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06.09 10:04:43 (*.159.174.222)
1779
7 / 0




칸델라를 든 소녀/김영찬


1.
칸델라는 죽음의 저 반대편에서 빛난다

그것은 틀림없이
한 소녀가 시간의 양끝을 붙잡고
부단히 명멸하는 추억을
팽팽하게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낯선 시간에 노출된 나는
나라고 부르는 일인칭 사내인 나는
그토록 습관에 길들은 두 다리를 절름거리며
걸어가야 한다
칸델라의 불빛 반대쪽을 향하여 어김없이
매일같이 밥 한끼 씩 먹고
오줌 똥 걷어 싸면서 걸어나가야 한다
칸델라의 섬광이 불꽃 튀는 머리 위에
꽃을 꽂고
생활의 녹물이 녹아 없어질 때까지


2.
사랑하라, 사랑하라
미친 듯이 사랑하라

사랑할 날이
무진장 매장되어 있는 건 아니다


3.
유사성에 대하여 그리고 자가당착에 대하여

(1) : 시간이 과녁을 아주 빗나간 것 같다
…………………………………………
(2) : 꿈에서도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
(3) : 죽은 꽃은 이상향 속에서 향기롭다
…………………………………………

위 세 가지 명제를 압축시켜 머리 속에 구겨 넣거나
우유팩 속에 넣고 흔들어 강합적인 조합을 완성해 보라

칸델라의 불빛
나는 나의 언어가 그토록 끈질기게
불빛을 쫓고 있었음을 알지 못하였으나, 못하였으나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109385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120842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37722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8249   2013-06-27 2015-07-12 17:04
132 한 사람/이정하
빈지게
1750 1 2005-06-17 2005-06-17 09:06
 
131 세월/박문하 1
빈지게
1774 1 2005-06-16 2005-06-16 00:35
 
130 나 그대를 사랑 하므로/용혜원
빈지게
1795 4 2005-06-16 2005-06-16 00:23
 
129 어떤 사람/신동집
빈지게
1871 18 2005-06-16 2005-06-16 00:21
 
128 먼 바다 푸른 섬 하나 / 한기팔
빈지게
1817 18 2005-06-16 2005-06-16 00:18
 
127 과수원 산장의 아침풍경 5
단비
1800 1 2005-06-15 2005-06-15 16:38
 
126 아버지~ 1
김남민
1763 2 2005-06-15 2005-06-15 16:25
 
125 제비꽃 연가 5
김남민
1795 2 2005-06-13 2005-06-13 20:47
 
124 시인(詩人) / 김 광섭
빈지게
1754 3 2005-06-13 2005-06-13 13:28
 
123 그대에게 가고 싶습니다/이재곤 2
빈지게
1761 6 2005-06-13 2005-06-13 13:25
 
122 나를 낮추고 그대를 높입니다/손희락
빈지게
1781 1 2005-06-12 2005-06-12 10:56
 
121 커피 한 잔을 마시다가/최옥
빈지게
1770 1 2005-06-12 2005-06-12 10:38
 
120 널 만나고 부터/이생진
빈지게
1854 1 2005-06-11 2005-06-11 12:43
 
119 홀로 있는 시간은 / 류시화
빈지게
1757 3 2005-06-11 2005-06-11 12:28
 
118 밤길에서/정호승
빈지게
1920 4 2005-06-10 2005-06-10 08:54
 
칸델라를 든 소녀/김영찬
빈지게
1779 7 2005-06-09 2005-06-09 10:04
칸델라를 든 소녀/김영찬 1. 칸델라는 죽음의 저 반대편에서 빛난다 그것은 틀림없이 한 소녀가 시간의 양끝을 붙잡고 부단히 명멸하는 추억을 팽팽하게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낯선 시간에 노출된 나는 나라고 부르는 일인칭 사내인 나는 그토록 습관에 길...  
116 당신은 기분 좋은 사람/오광수
빈지게
1753 13 2005-06-09 2005-06-09 09:51
 
115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조병화 2
빈지게
1930 1 2005-06-08 2005-06-08 09:10
 
114 소중한 오늘 하루/오광수
빈지게
1781 1 2005-06-08 2005-06-08 09:09
 
113 그길 위에서/곽재구
빈지게
1773 14 2005-06-07 2005-06-07 13:17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