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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모두 꽃을 피운다/길상호

빈지게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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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모두 꽃을 피운다/길상호


어두운 저수지에 가 보면 안다
모든 물고기 물과 대기의 중간에
꽃 피워놓고 잠든다는 것을,
몸 덮고 있던 비늘 한 장씩 엮어
아가미 빨개지도록 생기 불어넣고
부레의 공기 한 줌씩 묶어
한 송이 꽃 물 위에 띄워 올릴 때
둥근 파장이 인다
둥글게 소리 없는 폭주처럼
수면을 채우는 꽃들,
어둠은 그 향기를 맡고 날아들어
동심원의 중심에 배꼽을 맞춘다
수천 년 동안 물고기가 보낸
꽃의 신호를 들은 사람 몇 없다
안테나 같은 낚싯대 드리우고
꽃을 따고 있는 저 사내들도
물고기의 주파수 낚지 못한다
부레 속에 녹여 채워둔
물의 노래와 그 빛깔을,
더 멀리 퍼뜨리고 싶어서
오늘도 물고기는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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