 엄마 친구 -

저녁 무렵,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한 여자아이가 동생 둘을 데리고 들어왔다. 

초라한 차림의 아이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주방에서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아저씨, 자장면 두 개만 주세요."
"언니는 왜 안 먹어?" 
"나는 지금 배 아파서 못 먹어. 
오늘은 네 생일이니까 맛있게 먹어."
큰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남동생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아이의 여동생은 건너편 테이블에서 엄마, 
아빠랑 저녁을 먹고 있는 
제 또래의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영선이 주방에서 급히 나왔다. 
그녀는 한참 동안 아이들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너 혹시 인혜 아니니? 인혜 맞지?"
"네, 맞는데요.." 

영선의 갑작스런 물음에 아이는 어리둥절해했다. 

"엄마 친구야, 나 모르겠니? 영선이 아줌마..."
"......." 

얼굴을 서로 바라볼 뿐 아이들은 말이 없었다. 

"한 동네에 살았었는데, 
네가 어릴 때라서 기억이 잘 안나는 모양이구나. 
그나저나 엄마, 아빠 없이 어떻게들 사니?"

그녀는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어루만져 주었다. 
그제야 기억이 난 듯 굳어 있던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줌마가 맛있는 거 해다 줄게." 

영선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자장면 세 그릇과 탕수육 한 접시를 내왔다. 

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 
그녀는 내내 흐뭇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 가라. 차 조심하구...
자장면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알았지?"

"네."

영선은 문 앞에 서서 아이들이 저만큼 걸어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가고 난 뒤 영선의 남편이 영선에게 물었다. 

"누구 집 애들이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나는데."
"사실은, 저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음식을 그냥 주면 
아이들이 상처받을지도 모르잖아요. 
엄마 친구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 올 수도 있고 해서..." 

"그랬군, 그런데 아이들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주방 바로 앞이라 안에까지 다 들리더라구요."

"이름까지 알고 있어서 나는 진짜로 아는 줄 알았지."

"오늘이 남동생 생일이었나 봐요.
 자기는 먹고 싶어도 참으면서 동생들만 
시켜 주는 모습이 어찌나 안 돼 보이던지..."

상처를 주지 않고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소리 없이 아픔을 감싸 준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댓글
2008.10.04 11:38:20 (*.27.111.109)
고이민현
영선 아줌마 !
福을 억수루 받을끼요.
머지않아 자장면집이
사천요리집으로 번창할때
탕수육 팔보채 먹으로 갈께요.
돈은 드릴게유.........ㅎㅎㅎ
윤 총무님 소리가 안 나와
무슨 노래인지 궁금 하네요.
댓글
2008.10.04 15:42:54 (*.25.245.33)
윤상철
고이민현님
잘 나오는데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지금막 출발 합니다
댓글
2008.10.04 19:08:37 (*.2.244.224)
여명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다워 맘이 짠 합니다.
나두 음악이 안나오는데요.
댓글
2008.10.05 02:43:06 (*.228.89.207)
감로성
지혜로운 영선씨의 사랑을 배워야 겠군요.
따뜻한 이야기 고맙습니다.
음악은 아직도 안 나옵니다.
저도 윤상철님의 음악이 엄청 궁금합니다.
짜장면도 너무 먹고 싶어라~~
댓글
2008.10.05 23:12:17 (*.53.5.119)
별빛사이
또 하나의 사랑을 배웁니다....
댓글
2008.10.05 23:31:01 (*.27.111.109)
고이민현
지금 열어보니 음악이
흐르고 있네요.
감사 합니다.
댓글
2008.10.06 08:51:14 (*.140.50.64)
은하수
깊어가는 가을 조용한 음률과
담아야할 지혜의 글에 머물러
한참~ 제 마음속을 들여다 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08.10.06 05:30:28 (*.228.89.207)
감로성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만큼이나
아름다운 음악이군요.
감사하게 듣습니다.
그런데 곡명이...
아~ 한곡이 아니네요.ㅎㅎ

