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00
2013.04.02 08:57:40 (*.159.174.196)
3365

중년이라는 나이

 


눈가에 자리잡은 주름이 제법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이.

삶의 깊이와 희로애락에 조금은 의연해 질 수 있는 나이.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어슴푸레 깨닫는 나이.

눈으로 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삶을 볼 줄 아는 나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소망보다는 자식의 미래와 소망을 더 걱정하는 나이.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어가는 나이.

밖에 있던 남자는 안으로 들어오고

안에 있던 여자는 밖으로 나가려는 나이.


여자는 팔뚝이 굵어지고 남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나이

나이를 보태기 보다 나이를 빼기를 좋아하는 나이.

 

이제껏 마누라를 이기고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마누라에게 지고 살아야 하는 나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서도 가슴에는 한기를 느끼는 나이.

먼 들녘에서 불어오는 한 줌의 바람에도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이.

겉으로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가슴 속은 텅 비어가는 나이.


사람들 속에 묻혀 있으면서도 사람들의 냄새가 한없이 그리워지는 나이.

공연이 끝난후 빈 객석에 홀로 앉아 있는 것처럼 뜻 모를 외로움에 빠져든 나이.

 

 


불혹의 강을 건너 지천명의 문고리를 잡고서야 나는
거울 앞에 서서 지나온 세월의 흔적을 애써 감추려
듬성듬성 서리 내린 머리카락 몇 개를 조심스레 뽑는다.


부질없는 짓인 줄을 알면서도...

 

 

글 출처 : Web

 

댓글
2013.04.13 18:07:02 (*.252.122.142)
바닷가

한낮의 뜨거운 햇살도 좋지만

 

지는 석양도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을 같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날이 떨어지는 기억력..  이제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댓글
2013.04.13 20:18:37 (*.159.174.196)
오작교

요즈음에 들어서 부쩍 기억력에 이상이 있는 것을 느낍니다.

대화 도중에 갑자기 사람의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당황을 하고,

어떤 것을 생각했다가 금새 잊어버리곤 하지요.

 

이러한 것들이 우릴 섧게 하는 것이 아닐련지요.

댓글
2013.04.17 06:12:29 (*.235.136.99)
Jango

몇 해 전만 해도 중년이란 단어가

그리 낯설지 않았는데 이젠 점점 낯설어 진답니다. 그리고  세월도 왜 그리 빠른지 모르겠습니다.

 

기역력이 자꾸 심해지다보니 어느덧 치매에대한 염려도 되고요.

오랜만에 인사드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13.04.20 11:42:48 (*.36.80.227)
고이민현

가끔 노래나 글을 올렸다가 따불(?)이 되서

삭제할 때가 많아진 걸 보면서 세상을 거스를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장고 동생도 별고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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