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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3 09:10:08 (*.159.17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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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고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운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

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수염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리고

어느 가난한 집 부엌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지진

것은 맛도 있다는 말이 자꾸 들려오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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