감사합니다.
댓글
2008.10.08 10:56:03 (*.170.200.132)
발전
참 감동적인 글이네요
저도 저렇게 어려운 이웃을 보면 자장면집 주인아줌마 처럼 베풀며 살아가야 할텐데....
아침부터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번호
제목
글쓴이
100 희망을 노래하는 작별 1
산들애
2008-11-12 1204
99 짝사랑 1
산들애
2008-11-12 1198
98 ♣ 고엽(故葉) -詩 김설하 2
niyee
2008-11-11 1209
97 귀한 인연은 스스로 만든다 22
An
2008-11-10 1794
96 SK 이만수와 오바마 미대통령 당선자와의 인연 4
한일
2008-11-09 1294
95 지치지 않는 사랑(놓으면 자유(自由)요 집착함은 노예(奴隸)다...) 6
보름달
2008-11-08 1294
94 ♣ 안개비 내리는 가을 새벽 / 조용순 2
niyee
2008-11-07 1135
93 살아갈 날이 더 많기에 4
장길산
2008-11-07 1391
92 심장의 사랑 2
보름달
2008-11-06 1567
91 쉽게 잊혀질 사랑이 아닙니다 2
보름달
2008-11-05 1268
90 선택이란...... 19
오작교
2008-11-05 1787
89 ② 추자도를 다녀와서...... 3
발전
2008-11-04 1350
88 ① 추자도를 다녀와서..... 5
발전
2008-11-04 1448
87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고 있나요, 6
보름달
2008-11-02 1561
86 ♣ 눈감아도 보이는 그대 -詩 김설하 3
niyee
2008-11-01 1638
85 사랑해서 이토록 아프다면... 13
장길산
2008-10-31 1463
84 인생에서 꼭 필요한 5가지 "끈" 4
야달남
2008-10-31 1416
83 2008년 시월의 마지막 밤에 9
달마
2008-10-31 1514
82 걸림돌과 디딤돌 6
윤상철
2008-10-30 1339
81 To you...이별이 가슴 아픈 까닭 2
보름달
2008-10-29 1423
80 죽을만큼 사랑했노라 말하고 싶어 2
보름달
2008-10-28 1748
79 사랑의 7단계‏ 6
장길산
2008-10-26 1338
78 ♣ 가을 산책길에서 / 이재현 1
niyee
2008-10-26 1209
77 단 한사람을 사랑할수 있는 심장 2
보름달
2008-10-25 1412
76 울 허정님의 생일을 추카추카 해주세요^^ 7
고운초롱
2008-10-24 1406
75 가을과 함께 찾아온 그리움 하나 (인연) 2
보름달
2008-10-23 1394
74 가을비 내리는날 우산속은 쓸쓸.... 5
붕어빵
2008-10-23 1269
73 어느어머니의 이야기 1
윤상철
2008-10-22 1241
72 고운초롱님~ 축하합니다!! 21
장길산
2008-10-21 1535
71 ♣ 당신을 보내고 ~ 박만엽(낭송 한송이) 2
niyee
2008-10-21 1208
70 그리움의 간격 3
장길산
2008-10-20 1256
69 내가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5
보름달
2008-10-19 1551
68 가슴에 담아 두고 싶은 글 6
보름달
2008-10-17 1392
67 幕(적막)/귀암 김정덕
산들애
2008-10-16 1141
66 이가을사랑하고싶습니다 1
산들애
2008-10-16 1159
65 가을의 기도 정창화 1
산들애
2008-10-16 1201
64 내 가슴 한쪽에 2
보름달
2008-10-14 1244
63 당신도 같은 생각이길 바랍니다 4
보름달
2008-10-13 1372
62 바람 저편에 서면..... 15
尹敏淑
2008-10-13 1441
61 유머(3)^^ 4
장길산
2008-10-12 1486
60 가슴에 소중함 하나 묻어두고 4
보름달
2008-10-11 1384
59 이광재 시 1
산들애
2008-10-11 1206
58 가을엽서,안도현 1
산들애
2008-10-11 1567
57 나그대를위하여 ,이채 1
산들애
2008-10-11 1230
56 가슴으로 하는 사랑 6
보름달
2008-10-10 1324
55 우리는 마음부터 만났습니다 12
달마
2008-10-10 1688
54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4
장길산
2008-10-09 1296
53 [영상기획(39)]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2
산들애
2008-10-09 1222
