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2012.07.20 04:28:25 (*.193.67.48)
2104

 

    아름다운 기도 /- 송길원/교수 -



    나와 아내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나는 오른손잡이 인데, 아내는 왼손잡이다.

    그래서 습관에 따라, 국그릇을 왼쪽에다 잘 갖다 놓는다.


    별거 아닐 것 같은 그 차이가, 신경을 건드린다.

    거기다 나는 종달새 형이다. 새벽 시간에 일어나 설친다.

    늦잠을 자면, 무조건 게으르다고 여긴다.


    그런데 내 아내는, 올빼미 형이다.

    밤새 부엉부엉 하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든다.

    도대체 맞는 구석이 없다.  


     

    나는 물 한 컵을 마셔도, 마신 컵은 즉시 씻어 둔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언제 해도 할 일이며

    제가 다시 손을 댈지 모를 일 아닌가말이다.


    그런데 내 아내는, 그게 안 된다.

    찬장에서 꺼내 쓸 그릇이 없을 때까지, 꺼내 쓰다가

    한꺼번에 씻고, 몸살이 난다.


    나는 미리 준비하는 스타일(style)이다.

    그런 나와 달리, 아내는「떠나야 할 시간에」

    화장한다고 정신이 없다.


    다가가서 보면 참으로 가관(可觀)이다.

    화장품 뚜껑이라는 뚜껑은, 다 열어 놓고 있다.

    나는 그게 안 참아진다. 나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낸다.


    “아니, 이렇게 두고 외출했다 집에 돌아오면

    () 다 날아가고 뭐 땜에 비싼 돈 주고 화장품을 사

    차라리 맹물을 찍어 바르지. 확 부어버려.

    맹물 부어줄까 그래.

      

     

     그때부터, 아내를 대하는 제 태도가 바뀌었다.

    아내가 화장한다고 앉아 있으면, 내가 다가가 물었다

     

    "여보, 이거 다 썼어?

    그러면 뚜껑 닫아도 되지. 이거는?

    그래, 그럼 이것도 닫는다."


    이제는 내가, 뚜껑을 다 닫아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렇게 야단을 칠 때는

    전혀 꿈쩍도 않던 아내가, 서서히 변해 가는 것이다.


    잘 닫는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잠갔던지,
    이제는 날 더러 뚜껑 좀 열어달라고 한다.

    아내의 변화가 아닌, 나의 변화(變化).

     

     

     

     

     
    거기다 나는 약속 시간에 늦은 적이 거의 없다
    나중에는 견디다 못해
    , 성경책까지 들이밀었다

    “여보, 예수님이 부활만 하시면 됐지, 뭐 때문에

    그 바쁜 와중에, 세마포와 수건을 개켜 놓고 나오셨겠어?

    당신같이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에게, 정리정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싶으셨던 거야

    그게 부활의 첫 메시지야

    당신 부활 믿어. 부활 믿냐고?”


    그렇게 아내를 다그치고 몰아세울 때

    하늘의 음성을 들었다.


    "야, 이 자식아

    잘하는 네가 해라

    이놈아 안 되니까「붙여 놓은 것아니냐


    너무 큰 충격이었다.

    생각의 전환, 그렇게 나 자신을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게 있다


    나의 은사(gift)는 무얼까?


    하지만 뜻밖에도

    너무 간단하게 은사를 알 수 있다.

    내 속에서 생겨나는 불평과 불만, 바로 그것이

    자신의 은사인 것이다.


    일테면, 내 아내는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있지 않고, 종이 나부랭이가

    나뒹구는데도,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불편한 게 없다. 오히려 밟고 돌아다닌다.

     

    하지만 나는, 금방 불편해진다. 화가 치민다.


    이 말은, 내가 아내보다

    정리정돈에 탁월한 은사가 있다는 증거다.


    하느님은 이 은사를 주신 목적이

    상대방의 마음을 박박 긁어 놓고,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무기로 사용하라는데 있지 않다.
    은사는
    , 사랑하는
    사람을「섬기라고」주신 선물이다.


    바로 그 때, 내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내 아내한테는, 뚜껑 여는 은사가 있고

    나에게는, 뚜껑 닫는 은사가 있다는 사실을ㆍㆍ

     


    제가 젊었을 때는

    하나님에게, 세상을 변화시킬만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중년이 되었을 때

    인생이 얼마나 덧없이 흘러가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평안히 살도록 인도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늙어

    여생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저는 저의 우둔함을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드리는 기도는

    저를 변화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처음부터 이런 기도를 드렸더라면

    제 인생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 ㆍ - ㆍ - ㆍ - ㆍ - ㆍ - ㆍ - ㆍ -



    내가 변하는 것이

    남을 변하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게 하는 글입니다.

