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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2 10:38:49 (*.87.19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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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을 마시다가/최옥



언제나 커피포트 뚜껑이 들썩거려야
커피를 끓였다


처음엔 뜨거움에 입술을 긴장시키다가
조금씩 비울수록 빠르게 식어가는
이 커피 한잔
문득 나를 생각해 본다
비어가는 차 한잔 같은 나를
내 지나간 날들을


내게도 분명 끓는 물 같을 때가 있었는데
수많은 날들이 잠깐의 열정으로
채워졌다 싸늘이 식어가고 말던 그 순간들
몇모금의 커피와 몇가지 생각이 지나가면
이렇게 식어버리는 차한잔 같아라


말없이 바라보는 얼룩만 남은 빈 찻잔
홀로 마신 찻잔을 치울때의 씁쓸함이
입에 맞지 않는 블랙커피처럼
내 빈잔을 가득 채운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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