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00
2013.05.31 06:11:52 (*.156.206.13)
1984

"할머니, 그거 얼마예요?

 

몇일 전 부터 집앞 골목 어귀에 감식초 며 집에서 직접 재배한듯한

 

채소들을 가지고 나와 자리를 펴고 팔고 계시는 할머니가 보이신다

 

땅거미 질무렵 자리를 걷지 못하고 계시는 할머니가 딱해보여 이것저것

 

경상도 말로 뜨리미로 하죠..?

 

사드릴 요량으로 펼쳐놓으신 몇가지 물건을 모두 싸서 담아달라 하고는 가격을 물었더니

 

난감해 하시더니 만오천 원만 달라하신다..

 

나는 이만 원을 내밀며..

 

"할머니,거스름돈은 그만 두세요."

 

했더니 할머니는 웃기만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웃음이 어찌그리 인자하시고 후덕스러워 보이시던지

 

그리고 천 원짜리 다섯 장을 내밀지 않겠어요.

 

나는 그 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발길을 돌리는데 맘이 참 기꺼웁고 유쾌했습니다.

 

첫째는 할머니가 비굴하지 않아서 기뻤고,

 

둘째는 내가 거지냐? 하고 따졌다면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

 

하는 맘에...피식 미소가 지어더군요

 

예의란 바로 그런 것 아닐까요.

 

내 자신의 존엄과 남의 마음을 동시에 존중하는 그것..

 

낮선이의 호의를 담담한 미소로 돌려주시는 그 미소..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에 대한 지극히 담담한 사랑이었습니다.

 

 

오늘도 여유롭고 멋진하루들 만드시길...


 

profile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번호
제목
글쓴이
800 말이 싫어하는 사람 4 file
고이민현
2729   2014-01-01
 
799 ♣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자 ♣ 6 file
고이민현
2910   2013-12-26
 
798 즐겁고 행복한 울 자랑스러운 오작교의홈 정모를 무사히 마치고~~ 9 file
고운초롱
2762   2013-12-09
 
797 ♣ 클럽 하우스 락커 룸 ♣ 6 file
고이민현
2780   2013-11-14
 
796 부부간에 지켜야할 교통법칙 10 1
오작교
2932   2013-11-05
 
795 인생의 마지막 5분간(分間) 2
오작교
2702   2013-11-05
 
794 스님과 어머니 3
바람과해
2624   2013-11-01
 
793 ♣ 아내의 눈썹 ♣ 3
데보라
2647   2013-10-31
 
792 어느 어머님의 일기 1 file
시몬
2525   2013-10-30
 
791 철이 든 형님 2
데보라
2456   2013-10-27
 
790 참친절 1
시몬
2237   2013-10-26
 
789 감동 이야기 10 file
바람과해
2380   2013-10-25
 
788 나이 70은 從心이라 부른다 3
청풍명월
3174   2013-10-15
 
787 길 떠나는 인생 4 file
고이민현
2631   2013-10-12
 
786 스스로 아프게 하지 말아요 1 file
시몬
2283   2013-10-03
 
785 약속의 유효기간 1
시몬
2325   2013-10-02
 
784 인간 관계 1
시몬
2317   2013-09-30
 
783 오직 한사람... 1 file
시몬
2397   2013-09-12
 
782 마주 보는 법 1 file
시몬
2279   2013-09-10
 
781 ♠ 충청도 장모 vs 서울 사위 ♠ 4
고이민현
3004   2013-09-05
 
780 가을 편지 / 외외 이재옥 1
niyee
2258   2013-09-04
 
779 가슴 따뜻한 이야기.. 2 file
시몬
2308   2013-09-02
 
778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추천하면서.. 1 file
시몬
2340   2013-09-02
 
777 어느 며느리의 편지 6
시몬
2541   2013-08-31
 
776 꽃무릇(상사화)/김돈영 1
niyee
2227   2013-08-30
 
775 코끼리에게도..... 1 file
시몬
2055   2013-08-28
 
774 그냥 친구와 진짜 친구의 차이 3
시몬
2194   2013-08-26
 
773 성은 참이요,이름은 이슬 6
고이민현
2362   2013-08-24
 
772 노년에 관해.. 3
시몬
2328   2013-08-23
 
771 엄마의 편지 -잘난 남자들의 숙명 / 한 상복 1
시몬
2191   2013-08-22
 
770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꼭 한번 보세요...루디아님!! ㅋㅋ 1 file
시몬
2128   2013-08-21
 
769 인순이... 2 file
시몬
2040   2013-08-20
 
768 그 남자 그 여자 1 file
시몬
2103   2013-08-19
 
767 책과영화그리고음악..블라인드 사이드 (blind side 2009) 3 file
시몬
2971   2013-08-18
 
766 어느 사랑이야기 1 file
시몬
2204   2013-08-18
 
765 있어야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1 file
시몬
2188   2013-08-16
 
764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를 다시보며.. 2 file
시몬
4782   2013-08-15
 
763 미소(微笑)예찬 / 주응규 3
niyee
2068   2013-08-14
 
762 책과음악 그리고 영화..피아니스트 1 file
시몬
2463   2013-08-13
 
761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1
시몬
2131   2013-08-13
 
760 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를 보다가.. 3 file
시몬
2109   2013-08-10
 
