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2013.08.19 06:54:00 (*.156.211.2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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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참 이상한 일입니다.

 

난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을 뿐인데,

그 사이에 그녀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져 있습니다.

 

깍쟁이 같은 그녀가

바보가 된 것처럼 해죽해죽 웃더니

생전 하지도 않던 말을 합니다.

 

고맙다는 둥 사랑한다는 둥..

 

더 이상한 건

그녀가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는 겁니다.

 

원래 그녀는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간다고

열시만 넘어도

늦었다고 난리를 치곤 했거든요.

 

택시를 타는 걸 워낙 무서워해서요.

그렇다고 내가 데려다 준다면

그것도 싫대요.

택시비가 아깝다고 그러면서 말이죠.

 

나야 뭐..

그녀가 이렇게 많이 웃고

나랑 오래 있어 주고

그래서 좋긴 한데,

영문을 몰라서 좀 어리둥절해지네요.

 

내가 없는 사이에

누가 왔다 가기라도 한 건가?

 

 

¶ 그 여자...

 

그 사람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탁자 위에 있는 지갑을 열어 봤어요.

 

많이 낡았네..

이번 생일 땐 지갑 사 줘야겠다.

 

지갑엔 돈도 별로 없더라구요.

자기나 나나 서로 용돈이 뻔한데

맨날 자기가 낸다고 고집 부리더니..

 

그리고 지갑 한쪽에

꾸깃꾸깃한 메모지 한 장.

거기엔 숫자들이 쓰여 있었어요.

나 52 6542, 사 55 3994, 파 34 8632..

 

마지막에 적혀 있는 번호를 보니까

그 숫자들이 뭔지를 알 수 있었어요.

그건 바로 어제 내가 탄

택시의 번호였거든요.

 

밤에 택시 타는 거 무섭다고

헤어질 때마다 징징거렸는데

내가 출발하면 뒤에서

이렇게 차 번호를 적고 있었구나...

 

지갑을 제자리에 놓는데

눈물도 나고, 행복한 웃음도 나고..

 

그래서 오늘은 좀더 같이 있다가,

택시 타고 집에 가려구요...

 

내 뒷모습까지 다 지켜주는

든든한 사람이 있으니까

아무 걱정 없어요...

 

 

....................................................................................

-"그 남자 그 여자" 에 있는 "뒷모습챙겨주기편" 이야기입니다. -

profile
댓글
2013.10.14 21:02:42 (*.52.24.211)
청풍명월

그남자와  그여자  시몬님의  글 잘 보고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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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2   2009-05-02 2009-05-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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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   2009-05-01 2009-05-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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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주부
1037   2009-04-20 2009-04-20 17:15
 
222 ♣ 찻잔에 고이는 그대의 향기 / 이재현 2
niyee
955   2009-04-18 2009-04-18 16:01
 
221 잔잔히 퍼져가는 파문처럼... 6
은하수
869   2009-04-18 2009-04-18 10:39
 
220 아름다운 만남 5
별빛사이
888   2009-04-16 2009-04-16 12:37
 
219 봄맞이 / 詩 : 오광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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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2009-04-13 2009-04-13 18:51
 
218 한국 영상시화작가 협회 09년 봄맞이 이벤트 영상모음 13
오작교
1010   2009-04-12 2009-04-12 00:43
 
217 제비꽃에 대하여........ 15
尹敏淑
882   2009-04-11 2009-04-11 17:48
 
216 ♬♪^ "에고 에고 빡^빡^머리" 2
코^ 주부
927   2009-04-09 2009-04-0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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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878   2009-04-09 2009-04-09 13:33
 
214 남 때문인줄 알았습니다. 6
별빛사이
1142   2009-04-04 2009-04-04 10:22
 
213 달과 나무 / 詩: 청하 권대욱 2
♣해바라기
788   2009-04-01 2009-04-01 22:48
 
212 열매없는 나무는 심지를 말고.... 11
尹敏淑
1097   2009-04-01 2009-04-01 17:41
 
211 * 향기와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 * 4
별빛사이
996   2009-04-01 2009-04-01 12:47
 
210 ♣ 사랑이 꽃피는 봄 / 詩 - 김설하 1
niyee
716   2009-03-31 2009-03-31 11:37
 
209 ♣ 춘풍春風 스캔들 -詩 김설하 2
niyee
770   2009-03-26 2009-03-26 19:53
 
208 봄 편지 / 詩: 김춘경 2
♣해바라기
1116   2009-03-26 2009-03-26 13:00
 
207 살다보니....<펌> 9
별빛사이
914   2009-03-24 2009-03-24 20:50
 
206 행복. 그거 얼마예요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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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진달래 유혹/ 詩: 박장락 3
♣해바라기
1178   2009-03-18 2009-03-18 23:21
 
203 늘 배우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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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그리움과 사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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