     

     

     

     

profile
댓글
2012.07.20 14:57:09 (*.184.161.21)
이주사
profile

어머나 .........

가장 쉬운......

그래서  가장 어려운걸

이 한편의글이  깨우쳐주네요 ......

고마워요 ~   데보라님 ~~~  ^^

댓글
2012.07.20 23:04:58 (*.193.67.48)
데보라
profile

이주사님/...안녕~

그러게 말이예요

그리 쉬운걸 ..

우린 너무 어렵게 살고 있는것 같아요

다시한번 새겨 봅니다

 

잘 지내시지요?

고운 발걸은 감솨~...

오늘도 홧팅!!!!!!!!!!!!

 

내가 변하는 것이

남을 변하게 하는 지름길....

댓글
2012.07.21 17:18:30 (*.218.139.90)
알베르또

나도 청소기 돌리고 설겆이 하며 지저분한 걸 못 참고

내가 왜 서둘러서 꼭 하는가 하고 생각할 때가 가끔

정말 가끔 있었는데 그 생각조차 없애야겠군요.

그게 나에게 은사인지도 모르고..

댓글
2012.07.27 01:57:41 (*.193.67.48)
데보라
profile

알베르또님/...

제가 답글이 늦었찌요

 

그렇군요~

남자들이 그렇게 하는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요즈음인걸요

그러니까요~......

 

날씨가 많이 덥지요

건강 챙기시구요

시원하게 보내세요~....

댓글
2012.07.26 11:27:51 (*.231.236.105)
여명

소중한 이글을 이제야 읽어요.

마음으로 가득 안고 가요...

늘 고마운거 아시죠?ㅎㅎ

댓글
2012.07.27 02:03:16 (*.193.67.48)
데보라
profile

여명님/...

그랬군요..

참 좋은 글이잔아요

 

울 여명님은 만인의 연인 같아용~...ㅎㅎㅎ

저도 늘 고마워  하고 있어요

 

한국가면 이번엔 정말 시간 한번 만들어야 하는데....

엄마를 챙길 사람이 쉽지 않아서 .....동생하고 교대해야하거든요

동생하고 시간을 한번 정해 볼께요

이번 10월 27에 동생 큰아들이 결혼을 하는데 또 바쁠텐데....어쩔지...

 

더위에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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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2 file
데보라
2650   2011-12-31 2012-01-08 07:38
 
616 존경하고 사랑하는 울 감독오빠의 생신을 축하해주실래욤? 18 file
고운초롱
2901   2011-12-30 2012-01-01 10:35
 
615 壬辰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niyee
2695   2011-12-29 2011-12-30 18:36
 
614 굴비 두마리 file
바람과해
2572   2011-12-26 2011-12-26 17:53
 
613 12월의 송가 -詩 素殷 김설하 3
niyee
2915   2011-12-19 2011-12-29 21:49
 
612 여인은 꽃잎 같지만 엄마는 무쇠 같더라 2 file
데보라
3009   2011-12-18 2011-12-22 16:03
 
611 12월/... 그리고 하얀 사랑의 기도 4
데보라
2937   2011-12-18 2011-12-22 19:07
 
610 겨울밤의 고독 / 바위와구름 4
niyee
2492   2011-12-13 2011-12-29 21:38
 
609 생명(生命)보다 진한 형제애
바람과해
2346   2011-12-07 2011-12-07 12:01
 
608 작년에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올해 친정부모님 두분까지 모두 잃었습니다.. 9
정현
3079   2011-12-06 2011-12-20 09:37
 
607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4 file
데보라
2956   2011-12-04 2011-12-05 11:33
 
606 지갑속에 담긴 사랑 이야기 2 file
데보라
2568   2011-12-04 2011-12-05 11:49
 
605 노을 / 김유숙 3
niyee
3093   2011-11-27 2011-12-03 17:14
 
604 사랑을 전하세욤^^* 4 file
고운초롱
3586   2011-11-11 2011-11-11 20:56
 
603 인생이 한그루 꽃나무라면~... 9 file
데보라
3399   2011-11-10 2011-11-11 19:06
 
602 오늘은 어여쁜 초롱이 생일날이랍니다^^* 21 file
고운초롱
4062   2011-10-19 2011-11-01 16:36
 
601 ♧ 백수 한탄가 ♧ 6
고이민현
3728   2011-10-18 2018-03-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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