759 피는 물보다 진하다. 4
조지아불독
2208   2013-08-10
 
758 먼길을 다해.. file
시몬
2180   2013-08-03
 
757 천천히 걷기를... 1 file
시몬
2090   2013-07-31
 
756 낙조 1
niyee
1993   2013-07-30
 
755 일본은 끝났다 5
시몬
2090   2013-07-29
 
754 왜 사느냐고..?
시몬
1965   2013-07-26
 
753 내가 산다는 것.. 2
시몬
2019   2013-07-20
 
752 배우는 자의 행복한 기도 ... 3
데보라
2104   2013-07-20
 
751 세상에 이런 의사도 다 있습니다 4
데보라
2084   2013-07-19
 
750 말 돼네 6
고이민현
2596   2013-07-13
 
749 내 아들들 에게 쓰는 편지 . 1 file
시몬
2122   2013-07-10
 
748 시원하게 한번 보세요~~~ 2
시몬
2129   2013-06-30
 
747 변호사와 전화 2
시몬
2071   2013-06-27
 
746 초록빛 그리움 / 허천 주응규 2
niyee
2110   2013-06-25
 
745 빨간도깨비...
시몬
2500   2013-06-24
 
744 인간은 만남을 통해 살아간다 1
고등어
2137   2013-06-19
 
743 인생의 향기 1 file
시몬
2039   2013-06-19
 
742 말에 관한 충고 3
시몬
2212   2013-06-11
 
741 떠날 수 있다는건..
시몬
2013   2013-06-10
 
740 불안도 쓸모 있다
시몬
2095   2013-06-07
 
739 세월아 술한잔 하자 6 file
고이민현
2592   2013-06-06
 
738 관심..
시몬
2056   2013-06-05
 
737 The Dreamer: 꿈꾸는 사람, The Believer: 믿음의 사람 file
시몬
3282   2013-06-03
 
736 청 춘.. 2
시몬
2032   2013-06-02
 
서툰 호의 담담한 인사..
시몬
1984   2013-05-31
"할머니, 그거 얼마예요? 몇일 전 부터 집앞 골목 어귀에 감식초 며 집에서 직접 재배한듯한 채소들을 가지고 나와 자리를 펴고 팔고 계시는 할머니가 보이신다 땅거미 질무렵 자리를 걷지 못하고 계시는 할머니가 딱해보여 이것저것 경상도 말로 뜨리미로 하...  
734 비오는 날 고속도로에서 만난 억만 장자 2
바람과해
2219   2013-05-30
 
733 독도는?! 13
바람이된별
2468   2013-05-25
 
732 대숲에 들면 -박광호 1
niyee
2169   2013-05-18
 
731 숭례문은 다시 희망의 문을 연다/정호승 4
고이민현
2686   2013-05-07
 
730 ◐ 때로는 다정한 친구로 행복한 연인으로 ◑ 10 file
고이민현
2467   2013-04-17
 
729 중년이라는 나이 4
오작교
3366   2013-04-02
 
728 내가 알고 있는것 1 file
尹敏淑
2364   2013-03-28
 
727 목련꽃 그늘에서/외외 이재옥 2
niyee
2264   2013-03-27
 
726 창밖에 걸린 봄 /오은서 1
niyee
2357   2013-03-27
 
725 ★ 어느 선술집벽 낙서 ★ 2
고이민현
2850   2013-03-22
 
724 봄이 오는 소리 / 유인순
niyee
2400   2013-03-05
 
723 어머니의 웃음! 1
데보라
2351   2013-03-02
 
722 메일이 맺어준 사랑이야기(寓話) 2
고이민현
2445   2013-02-22
 
721 어느 노부부의 외출 6 file
오작교
2578   2013-02-16
 
720 당신은 애무나 잘 하셔! 10
고이민현
4394   2013-02-11
 
719 메아리.... 6 file
데보라
2478   2013-02-10
 
718 내가 웃으면 당신도 세상도 웃는다 5
데보라
2471   2013-02-09
 
717 많은 사람이 당신을 친구로 생각하느냐? 3 file
데보라
2458   2013-01-30
 
716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 6
오작교
2894   2013-01-22
 
715 세상이 아무리 썩어 문드러져도/...이외수의 사랑법/ 사랑외전 1
데보라
2501   2013-01-21
 
714 '나' 와 '우리'의 갈림길/.... 1
데보라
2219   2013-01-21
 
713 태화강 연가Ⅱ / 송호준 1
niyee
2408   2013-01-21
 
712 존경하고 사랑하는 울 감독오빠의생신을 축하합니다.^^ 19 file
고운초롱
2735   2013-01-16
 
711 달빛에 추억 묻고/외외 이재옥 2
niyee
2304   2013-01-12
 
710 사랑, 한 해(年)를 마무리하며 ~ 박만엽 3
niyee
2332   2012-12-25
 
709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7
Jango
2456   2012-12-21
 
708 눈물어린 등불~.... 5 file
데보라
2276   2012-12-20
 
707 당신은 어떤 향기를 갖고있나요?~ 3 file
데보라
2281   2012-12-20
 
706 설화 / 송호준 1
niyee
2196   2012-12-17
 
705 에미 맘~.... 7 file
데보라
2202   2012-12-07
 
704 꿈과 소망으로 아름다운 하루 1
고등어
2249   2012-12-05
 
703 겨울 장미/ 외외 이재옥 2
niyee
2306   2012-11-30
 
702 가을 엘레지 -詩 김설하 3
niyee
2306   2012-11-29
 
701 ♠ 어느 실버의 간절한 소망 ♠ 5
고이민현
2229   2012-11-28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