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 있다/박용하



새들이 날아가다 철탑 위에 멈춰 서면 그리웁지 않은 것도
그리워진다. 그리움보다 멀리 빨리 닥쳐오는 것은 예감밖에
없다. 저녁은 둥글고 노란 감나무 빛깔의 안녕을 전해준다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다
그래 예감보다 폭력을 믿는 저녁이다
폭력보다 돈을 믿는 저녁이다. 하지만 비는 나무에서 먼저 오고
하늘은 구석기의 얼굴을 장쾌하게 보여준다

비는 그 먼 거리에서 와 자신을 박살내면서 육체를 완성한다
그래 주룩주룩 물방울 많기도 투명하기도 외롭다
인간들보다 하얀 자작나무를 믿는 저녁이다
사회보다 자연을 믿는 저녁이다
국가보다 오래전부터 밀려오는 파도를 믿는 저녁이다

집들 사이의 나무들보다 나무들 사이의 집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예감은 그 어떠한 매스 커뮤니케이션보다 화려하다
나는 이 예감으로 20세기의 불행을 추억보다 빨리 완성하리라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다
아니야 예감보다 주먹을 믿는 저녁이다
주먹보다 쓸쓸하게 나를 나뭇잎 지는 저녁을 믿는 아침이다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69285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0041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96749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97352   2013-06-27 2015-07-12 17:04
조회 수 1304
추천 수 1
너에게 띄우는 글... (3)
옹달샘
2005.06.06
조회 수 1337
추천 수 3
방문객/마종기
빈지게
2005.06.06
조회 수 1268
추천 수 14
가지 않을 수 없던 길/도종환 (2)
빈지게
2005.06.04
조회 수 1295
추천 수 2
그리움 (2)
cosmos
2005.06.04
조회 수 1329
추천 수 3
차의 아홉가지 공덕
개암
2005.06.03
조회 수 1297
추천 수 3
샛강가에서/정호승 (1)
빈지게
2005.06.02
조회 수 1351
추천 수 5
♡ 차마.. 말할수가 없다 ♡ (1)
Together
2005.06.01
조회 수 1436
추천 수 2
그리운 그 사람 / 김용택
빈지게
2005.05.31
조회 수 1330
추천 수 4
6월 / 김용택
빈지게
2005.05.31
조회 수 1327
추천 수 1
주소 비밀 분실
최백주
2005.05.31
조회 수 1304
추천 수 3
가장 소중한 사람 / 이준호 (5)
빈지게
2005.05.30
조회 수 1409
추천 수 1
아버지~ (1)
김남민
2005.05.30
조회 수 1271
추천 수 2
텅 빈 마음에/정우경
빈지게
2005.05.29
조회 수 1303
추천 수 1
주말한담
청하
2005.05.28
조회 수 1352
추천 수 1
조회 수 1277
추천 수 1
조회 수 1288
추천 수 1
조회 수 1335
추천 수 10
조회 수 1326
추천 수 1
행복 / 김남조
빈지게
2005.05.27
조회 수 1340
추천 수 5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