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5.jpg

 

있어야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저녁 햇살 등에 지고
반짝이는 억새풀은
가을 들판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차가워지는 바람에 꽃손을 비비며
옹기종기 모여 떠는 들국화나 구절초는
고갯길 언덕 아래에 있을 때
더욱 청초합니다.

골목길의 가로등,
갈림길의 이정표처럼
있어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보기에 얼마나 좋습니까?

젊은 날의 어둡고 긴 방황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기 위한
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기나긴 그리움의 나날도
있어야 할 사람과 함께 있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겁니다.

머물 수 없는 마음,
끝없이 다시 시작하고픈 갈증도
내가 지금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고
산그늘이 들판을 걸어 내려오는 저녁이면

또다시 막막해져 오는 우리들의 가슴은
아직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일지 모릅니다.

잎이 지는 저녁입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서 더욱 빛나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 도종환 시인의 "엽서"에서 =

profile
댓글
2013.09.11 13:18:58 (*.201.54.147)
여명

연주속에서 노을을 들여다 보다

빠져버리는듯한 환상......

그리고

정독을 합니다.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번호
제목
글쓴이
800 말이 싫어하는 사람 4 file
고이민현
2014-01-01 2915
799 ♣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자 ♣ 6 file
고이민현
2013-12-26 3097
798 즐겁고 행복한 울 자랑스러운 오작교의홈 정모를 무사히 마치고~~ 9 file
고운초롱
2013-12-09 2972
797 ♣ 클럽 하우스 락커 룸 ♣ 6 file
고이민현
2013-11-14 2983
796 부부간에 지켜야할 교통법칙 10 1
오작교
2013-11-05 3135
795 인생의 마지막 5분간(分間) 2
오작교
2013-11-05 2907
794 스님과 어머니 3
바람과해
2013-11-01 2845
793 ♣ 아내의 눈썹 ♣ 3
데보라
2013-10-31 2836
792 어느 어머님의 일기 1 file
시몬
2013-10-30 2710
791 철이 든 형님 2
데보라
2013-10-27 2654
790 참친절 1
시몬
2013-10-26 2438
789 감동 이야기 10 file
바람과해
2013-10-25 2573
788 나이 70은 從心이라 부른다 3
청풍명월
2013-10-15 3385
787 길 떠나는 인생 4 file
고이민현
2013-10-12 2825
786 스스로 아프게 하지 말아요 1 file
시몬
2013-10-03 2492
785 약속의 유효기간 1
시몬
2013-10-02 2514
784 인간 관계 1
시몬
2013-09-30 2526
783 오직 한사람... 1 file
시몬
2013-09-12 2590
782 마주 보는 법 1 file
시몬
2013-09-10 2508
781 ♠ 충청도 장모 vs 서울 사위 ♠ 4
고이민현
2013-09-05 3211
780 가을 편지 / 외외 이재옥 1
niyee
2013-09-04 2459
779 가슴 따뜻한 이야기.. 2 file
시몬
2013-09-02 2489
778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추천하면서.. 1 file
시몬
2013-09-02 2545
777 어느 며느리의 편지 6
시몬
2013-08-31 2746
776 꽃무릇(상사화)/김돈영 1
niyee
2013-08-30 2431
775 코끼리에게도..... 1 file
시몬
2013-08-28 2253
774 그냥 친구와 진짜 친구의 차이 3
시몬
2013-08-26 2409
773 성은 참이요,이름은 이슬 6
고이민현
2013-08-24 2574
772 노년에 관해.. 3
시몬
2013-08-23 2530
771 엄마의 편지 -잘난 남자들의 숙명 / 한 상복 1
시몬
2013-08-22 2379
770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꼭 한번 보세요...루디아님!! ㅋㅋ 1 file
시몬
2013-08-21 2331
769 인순이... 2 file
시몬
2013-08-20 2241
768 그 남자 그 여자 1 file
시몬
2013-08-19 2312
767 책과영화그리고음악..블라인드 사이드 (blind side 2009) 3 file
시몬
2013-08-18 3167
766 어느 사랑이야기 1 file
시몬
2013-08-18 2396
있어야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1 file
시몬
2013-08-16 2387
764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를 다시보며.. 2 file
시몬
2013-08-15 4987
