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바람과해
2011.03.26 12:06:01 (*.159.49.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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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 행복

 

      만원의 행복


       

    남편이 잠 못 들고 뒤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냅니다.

    무슨 돈이냐며 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자기의
    비상금이었는데… 당신의 핼쑥한 모습이 안쓰럽다며

    내일 몰래 혼자 고기뷔페에 가서

    소고기 실컷 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

    만 원짜리 한 장을 펴서 쥐어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여보.. 저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어젯밤 남편에게서 만원을 받은 아내는 뷔페에 가지 못했습니다.
    못 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께서 며칠째 맘이 편찮으신 모양입니다.

    아내는 앞치마에서 그 만원을 꺼내 노인정에 가시는 시아버지

    손에 쥐어드렸습니다.
    “아버님, 만 원이예요. 제대로 용돈 한 번 못 드려서 죄송해요.

    작지만 이 돈으로 신세진 친구 분들하고 약주 나누세요.”

    시아버지는 너무나 며느리가 고마웠습니다.

    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 힘겹게 끌어 나가는

    며느리가 보기 안쓰럽습니다.

    시아버지는 그 돈 만원을 쓰지 못하고 노인정에 가서

    실컷 자랑만 했습니다.
    “여보게들! 울 며느리가 오늘 용돈 빵빵하게 줬다네.”
    그리고 그 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두었습니다.

    다음 해 설날.
    할아버지는 손녀의 세배를 받습니다. 기우뚱거리며 절을 합니다.

    주먹만한 것이 이제는 훌쩍 자라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

    할아버지는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오냐’ 하고 절을 받으신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 놓은 그 만원을

    손녀에게 세뱃돈으로 줍니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외동딸 지연이는

    마냥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세뱃돈을 받은 지연이는 부엌에서 손님상을

    차리는 엄마를 불러냅니다.
    “엄마, 책가방 얼마야?”
    엄마는 딸의 속을 알겠다는 듯 빙긋 웃습니다.
    “왜? 우리 지연이 학교 가고 싶니?”
    지연이는 할아버지에게서 세뱃돈으로 받은 만원을

    엄마에게 내밀었습니다.
    “엄마한테 맡길래.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

    요즘 남편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하던 잠꼬대까지…

     

    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 김치쪼가리 뿐이라…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 양복 속주머니에 낮에 딸 지연이가

    맡긴 만원을 넣어 둡니다.


     

    = = = 좋은 글 중에서 = = =

     
    

    댓글
    2011.03.27 14:13:17 (*.149.56.28)
    청풍명월

    가정의 화합이 잘 되는 집이군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11.03.29 14:21:20 (*.159.49.184)
    바람과해

    가난 하지만 온 가족이

    행복해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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