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2012.11.28 11:13:27 (*.36.80.227)
2403

 
    ♠ 어느 실버의 간절한 소망 ♠
 
 
제가 이제 늙어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나이도 
강산이 변하는 세월 하나 하고도 반을 더 넘겼습니다. 
이 나이를 먹도록 뭐 했나 싶기도 하구요 
내가 싫어하던 늙은이 행세를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하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갑자기 잠도 잘 오지 않을때가 많고 
정신이 몽롱하기도 하고 
깜빡 깜빡 하는 회수도 늘어나는것 같고 손에 쥐고도 
이리저리 찾기도 합니다 
때로는 멍 하니 무위도식을 자탄하기도 합니다.  
살아 오면서 아주 싫어하는 늙은이 짓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있는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천지신명께 부탁하오니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여주시고 특히 아무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고약한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주위 사람의 삶을 바로잡아 보고자 하는 
헛된 열망으로 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지 못하고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지난 장년기 처럼 활기차고 여유로우며 유머를 갖게 하소서.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없는 곳에서 남의 이야기를 하는 
어리석은 버릇을 거두어주소서. 
 
제가 가진 보잘것없는 지혜의 창고를 과장해서 오만하지 
않도록 하시고 저에게도 친구가 몇명은 남아 있도록 도와주소서.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에 끼어들어 횡설수설하지 않도록 하시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달어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하여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수 있는 아량과 
인내심을 갖고 경청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 주십사고 염치없이 청하기는 어렵사오나 
제게 겸손된 마음을 주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하소서. 
 
나도 자주 틀릴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고 온화한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저는 현자까지 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싶지는 않사옵니다
  
제가 눈이 점점 침침해지고 귀가 잘 안들리는것은 어쩔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듣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행위를 빨리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선듯 칭찬해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저로 하여금 곱게 늙기를 힘쓰는 늙은이가 되게 하시고 
지금까지 저에게 배풀어주신 넘치는 감사와 사랑을 
이 나라와 겨레와 내 주변에게 몇 배로 돌려주고 
기꺼이 소천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젊은이나 어린이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고 사랑을 받는 
그런 늙은이로 나머지 삶을 살아가게 편달하여 주소서. 
댓글
2012.11.28 11:28:16 (*.231.236.105)
여명

이소망...

간절한 기도와 함께 가슴으로 안고 갑니다.

댓글
2012.11.30 10:21:35 (*.36.80.227)
고이민현

곱게 늙어서 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수 있는 늙은이로 살게하소서.

댓글
2012.11.29 03:13:29 (*.29.154.149)
이주사
profile

'기꺼운  소천' ........  

댓글
2012.11.30 10:24:18 (*.36.80.227)
고이민현

아직은 때 이른 말인듯 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얘기인것 같네요.

댓글
2021.08.27 18:57:01 (*.143.186.71)
랩퍼투혼

젊은이는 "너는 안 늙을거 같지"를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번호
제목
글쓴이
800 말이 싫어하는 사람 4 file
고이민현
2896   2014-01-01 2020-08-09 09:58
 
799 ♣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자 ♣ 6 file
고이민현
3076   2013-12-26 2020-08-09 10:04
 
798 즐겁고 행복한 울 자랑스러운 오작교의홈 정모를 무사히 마치고~~ 9 file
고운초롱
2953   2013-12-09 2013-12-11 16:10
 
797 ♣ 클럽 하우스 락커 룸 ♣ 6 file
고이민현
2964   2013-11-14 2020-08-09 10:10
 
796 부부간에 지켜야할 교통법칙 10 1
오작교
3117   2013-11-05 2013-11-05 10:25
 
795 인생의 마지막 5분간(分間) 2
오작교
2884   2013-11-05 2013-12-10 03:03
 
794 스님과 어머니 3
바람과해
2823   2013-11-01 2013-11-13 09:41
 
793 ♣ 아내의 눈썹 ♣ 3
데보라
2815   2013-10-31 2013-10-31 23:53
 
792 어느 어머님의 일기 1 file
시몬
2688   2013-10-30 2013-11-26 14:35
 
791 철이 든 형님 2
데보라
2631   2013-10-27 2013-10-28 22:14
 
790 참친절 1
시몬
2415   2013-10-26 2013-10-26 21:18
 
789 감동 이야기 10 file
바람과해
2556   2013-10-25 2013-12-24 14:13
 
788 나이 70은 從心이라 부른다 3
청풍명월
3368   2013-10-15 2013-10-17 01:14
 
787 길 떠나는 인생 4 file
고이민현
2804   2013-10-12 2020-08-09 10:15
 
786 스스로 아프게 하지 말아요 1 file
시몬
2468   2013-10-03 2013-10-11 15:38
 
785 약속의 유효기간 1
시몬
2496   2013-10-02 2013-10-02 15:05
 
784 인간 관계 1
시몬
2502   2013-09-30 2013-09-30 10:41
 
783 오직 한사람... 1 file
시몬
2575   2013-09-12 2013-09-12 12:16
 
782 마주 보는 법 1 file
시몬
2492   2013-09-10 2013-09-10 08:13
 
781 ♠ 충청도 장모 vs 서울 사위 ♠ 4
고이민현
3187   2013-09-05 2020-08-09 10:18
 
780 가을 편지 / 외외 이재옥 1
niyee
2438   2013-09-04 2013-10-14 20:53
 
779 가슴 따뜻한 이야기.. 2 file
시몬
2473   2013-09-02 2013-09-09 11:13
 
778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추천하면서.. 1 file
시몬
2528   2013-09-02 2013-09-11 13:12
 
