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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6 09:54:26 (*.87.19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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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마종기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는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의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인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 손으로 내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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