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좋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

글 수 900
바람과해
2014.10.31 10:46:47 (*.51.39.183)
3508


총장 이야기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으로,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우리 집 역시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아버지는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 보내셨다.

그러나 대구 중학을 다니면서 공부하기 싫었던 나는
1학년 8반 68명 중 68등이라는 성적으로 결국 꼴찌를 했다.
어린 마음에도 부끄러운 성적표 가지고
고향에 가서 부모님께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에서
68등을 1등으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 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으셨기 때문에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시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 간 내가 집으로 돌아오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했더냐?"라고 물어보셨다.

"앞으로 더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베.“

“자네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

당시 우리 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열고 계셨다.

그 돼지는 우리 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힐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울컥하는 마음으로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내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죄드리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요..."
말을 시작하려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고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 홍사범 팀장 옮김 / 前 경북대 총장 박찬석님 회고 중 -

--------------------------------------------

자식이 성적을 위조했다는 것을 아시고도
가난한 살림에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여셨던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총장이 됐음에도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 없습니다.

-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우리가 어찌 알 수 있을까요? -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번호
제목
글쓴이
900 고맙습니다 당신 참 고맙습니다
오작교
2023-05-10 3998
899 가재미 2 file
오작교
2023-02-14 4328
898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오작교
2021-11-27 5111
897 우유 한 잔
바람과해
2021-02-06 5671
896 세상은 우리가 보는 것만 보입니다 3
바람과해
2021-01-02 5939
895 내 마음의 밝은 미소는 2
바람과해
2020-12-02 5851
894 배려 2
바람과해
2020-09-28 5963
893 너무 보고 싶다 11
바람과해
2020-08-08 6333
892 幸福은 어디에서 올까요?
바람과해
2020-06-20 5638
891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마라 file
바람과해
2020-03-24 5922
890 사랑의 마음 3
바람과해
2020-03-10 5979
889 자동차와 여자 4 file
고이민현
2019-12-23 6336
888 술주정/정철호 6 file
고이민현
2018-12-25 6708
887 마음을 바꾸는 힘
바람과해
2018-11-07 6790
886 ★ 어느 수도자가 올린 글 ★ 6
고이민현
2018-07-09 7180
885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2
바람과해
2018-07-05 6716
884 ♥ 치마와 팬티의 역설 ♥ 4
고이민현
2018-05-09 7721
883 終末った人(끝난 사람)/内館牧子(우치다테 마키코) 2
고이민현
2018-03-06 7102
882 허망한 눈맞춤 4 file
고이민현
2018-01-25 7224
881 지혜로운 사람은 어느 때나 분노하지 않는 file
바람과해
2017-12-24 6425
880 손해 볼 것은 없습니다 4
바람과해
2017-12-13 5337
879 멋있는 사람이란
바람과해
2017-05-29 5678
878 할머니의 걱정 7 file
고이민현
2017-03-31 4961
877 서울신랑과 경상도신부가 국수먹다가 싸운이유 5 file
고이민현
2017-02-07 5132
876 ♧ 성공한 인생이란 ♧ file
고이민현
2016-12-22 5143
875 부부가 평생을 함께 한다는 것 5 file
오작교
2016-10-04 5285
874 ♡ 고해성사(男子) ♡ 8 file
고이민현
2016-09-09 5000
873 착각 세 가지 ... 1
데보라
2016-09-02 4522
872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2 file
오작교
2016-08-26 6598
871 내게 너무 착한 남편 1 file
오작교
2016-08-26 4471
870 ☞ 웃기는 집안 ☜ 3
고이민현
2016-08-16 4865
869 정직과 진실만이 성공의 비결 2
바람과해
