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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아도 등불처럼

수혜안나 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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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인해 작은 초처럼 만이라도 주위가 환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보람된 인생일까요
   
어느 날, 테레사 수녀 (Mother Teresa Bojahiu, 1910~1997, Macedonia-India)는 한 노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집이라기 보다 움막이라고 해야 좋을 그런 형편없는 곳이었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온통 먼지투성이에다 이불이나 옷가지들은 몇 년 전에 빨았는지 알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런 헛간 같은 방에서 노인은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테레사 수녀가 노인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방을 치워 드리죠."

 

노인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멀뚱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테레사 수녀는 당장 일을 시작했습니다.
바닥을 쓸어내고, 먼지를 털어냈습니다.
옷가지는 빨아 널고, 더러운 곳은 모두 소독했습니다.

그렇게 청소를 하다가 방구석에서 조그만 등(燈)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먼지에 뒤덮인 낡은 것이었습니다.

"이 등은 뭐죠?"
"손님이 오면 켜는 등이라오."

테레사는 등을 닦으면서 노인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별로 켤 일이 없는 모양이죠?"
"몇 년 동안 한 번도 켜지 않았소. 누가 죽어 가는 늙은이를 만나러 오겠소."

노인은 가족도 없이, 또 찾아오는 사람하나 없이 그렇게 쓸쓸히 살아왔던 것입니다.
노인은 먹을 것 보다 사람이 더 그리운 듯했습니다.

이윽고 테레사가 말했습니다.

 

"제가 자주 오겠어요. 그러면 저를 위해 등불을 켜주시겠죠?"
"물론 켜고 말고요. 오기만 한다면....."

그 이후, 테레사는 자주 그 노인의 집으로 가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자신이 가지 못할 때는 동료 수녀를 대신 보냈습니다.
이제 노인의 방엔 거의 매일 등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노인은 더 이상 쓸쓸하지 않았습니다.

늘 찾아와 집안 일도 해주고, 이야기 해주는 테레사 수녀와 동료 수녀들이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그로부터 2년 후 노인은 편안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노인은 죽으면서 마침 곁에 있던 어떤 수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테레사 수녀에게 전해주시구려.

 

<테레사 수녀는 내 인생에 등불을 켜준 사람이라고....>

누군가의 등불이 되어준다는 것!
이보다 더 아름답고 고귀한 삶이 또 있을까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향수(香水)를 뿌리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뿌릴 때, 자신에게도 몇 방울은 튀기 때문입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도 행복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는 아무 상관없이 나만의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원리는 강자가 약자를 지배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과 권력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약점 등 공격할 만한 빌미를 찾습니다.
그러나 천국의 원리는 이 세상의 원리와는 다릅니다.
천국의 원리는 강한 자가 자기보다 약한 자를 도우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약점을 들추어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약점을 가리워 주는 것입니다

상대의 약점을 담당하며 섬기는 것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며,
동시에 내가 속한 공동체를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미국에 이민 간 교포 아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의 유명한 대학교에 시험을 보아서 전체 수석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면접시간에 면접을 하고 난 이후에
그는 그 명문대학교에 입학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학교에서 탈락을 시켰습니다.
이유는 그 학생이 중고등학교 6년 동안 다른 사람을 도와준 경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면접 때 공부하느라고 그럴 여유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지만
면접교수는 우리 학교는 자네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탈락시켜 버렸다는 것입니다.

남을 도와주지 못하는 그런 공부를 해서 무엇을 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이웃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역사를 위해서 쓰지 못할 공부는

더 이상의 가치를 상실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이웃을 위해, 가난한 사람을 위해, 강도만난 사람을 위해

도움이 되지 못할 공부는 해서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웃을 위하여 사랑을 나누어 줄 줄 모르는 사람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중요한 직책에 앉게 된다면
그가 속한 단체는 무익한 단체가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진솔하게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돈 벌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내가 열심히 살아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강도 만난 사람을 위해 아무것도 할 것이 없으면 살 가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가치가 없는 삶은 우리가 살 필요가 없다는 아주 가혹한 질책입니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에서 찾아온다고 합니다.


다른 이를 행복하게 하면 내가 행복하고, 내가 행복하면 다른 이도 행복합니다.
자식이 행복하면 부모가 행복하고, 아내가 행복하면 남편이 행복합니다.
이웃이 행복하면 우리 집도 행복하고, 고객이 행복하면 회사가 행복합니다.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을 우리의 이웃을 행복하게 하도록 노력합시다.

그러면 행복의 향기가 내게로 돌아와 나도 그 향기에 젖을 것입니다.
사랑이 있기에 기다림이 있고, 그 기다림이 있기에 행복인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인생이지만
보다 더 값지고, 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길에 설 수 있다면
이것이 보람된 인생이 아닐까요?

나로 인해 작은 초처럼 만이라도 주위가 환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보람된 인생일까요

어느 곳, 어떤 자리에서든지
등불과 같이 세상을 환하게 비춰주는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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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안나 글쓴이 2022.11.16. 22:46

한 달 전쯤, 불암산에 위치한 <성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머물다

80세이신 김안칠라 수녀님과 75세이신 김마리아 수녀님과 인연이 되어 

김안칠라 수녀님과는 동해안으로 함께 여행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지요

 

엄마처럼, 친구처럼 

어느 작은 포구 모래밭에 앉아 하얀 조가비도 줍고

<네가 있는 바다>라는 카페에 들어가 바다를 바라보며

이런 저런 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 몇 가지 옷들을 챙겨 대전 수녀원으로 보냈습니다

수녀님 열 여덟 분들이 농사 지을 때는 사복을 입으신다면서

정리하는 옷가지들이 있거들랑 보내달라고 하셨거든요

 

택배를 받으시고는 고맙다 하시면서

이 글을 선물로 보내주셨지요

향기나는 글을 보내주시어, 가슴이 뭉클했지요

글이 너무 아름다워 공유합니다

 

福 많이 짓는 날들이 되세요

 

수혜안나 글쓴이 2022.11.16. 22:56

20221116_235510-1.jpg

 

나이들어 보기 싫다며

사진은 안 찍다는고 하셨는데

눈 한번 부릅 떴더니

한 걸음 두 걸음 가시더니 벽에 기대어 서시면서

"예쁘게 찍어 줘요" 하시더라구요

 

어찌나, 순수하고 사랑스러우시던지요

한참 웃었습니다

그 때 그 순간 수녀님 표정이 생각나

가끔 꺼내어 보면서 미소짓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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