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04.17 13:36:06 (*.159.174.222)
1851
6 / 0




여행자를 위한 서시/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 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92047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103112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19846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20428   2013-06-27 2015-07-12 17:04
조회 수 1468
추천 수 1
엄습 (5)
김일경
2006.02.06
조회 수 1504
추천 수 6
그대의 부름에... (8)
반글라
2006.02.06
조회 수 1420
추천 수 1
입춘을 지나며 / 조병화 (5)
빈지게
2006.02.06
조회 수 1123
추천 수 3
눈이 내립니다. (9)
김일경
2006.02.06
조회 수 1936
추천 수 35
겨울 나그네/이재무 (6)
빈지게
2006.02.05
조회 수 1465
추천 수 1
살며 생각하며/정재삼 (6)
빈지게
2006.02.05
조회 수 1182
추천 수 1
내 마음의 날개 (1)
고암
2006.02.05
조회 수 1138
추천 수 2
안개의 삶의향기 (8)
안개
2006.02.05
조회 수 1122
추천 수 1
조회 수 1281
추천 수 11
아이고~~아이고~~ㅋ (5)
안개
2006.02.04
조회 수 1126
추천 수 3
조회 수 1478
추천 수 5
포대능선 / 청하 / V자 쟈일 타기 (2)
전철등산
2006.02.04
조회 수 1514
추천 수 1
혼자만의 사랑 (처음 그날처럼) (18)
반글라
2006.02.04
조회 수 1117
추천 수 8
[re] 우먼님 추카드려요! (11)
cosmos
2006.02.04
조회 수 1469
추천 수 29
인연-이선희/박혜정님
시김새
2006.02.03
조회 수 1128
추천 수 12
알아두면 좋은 상식 - 지압 (4)
오작교
2006.02.03
조회 수 1170
추천 수 8
봄을 기다리며 (1)
황혼의 신사
2006.02.03
조회 수 1503
추천 수 25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장순남 (4)
빈지게
2006.02.03
조회 수 1464
추천 수 3
빗물/채은옥 (4)
할배
2006.02.03
조회 수 1509
추천 수 5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