2016-07-26 4760
868 ☞ 니 신랑이 아니야 ☜ 4
고이민현
2016-06-19 4489
867 밤의 불청객 1 file
말코
2016-06-05 4230
866 100세 시대의 수명 이야기 5 file
말코
2016-05-08 4172
865 ☎ 사이버 공간의 禮義 ☎ 5 file
고이민현
2016-04-15 4252
864 가슴 뭉클하게 하는 실화! 1
바람과해
2016-03-30 4088
863 어느 여대생의 일기 5 file
고이민현
2016-02-27 4224
862 ♣ 나이가 들면/김동길 ♣ 3 file
고이민현
2016-02-04 4442
861 나 찾지마라 아들아...시집가는 딸에게 쓰는 편지 8 file
말코
2016-01-30 4989
860 8천억 전 재산 장학금으로" 6
바람과해
2016-01-08 3385
859 丙申年 새해가 밝았네요 6 file
고이민현
2016-01-01 3061
858 가슴 뭉쿨한 이야기 한토막 file
바람과해
2015-12-16 3093
857 천국으로 가는 길 4
오비이락
2015-12-05 3126
856 물에 뜨는 법 /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1 file
오작교
2015-12-05 3045
855 친절한 마음 1
오비이락
2015-12-04 2826
854 몸의 치유, 마음의 치유 /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2 file
오작교
2015-12-01 2825
853 아프지 말아요 /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2 file
오작교
2015-11-30 2992
852 茶와 情 5 file
고이민현
2015-11-16 2914
851 오작교님 아버님께서 고통없는 곳으로 소천하셨습니다. 25
고운초롱
2015-11-06 3487
850 어느 노인의 기막힌 지혜 2
바람과해
2015-10-01 3180
849 풍요로운 한가위 2 file
고이민현
2015-09-22 2667
848 가을 향기 기다리며 2
머루
2015-09-04 2707
847 돈 보다 귀 한 것 5
바람과해
2015-09-01 2946
846 ☎ 長壽의 秘訣은 親舊의 數와 比例 ☎ 2 file
고이민현
2015-08-29 2872
845 바람은 왜 등뒤에서 불어오는가 / 나희덕 1 file
尹敏淑
2015-08-20 3320
844 여보, 사랑해 3
오작교
2015-08-06 2916
843 순옥씨의 러브레터(동영상)
오작교
2015-07-29 3123
842 우리 어머니가 2
바람과해
2015-06-29 2920
841 ♣ 가슴 아픈 인생길 ♣ 2
고이민현
2015-06-14 3057
840 ♣ 고스톱은 괴로워 ♣ 4 file
고이민현
2015-05-16 5064
839 꽃이 지네 사랑도 지네 7 file
말코
2015-05-09 3548
838 사람을 외모로 취하자 말라
바람과해
2015-05-07 2802
837 봄 속에서 2
niyee
2015-04-09 3121
836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9 file
尹敏淑
2015-04-03 3776
835 가족의 소중함 - 쓰나미 생존자 마리아 벨론 이야기 3
오작교
2015-03-11 3288
834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 2
바람과해
2015-03-06 3128
833 ◆ 늙어가는 모습 똑같더라 ◆ 8 file
고이민현
2015-02-20 3299
832 꿈의 뜨락 / 설향 최경자 2
niyee
2015-02-16 2992
831 백세 인생(百歲 人生) 2 file
고이민현
2015-01-28 4278
830 ♠ 아버지는 가슴으로 운다 ♠ 4 file
고이민현
2015-01-01 3476
829 내가 모르고 있는 소중한 것 2
바람과해
2014-12-16 3200
828 3등칸에 탄 슈바이쳐 박사
바람과해
2014-12-16 3325
827 ☞ 술의 두 얼굴 ☜ 4
고이민현
2014-12-04 3435
총장 이야기
바람과해
2014-10-31 3508
825 니미 뽕~~ 이다 5 file
오작교
2014-10-24 3782
824 너 늙어 봤나 난 젊어 봤단다 7 file
고이민현
2014-10-11 4834
823 90세 노인이 쓰신 글 2
오작교
2014-09-28 4241
822 내 안에 흐르는 눈물~~ 12
Jango
2014-09-11 3918
821 ♣ 자연이 들려주는 말 ♣ 4 file
고이민현
2014-07-29 4036
820 6년 후에 오뎅값을 갚은 청년 2 file
바람과해
2014-07-20 3763
819 ♠ 노인이 되더라도 ♠ 12
고이민현
2014-07-11 4162
818 소금 / 류시화 2 file
尹敏淑
2014-06-26 4240
817 ♣ 어떤 닭을 원하나요 ♣ 6
고이민현
2014-06-16 3818
81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웅 4
바람과해
2014-06-03 3765
815 25 센트의 기적 2
바람과해
2014-06-01 3911
814 가슴 뭉클한 동영상 3
바람과해
2014-05-30 3802
813 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 보라 2 file
尹敏淑
2014-05-28 3712
812 염일방일 (拈一放一) 4
바람과해
2014-05-21 3831
811 나의꽃 / 한상경 1 file
尹敏淑
2014-05-16 6101
810 우리는 살아가면서
고등어
2014-05-15 3576
809 ♣ 한걸음 떨어져서 가면 ♣ 6 file
고이민현
2014-05-14 3521
808 우유 한 잔의 치료비(실화) 3
바람과해
2014-05-12 3438
807 돌아와주렴 제발! 5
오작교
2014-04-19 3385
806 흘린술이 반이다./ 이혜선 7 file
尹敏淑
2014-03-25 3892
805 꿈을 위한 변명 / 이해인 4 file
尹敏淑
2014-02-25 3702
804 바닷가에 대하여 / 정호승 10 file
尹敏淑
2014-02-19 4058
803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詩 김설하 2
niyee
2014-02-11 3496
802 나의 겨울 -목련 김유숙 2
niyee
2014-01-07 3181
801 존경하고 사랑하는 울 감독오빠의 생신을 축하해주세욤~^^ 17 file
고운초롱
2014-01-06 3317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