777 어느 며느리의 편지 6
시몬
2727   2013-08-31 2013-09-09 11:46
 
776 꽃무릇(상사화)/김돈영 1
niyee
2412   2013-08-30 2013-10-14 20:56
 
775 코끼리에게도..... 1 file
시몬
2233   2013-08-28 2013-08-28 12:31
 
774 그냥 친구와 진짜 친구의 차이 3
시몬
2389   2013-08-26 2013-08-31 23:01
 
773 성은 참이요,이름은 이슬 6
고이민현
2552   2013-08-24 2018-12-08 13:00
 
772 노년에 관해.. 3
시몬
2506   2013-08-23 2013-08-24 21:41
 
771 엄마의 편지 -잘난 남자들의 숙명 / 한 상복 1
시몬
2366   2013-08-22 2013-10-14 20:59
 
770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꼭 한번 보세요...루디아님!! ㅋㅋ 1 file
시몬
2308   2013-08-21 2013-09-11 13:14
 
769 인순이... 2 file
시몬
2222   2013-08-20 2014-01-19 08:28
 
768 그 남자 그 여자 1 file
시몬
2292   2013-08-19 2013-10-14 21:02
 
767 책과영화그리고음악..블라인드 사이드 (blind side 2009) 3 file
시몬
3150   2013-08-18 2013-08-22 07:56
 
766 어느 사랑이야기 1 file
시몬
2384   2013-08-18 2013-08-18 10:21
 
765 있어야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1 file
시몬
2372   2013-08-16 2013-09-11 13:18
 
764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를 다시보며.. 2 file
시몬
4971   2013-08-15 2013-08-17 09:03
 
763 미소(微笑)예찬 / 주응규 3
niyee
2269   2013-08-14 2013-08-14 16:27
 
762 책과음악 그리고 영화..피아니스트 1 file
시몬
2641   2013-08-13 2013-08-13 11:44
 
761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1
시몬
2309   2013-08-13 2013-11-29 10:39
 
760 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를 보다가.. 3 file
시몬
2296   2013-08-10 2013-08-13 09:07
 