763 미소(微笑)예찬 / 주응규 3
niyee
2013-08-14 2283
762 책과음악 그리고 영화..피아니스트 1 file
시몬
2013-08-13 2663
761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1
시몬
2013-08-13 2328
760 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를 보다가.. 3 file
시몬
2013-08-10 2316
759 피는 물보다 진하다. 4
조지아불독
2013-08-10 2396
758 먼길을 다해.. file
시몬
2013-08-03 2396
757 천천히 걷기를... 1 file
시몬
2013-07-31 2317
756 낙조 1
niyee
2013-07-30 2204
755 일본은 끝났다 5
시몬
2013-07-29 2308
754 왜 사느냐고..?
시몬
2013-07-26 2165
753 내가 산다는 것.. 2
시몬
2013-07-20 2242
752 배우는 자의 행복한 기도 ... 3
데보라
2013-07-20 2305
751 세상에 이런 의사도 다 있습니다 4
데보라
2013-07-19 2318
750 말 돼네 6
고이민현
2013-07-13 2805
749 내 아들들 에게 쓰는 편지 . 1 file
시몬
2013-07-10 2321
748 시원하게 한번 보세요~~~ 2
시몬
2013-06-30 2336
747 변호사와 전화 2
시몬
2013-06-27 2294
746 초록빛 그리움 / 허천 주응규 2
niyee
2013-06-25 2297
745 빨간도깨비...
시몬
2013-06-24 2711
744 인간은 만남을 통해 살아간다 1
고등어
2013-06-19 2347
743 인생의 향기 1 file
시몬
2013-06-19 2248
742 말에 관한 충고 3
시몬
2013-06-11 2429
741 떠날 수 있다는건..
시몬
2013-06-10 2234
740 불안도 쓸모 있다
시몬
2013-06-07 2314
739 세월아 술한잔 하자 6 file
고이민현
2013-06-06 2799
738 관심..
시몬
2013-06-05 2275
737 The Dreamer: 꿈꾸는 사람, The Believer: 믿음의 사람 file
시몬
2013-06-03 3487
736 청 춘.. 2
시몬
2013-06-02 2232
735 서툰 호의 담담한 인사..
시몬
2013-05-31 2169
734 비오는 날 고속도로에서 만난 억만 장자 2
바람과해
2013-05-30 2418
733 독도는?! 13
바람이된별
2013-05-25 2669
732 대숲에 들면 -박광호 1
niyee
2013-05-18 2385
731 숭례문은 다시 희망의 문을 연다/정호승 4
고이민현
2013-05-07 2885
730 ◐ 때로는 다정한 친구로 행복한 연인으로 ◑ 10 file
고이민현
2013-04-17 2678
729 중년이라는 나이 4
오작교
2013-04-02 3573
728 내가 알고 있는것 1 file
尹敏淑
2013-03-28 2559
727 목련꽃 그늘에서/외외 이재옥 2
niyee
2013-03-27 2464
726 창밖에 걸린 봄 /오은서 1
niyee
2013-03-27 2561
725 ★ 어느 선술집벽 낙서 ★ 2
고이민현
2013-03-22 3062
724 봄이 오는 소리 / 유인순
niyee
2013-03-05 2625
723 어머니의 웃음! 1
데보라
2013-03-02 2558
722 메일이 맺어준 사랑이야기(寓話) 2
고이민현
2013-02-22 2651
721 어느 노부부의 외출 6 file
오작교
2013-02-16 2786
720 당신은 애무나 잘 하셔! 10
고이민현
2013-02-11 4622
719 메아리.... 6 file
데보라
2013-02-10 2690
718 내가 웃으면 당신도 세상도 웃는다 5
데보라
2013-02-09 2690
717 많은 사람이 당신을 친구로 생각하느냐? 3 file
데보라
2013-01-30 2655
716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 6
오작교
2013-01-22 3110
715 세상이 아무리 썩어 문드러져도/...이외수의 사랑법/ 사랑외전 1
데보라
2013-01-21 2695
714 '나' 와 '우리'의 갈림길/.... 1
데보라
2013-01-21 2427
713 태화강 연가Ⅱ / 송호준 1
niyee
2013-01-21 2603
712 존경하고 사랑하는 울 감독오빠의생신을 축하합니다.^^ 19 file
고운초롱
2013-01-16 2937
711 달빛에 추억 묻고/외외 이재옥 2
niyee
2013-01-12 2494
710 사랑, 한 해(年)를 마무리하며 ~ 박만엽 3
niyee
2012-12-25 2530
709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7
Jango
2012-12-21 2682
708 눈물어린 등불~.... 5 file
데보라
2012-12-20 2495
707 당신은 어떤 향기를 갖고있나요?~ 3 file
데보라
2012-12-20 2482
706 설화 / 송호준 1
niyee
2012-12-17 2416
705 에미 맘~.... 7 file
데보라
2012-12-07 2412
704 꿈과 소망으로 아름다운 하루 1
고등어
2012-12-05 2453
703 겨울 장미/ 외외 이재옥 2
niyee
2012-11-30 2496
702 가을 엘레지 -詩 김설하 3
niyee
2012-11-29 2518
701 ♠ 어느 실버의 간절한 소망 ♠ 5
고이민현
2012-11-28 2421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