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2011.10.17 07:07:08 (*.159.49.200)
3718

아버지의 마음 지금도 몰라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 배.."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 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 요..." 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가 없다. -전 경북대 총장 박찬석-
~~옮김~~
댓글
2011.10.17 08:36:46 (*.36.80.227)
고이민현

배꼽보다는 이미지가 없는게

훨씬 좋고 깨끗 하네요.

두번 다시 감상 했습니다.

댓글
2011.10.18 06:18:48 (*.159.49.200)
바람과해

고이민현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댓글
2011.10.19 22:06:00 (*.206.14.63)
여명

바람과해님...

마음이 짠합니다.

역시 훌륭한 아버지가 계시기에

훌륭한 아들이 있는가 봅니다.

댓글
2011.10.29 16:56:10 (*.159.49.29)
바람과해

돌아가신 아버님이 보고싶고

마음이 짠하네요.

여명님 건강 하시지요..

 

 

 

댓글
2011.10.29 17:19:10 (*.139.127.135)
고운초롱

훌륭하신 아버님!!

넘넘 훌륭한 아들!!

 

초롱이도 돌아가신 아버니가 보고싶어집니다..

댓글
2011.11.09 10:33:40 (*.159.49.29)
바람과해

고운초롱

예쁜댓글 고마워요.

늘 예쁘게 행복하세요...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아버지의 마음 지금도 몰라 (6)
바람과해
2011.10.17
조회 수 3718
조회 수 6724
조회 수 3767
조회 수 4075
조회 수 3330
제일 좋은 나이는 언제? (7)
데보라
2011.09.24
조회 수 3353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12)
고이민현
2011.09.20
조회 수 3634
어머니...... (7)
데보라
2011.09.04
조회 수 4580
조회 수 4434
사람 잡지 말아요 (9)
데보라
2011.08.26
조회 수 5776
1초 동안 할수 있는 행복한 말 (9)
데보라
2011.08.26
조회 수 5149
뭉개구름/ 박광호
niyee
2011.08.18
조회 수 5085
99세까장 88하게 살려면~~ㅎ (6)
고운초롱
2011.08.06
조회 수 4812
노인 문제 (8)
고이민현
2011.07.25
조회 수 5016
여름비 -詩 김설하 (2)
niyee
2011.07.13
조회 수 5152
자월도에서의 하루 (5)
스카이
2011.07.04
조회 수 5324
조회 수 6656
강화도 가는길... (8)
스카이
2011.06.21
조회 수 5482
기쁨 꽃 / 이해인 (1)
niyee
2011.05.22
조회 수 8449
조회 수 7919
조회 수 8246
세계 최대갑부 록 펠러 이야기 (2)
바람과해
2011.04.04
조회 수 8206
눈물의 축의금 만 삼천원 (3)
바람과해
2011.04.03
조회 수 8271
만원의 행복 (2)
바람과해
2011.03.26
조회 수 7450
아, 지금은 봄 -詩 김설하 (2)
niyee
2011.03.08
조회 수 8341
OZ 204 천사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3)
바람과해
2011.03.05
조회 수 8169
조회 수 5221
거지가 돌려준 것 (1)
바람과해
2011.03.02
조회 수 5898
1달러 11센트로 살 수 있는 것 (4)
바람과해
2011.02.22
조회 수 5456
봄이 오는소리 / 오종순 (3)
niyee
2011.02.18
조회 수 5705
오늘 드디어 꽃샘 바람불다. (1)
누월재
2011.02.16
조회 수 7793
잔잔하고 은은한 사랑 (2)
바람과해
2011.02.14
조회 수 5619
쌓인 피로를 푸시고요~ㅎㅎ (5)
고운초롱
2011.02.08
조회 수 4632
지금쯤 아마도? (2)
고운초롱
2011.02.01
조회 수 4908
부 부 (夫婦)-그대의빈자리-이수진 (1)
바람과해
2011.02.01
조회 수 8865
아름다운 꿈은 생명의 약 (1)
바람과해
2011.01.31
조회 수 5843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 (1)
데보라
2011.01.29
조회 수 5007
조회 수 4849
꽃보다 더 예쁜 꽃은~ (3)
데보라
2011.01.24
조회 수 5405
조회 수 3988
조그만 관심 (1)
바람과해
2011.01.09
조회 수 4403
조회 수 3571
어느노인의 유언장 -----감동글 (3)
청풍명월
2011.01.05
조회 수 4750
♬♪^. 자유 + 평화 = 희망 (3)
코^ 주부
2010.12.31
조회 수 3390
조회 수 4134
3등칸에 탄 슈바이쳐 박사 (2)
바람과해
2010.12.22
조회 수 3074
조회 수 3744
사랑의 약 판매합니다 (3)
바람과해
2010.12.17
조회 수 3287
*^.^*..좋은 이야기 (1)
데보라
2010.12.14
조회 수 4361
어머니는 영원히 아름답다 (4)
데보라
2010.12.12
조회 수 3299
생선 장수 친구의 행복 메시지 (2)
데보라
2010.12.05
조회 수 3346
아버지~..... (2)
데보라
2010.12.05
조회 수 3012
조회 수 2337
조회 수 3438
조회 수 2909
조회 수 2387
다시 가 보는 단풍 여행 (16)
보리피리
2010.11.20
조회 수 2923
말이란? (3)
누월재
2010.11.18
조회 수 2264
얼굴없는 천사 (4)
누월재
2010.11.17
조회 수 2207
꽃인가, 단풍인가? (25)
보리피리
2010.11.16
조회 수 3205
조회 수 2230
항아리 수제비 (4)
바람과해
2010.11.13
조회 수 3034
[좋은생각]구두 한 켤레 (2)
시내
2010.11.10
조회 수 2870
라면에 얽힌 사연 (3)
바람과해
2010.11.04
조회 수 2842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영원히 하라 (1)
바람과해
2010.11.04
조회 수 2770
조회 수 4626
사랑의 빚을 갚는 법 (1)
바람과해
2010.10.30
조회 수 3928
조회 수 4523
조회 수 429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5)
데보라
2010.10.20
조회 수 3749
하나의 양보가 여덟의 즐거움 (2)
데보라
2010.10.16
조회 수 3503
조회 수 3347
조회 수 3208
코끝 찡한 이야기~... (1)
데보라
2010.10.09
조회 수 4024
조회 수 4342
침묵(沈默)의 위대(偉大)함 (1)
바람과해
2010.09.18
조회 수 5824
조회 수 7464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5)
데보라
2010.09.06
조회 수 4722
현명한 처방 (2)
데보라
2010.08.29
조회 수 3673
잘난 척’이 부른 망신? (5)
데보라
2010.08.29
조회 수 4287
사람은 누워 봐야 안다 (1)
데보라
2010.08.29
조회 수 4008
조회 수 3756
조회 수 4396
우유 한 잔의 치료비 (2)
바람과해
2010.08.25
조회 수 4637
조회 수 3800
조회 수 3770
어머니의 빈자리 (4)
데보라
2010.08.07
조회 수 3706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지혜 (2)
바람과해
2010.07.29
조회 수 3373
조회 수 3246
자전거와 소년 (2)
바람과해
2010.07.16
조회 수 3894
아름다운 용서~ (3)
데보라
2010.07.16
조회 수 3443
영화같은 실화 " 인연 " (2)
데보라
2010.07.13
조회 수 3830
행복을 나누는 시간표 (2)
데보라
2010.07.13
조회 수 3562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