52 12선 詩人의香氣 멀티포엠 전자시집 2
산들애
2008-10-09 1206
51 낚시는 내인생 3
발전
2008-10-08 1404
50 인연이 아닌줄 알면서도.... 4
보름달
2008-10-07 1769
49 ♣ 나뭇잎의 일생 / 박광호 4
niyee
2008-10-07 1446
48 나의 사랑 천년이 흘러도 4
보름달
2008-10-06 1444
47 이별이슬픈날 1
산들애
2008-10-05 1223
46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신다면... 6
보름달
2008-10-04 1513
엄마친구 9
윤상철
2008-10-03 1388
44 October 기도 10
은하수
2008-10-02 1383
43 조금은 덜 슬픈 꽃으로 피지 그랬습니까. 5
보름달
2008-10-02 1409
42 초가을 맞은 진안 구봉산 5
장길산
2008-10-01 2127
41 ★2007 Spring Best MutiPoem 1
산들애
2008-10-01 1280
40 인생, 그것은 만남 4
달마
2008-10-01 1714
39 중년은 그리움의 시작이다. 4
보름달
2008-09-29 1486
38 가을 운동회 3
발전
2008-09-28 1559
37 여자와 어머니 4
보름달
2008-09-26 1426
36 자작나무이야기,양현주 2
산들애
2008-09-26 1385
35 서희 글: 아름다운 메세지3편 1
산들애
2008-09-26 1213
34 달빛ㅡ글;조흔파(노래;박인수) 8
은하수
2008-09-25 1450
33 당신과 나의 만남 11
장길산
2008-09-25 1500
32 가까운 사이일수록 ..... 7
별빛사이
2008-09-25 1435
31 텔레비젼에 제가 나왔시유~~~ 32
尹敏淑
2008-09-24 1838
30 아무나 잡는 다는 가을 감성돔이 왜 나한테는 이리도 안 잡혀주나..... 7
발전
2008-09-24 1403
29 아직까지, 돋보기 끼고 신문 보십니까? 8
윤상철
2008-09-22 1477
28 ♣ 가을타는 날의 그리움 / 詩 이재현 2
niyee
2008-09-22 1226
27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5
보름달
2008-09-21 1439
26 행복한 바이러스^^** 4
화백
2008-09-21 1277
25 누구나 한 번은 목숨을 건 사랑을 꿈꾼다 2
보름달
2008-09-20 1404
24 인연 11
장길산
2008-09-19 1394
23 너에게만 줄게 2
산들애
2008-09-19 1215
22 좋은것은 비밀입니다 4
보름달
2008-09-18 1292
21 그리울 때가 더 아름다운사랑 1
산들애
2008-09-18 1321
20 9월이 오면/한지희 1
산들애
2008-09-18 1425
19 회원님들 추석은 잘 보내셨습니까? 3
발전
2008-09-17 1337
18 한 목숨 다 바쳐 사랑해도 좋을 이 2
보름달
2008-09-16 1413
17 돈이 말했답니다 - 5
보름달
2008-09-15 1391
16 부활절 날개 4
동행
2008-09-14 1385
15 따뜻한 마음으로 손잡아 주세요 2
장길산
2008-09-13 1276
14 가을에는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 1
야달남
2008-09-13 1245
13 아름다운 사랑으로 꽃피게 하소서...
보름달
2008-09-13 1165
12 입보다 귀를 상석에앉혀라, 혀에는 뼈가 없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라 6
보름달
2008-09-12 1372
11 20년 후에도 우린..... 6
발전
2008-09-11 1545
10 오! 밤이여/시현 8
동행
2008-09-11 1442
9 호롱불 같은 사람이 되려므나 8
보름달
2008-09-11 1497
8 오늘 살아서 나누는 사랑 10
장길산
2008-09-10 1535
7 그대에게 띄우는 가을 편지.. 8
은하수
2008-09-10 1423
6 아름다운 시냇물 소리 9
보름달
2008-09-09 1394
5 개울의 思索 / 김준태 1
산들애
2008-09-08 1255
4 내 그리운 사람에게 (외2편) / 이재현
산들애
2008-09-08 1202
3 초롱이 마자주글각오루 왔으니깐...모~ㅎ 15
고운초롱
2008-09-08 1529
2 가장 아름다운 가위.바위.보
보름달
2008-09-08 1207
1 수백만 개의 거울 21
An
2008-09-07 1836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