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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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접(蝴蝶)
가을 바람이 부니까 호접이 날지 않는다.
가을 바람이 해조(海潮)같이 불어와서
울 안에 코스모스가 구름처럼 쌓였어도
호접 한 마리도 날아오지 않는다.
적막만이 가을 해 엷은 볕 아래 졸고
그 날이 저물면 벌레 우는 긴긴 밤을
등피 끄스리는 등잔을 지키고 새우는 것이다.
달이 유난하게 밝은 밤
지붕 위에 박이 또 다른 하나의 달처럼
화안히 떠오르는 밤
담 너머로 박 너머로
지는 잎이 구울러 오면
호접같이 단장한 어느 여인이 찾아올 듯싶은데
싸늘한 가을 바람만이 불어와서
나의 가슴을 싸늘하게 하고
입김도 서리같이 식어간다.
너와 나의 애가 . 박화목
어제는 너의 초록빛 울음으로 하여
산딸기가 빨갛게 절로 익었는데
오늘은 하얀 달이 파랗게 질려
하현(下弦)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이제 머지 않아 우리들 운명이 쇠잔하여
죄없는 자랑이던 그 투명한 두 날개가
탈락하고 말 것이다.
욕설과 변명과
부조리의 잡초 속에서
아, 무엇을 더 바라리요.
바라리요 ?
다만 종말의 날에
정결한 찬 이슬이라도 흠뻑 마셨으면
보리밭 . 박화목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 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도라지꽃 . 박화목
도라지꽃 풀초롱꽃 홀로 폈네
솔바람도 잠 자는 산골짜기
옛부터 돌돌 흘러온
흰물 한 줄기
한 밤중엔 초록별내려 몸씻는 소리
생애 : 1924년 2월 15일 - 2005년 7월 9일 학력 : 한신대학교신학대학원 수상 : 2002년 한脈문학상 공로대상 경력 : 2002년 국제PEN 한국본부 고문 2001년 한국문인협회 고문 1990년 한국교원대 강사, 어문교육연구소 연구위원 평양장로교신학교 펑톈동북신학교 하얼빈영어학교 시러큐스대학교 한신대학교신학대학원 2002년 국제PEN 한국본부 고문 2001년 한국문인협회 고문 1990년 한국교원대 강사, 어문교육연구소 연구위원 1987년 통일민주당 문화예술정책 자문위원 1985년 한국아동문학회 회장 1975년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1974년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1973년 한국문인협회 아동문학분과 회장 1972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및 부회장 1972년 중앙신대 (現강남대) 강사 및 교수 1971년 한국크리스천문인협회 회장 1970년 방송회관 상무이사,동요동인회 회장 1954년 기독교방송 교양부장 및 편성국장 1948년 서울중앙방송 편성과 문예담당 프로듀서 1946년 미국 공보부 여론국 정치교육과 1941년 아이생활에 '피라미드'로 등단 2002년 한脈문학상 공로대상 2001년 한국아동문화대상 1999년 황희문화예술대상 1996년 허난설헌문학회 공로상 1996년 제18회 한국아동문학작가상 공로상 1994년 옥관문화훈장 1990년 전쟁문학상 '시부문' 1989년 서울시문화상 '문하부문' 1978년 대한민국문학상 '아동문학' 1975년 기독교문학상 1972년 한정동아동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