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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단비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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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유년시절은 동무가 없었습니다.
한폭의 동양화같은 푸르름을 배경으로 신나는 일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산골에서 살게 만든것이 엄니 죄인양.
엄니는  항상 저에겐 다정한 친구였었죠.
삽짝 살구나무에 고무줄을 메어놓구.
금강산 찿아가자 일만이천봉 고무줄놀이를 할때는
정말  정말 신이났습니다.



글구!!
산에서 흘러나오는 삽짝앞의 또랑물은 여름에 땀띠가 죽을정도로
차디 차웠지만.....
입술이 새파래 지도록 첨벙 대든것도  저는  마냥 좋았습니다.
또랑을 어린 폴짝 걸음으로  한번만 뛰어   발랑 발랑 가면.......
평수가 넓고 금잔디 휘장이 아주아주 아름다운 주인없는 펑퍼짐한  무덤
그곳은  언제나  저의   스릴만점의  놀이터
언제나   묘등에서  미끄럼틀 놀이할때는  
고무줄바지는  왜 그렇게도  발라당  잘 까지던지..ㅎ
저의  엄니는  비료포대로  썰매를 만들어  주시곤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삽짝을 밀쳐도,
뒤안길을 가도,
이맘때쯤 아기손 같은 고사리가 온사방으로 늘어져 있었구.
이름모를 들꽃이 저의 청순미를  한껏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여름엔!!
빤쭈 하나입구...
아부지 밀집모자만  눌러쓰면     저입은  자동으로  함지박 만하게 걸려  있고 ...
햄머  하나  들고  나서는  아버지를  종종 걸음  따라 갑니다.
일급수 차디찬   냇가에   울아부지는 햄머로 바위를 탁치고는....
단비야
보그래이~
고기가 졸도했데이~
하시면서  바위를  뒤집어면  고기는 정말로  졸도를 한건지
허연  배를 더러내곤  하죠
그것도    단비는   부족함이 없는  즐거움 이 였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즐거워하고 있으면  울아부지는  
빤쭈 하나만  입고  있는 저에게   크래용으로  비키니를  만들어 주십니다.
지금생각하니  그것이  비키니 였던거 같아요.
산골아이가  비키니인지  뭔지 알았겠습니다.
가슴에 그림을 그리니  마냥 좋아라만  했지.
제가 좋아라하면  엄니고  아부지고
그렇게  즐거워 하셨습니다



그렇게  자애스런  어머니와
자상하시고  유머스런  단비의  아부지는    그냥 그대로  계실줄 알았습니다.
뒷모습이  왜그렇게도  왜소해 보이는지.
다시 그때 처럼   얼굴 가득히  웃음이  만연해지신다면
전  또다시  첨벙벙대고 싶습니다.
이대로  철들고 싶지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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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작교 2005.05.08. 23:01
잔잔하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지난 시절의 아릿함을 그리신 것 같습니다.
무담시 제 가슴이 저립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 아버지와 함께 고기를 많이 잡으로 다녔지요.
추운 겨울에 - 그러고 보면 우리의 어린 시절은 왜 그리도 추웠었는지 -
아버지는 삽하나 드시고 저와 어머니는 고기 담을 그릇 - 당시에는 바케스라고 했음 -을
들고 졸망졸망 아버지의 뒤를 좆아 개울 -또랑-로 가서 삽질을 하면
미꾸라지들이 너무 추워 도망을 하지 못하고 삽 속의 흙과 함께 올라왔습니다.
당시에는 그러한 아버지가 너무 크신 분이었고 멋있었는데
지금은 큰소리로 말을 해야 알아들으실 만큼의 노인이 되셨습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잊혀졌던 그 날들이 생각이 납니다.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나지만 시간이 주무실 시간이 되어서 전화도 못드리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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