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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그거 얼마예요?
몇일 전 부터 집앞 골목 어귀에 감식초 며 집에서 직접 재배한듯한
채소들을 가지고 나와 자리를 펴고 팔고 계시는 할머니가 보이신다
땅거미 질무렵 자리를 걷지 못하고 계시는 할머니가 딱해보여 이것저것
경상도 말로 뜨리미로 하죠..?
사드릴 요량으로 펼쳐놓으신 몇가지 물건을 모두 싸서 담아달라 하고는 가격을 물었더니
난감해 하시더니 만오천 원만 달라하신다..
나는 이만 원을 내밀며..
"할머니,거스름돈은 그만 두세요."
했더니 할머니는 웃기만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웃음이 어찌그리 인자하시고 후덕스러워 보이시던지
그리고 천 원짜리 다섯 장을 내밀지 않겠어요.
나는 그 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발길을 돌리는데 맘이 참 기꺼웁고 유쾌했습니다.
첫째는 할머니가 비굴하지 않아서 기뻤고,
둘째는 내가 거지냐? 하고 따졌다면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
하는 맘에...피식 미소가 지어더군요
예의란 바로 그런 것 아닐까요.
내 자신의 존엄과 남의 마음을 동시에 존중하는 그것..
낮선이의 호의를 담담한 미소로 돌려주시는 그 미소..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에 대한 지극히 담담한 사랑이었습니다.
오늘도 여유롭고 멋진하루들 만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