759 피는 물보다 진하다. 4
조지아불독
2382   2013-08-10 2013-08-17 00:59
 
758 먼길을 다해.. file
시몬
2380   2013-08-03 2013-08-03 07:31
 
757 천천히 걷기를... 1 file
시몬
2298   2013-07-31 2013-07-31 16:39
 
756 낙조 1
niyee
2189   2013-07-30 2013-08-09 08:35
 
755 일본은 끝났다 5
시몬
2290   2013-07-29 2013-08-03 15:47
 
754 왜 사느냐고..?
시몬
2148   2013-07-26 2013-07-26 07:45
 
753 내가 산다는 것.. 2
시몬
2221   2013-07-20 2013-07-24 07:33
 
752 배우는 자의 행복한 기도 ... 3
데보라
2285   2013-07-20 2013-07-21 21:47
 
751 세상에 이런 의사도 다 있습니다 4
데보라
2291   2013-07-19 2013-07-24 14:38
 
750 말 돼네 6
고이민현
2785   2013-07-13 2020-08-09 10:31
 
749 내 아들들 에게 쓰는 편지 . 1 file
시몬
2306   2013-07-10 2013-07-11 11:34
 
748 시원하게 한번 보세요~~~ 2
시몬
2316   2013-06-30 2013-07-02 17:51
 
747 변호사와 전화 2
시몬
2273   2013-06-27 2013-06-28 08:08
 
746 초록빛 그리움 / 허천 주응규 2
niyee
2278   2013-06-25 2013-06-27 15:04
 
745 빨간도깨비...
시몬
2690   2013-06-24 2013-06-24 08:04
 
744 인간은 만남을 통해 살아간다 1
고등어
2325   2013-06-19 2013-06-20 13:45
 
743 인생의 향기 1 file
시몬
2228   2013-06-19 2013-06-19 07:45
 
742 말에 관한 충고 3
시몬
2410   2013-06-11 2013-07-11 13:42
 
741 떠날 수 있다는건..
시몬
2210   2013-06-10 2013-06-10 04:32
 
740 불안도 쓸모 있다
시몬
2295   2013-06-07 2013-06-07 08:16
 
739 세월아 술한잔 하자 6 file
고이민현
2781   2013-06-06 2020-08-09 10:37
 
738 관심..
시몬
2259   2013-06-05 2013-06-05 06:26
 
737 The Dreamer: 꿈꾸는 사람, The Believer: 믿음의 사람 file
시몬
3473   2013-06-03 2013-06-03 07:53
 
736 청 춘.. 2
시몬
2213   2013-06-02 2013-06-22 10:44
 
735 서툰 호의 담담한 인사..
시몬
2150   2013-05-31 2013-05-31 06:13
 
734 비오는 날 고속도로에서 만난 억만 장자 2
바람과해
2399   2013-05-30 2013-05-31 06:01
 
733 독도는?! 13
바람이된별
2651   2013-05-25 2021-02-04 15:12
 
732 대숲에 들면 -박광호 1
niyee
2361   2013-05-18 2013-05-23 09:20
 
731 숭례문은 다시 희망의 문을 연다/정호승 4
고이민현
2866   2013-05-07 2020-08-09 10:50
 
730 ◐ 때로는 다정한 친구로 행복한 연인으로 ◑ 10 file
고이민현
2655   2013-04-17 2018-12-08 13:13
 
729 중년이라는 나이 4
오작교
3554   2013-04-02 2013-04-20 11:42
 
728 내가 알고 있는것 1 file
尹敏淑
2540   2013-03-28 2013-04-20 11:46
 
727 목련꽃 그늘에서/외외 이재옥 2
niyee
2445   2013-03-27 2013-03-30 13:59
 
726 창밖에 걸린 봄 /오은서 1
niyee
2542   2013-03-27 2013-03-28 10:44
 
725 ★ 어느 선술집벽 낙서 ★ 2
고이민현
3042   2013-03-22 2014-08-08 09:03
 
724 봄이 오는 소리 / 유인순
niyee
2602   2013-03-05 2013-03-05 13:18
 
723 어머니의 웃음! 1
데보라
2541   2013-03-02 2013-03-02 13:59
 
722 메일이 맺어준 사랑이야기(寓話) 2
고이민현
2631   2013-02-22 2018-12-08 13:22
 
721 어느 노부부의 외출 6 file
오작교
2765   2013-02-16 2013-02-20 18:05
 
720 당신은 애무나 잘 하셔! 10
고이민현
4599   2013-02-11 2021-01-19 14:10
 
719 메아리.... 6 file
데보라
2675   2013-02-10 2013-02-13 13:46
 
718 내가 웃으면 당신도 세상도 웃는다 5
데보라
2674   2013-02-09 2013-02-13 13:48
 
717 많은 사람이 당신을 친구로 생각하느냐? 3 file
데보라
2634   2013-01-30 2013-02-07 18:36
 
716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 6
오작교
3084   2013-01-22 2013-02-12 19:11
 
715 세상이 아무리 썩어 문드러져도/...이외수의 사랑법/ 사랑외전 1
데보라
2677   2013-01-21 2013-01-21 15:24
 
714 '나' 와 '우리'의 갈림길/.... 1
데보라
2402   2013-01-21 2013-01-21 13:51
 
713 태화강 연가Ⅱ / 송호준 1
niyee
2582   2013-01-21 2013-01-21 09:43
 
712 존경하고 사랑하는 울 감독오빠의생신을 축하합니다.^^ 19 file
고운초롱
2918   2013-01-16 2013-01-23 18:00
 
711 달빛에 추억 묻고/외외 이재옥 2
niyee
2475   2013-01-12 2013-01-15 19:32
 
710 사랑, 한 해(年)를 마무리하며 ~ 박만엽 3
niyee
2514   2012-12-25 2013-01-12 15:22
 
709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7
Jango
2664   2012-12-21 2012-12-30 12:00
 
708 눈물어린 등불~.... 5 file
데보라
2476   2012-12-20 2012-12-21 18:54
 
707 당신은 어떤 향기를 갖고있나요?~ 3 file
데보라
2467   2012-12-20 2014-05-22 13:57
 
706 설화 / 송호준 1
niyee
2399   2012-12-17 2014-07-26 17:34
 
705 에미 맘~.... 7 file
데보라
2392   2012-12-07 2012-12-09 15:31
 
704 꿈과 소망으로 아름다운 하루 1
고등어
2436   2012-12-05 2020-08-09 10:58
 
703 겨울 장미/ 외외 이재옥 2
niyee
2482   2012-11-30 2012-12-17 12:48
 
702 가을 엘레지 -詩 김설하 3
niyee
2496   2012-11-29 2012-11-30 15:52
 
♠ 어느 실버의 간절한 소망 ♠ 5
고이민현
2403   2012-11-28 2021-08-28 08:16
♠ 어느 실버의 간절한 소망 ♠ 제가 이제 늙어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나이도 강산이 변하는 세월 하나 하고도 반을 더 넘겼습니다. 이 나이를 먹도록 뭐 했나 싶기도 하구요 내가 싫어하던 늙은이 행세를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하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